NH농협은행이 내년 초 ELS(주가연계증권) 판매를 재개한다./사진=농협은행


NH농협은행이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사태로 2023년 11월 판매를 중단한 ELS를 이르면 내년 상반기 판매 재개한다.


홍콩 H지수 ELS사태와 연관된 은행 4곳(KB국민·신한·하나·SC제일)은 지난해 1월부터 ELS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농협은행은 비대면 채널을 통해 ELS를 다시 판매할 예정이다. 홍콩 H지수 ELS 사태가 본격화 하기 2개월여전인 2023년11월29일 판매 중단한지 2년여만이다. 2023년 11월 초 농협은행은 홍콩 H지수 부진 장기화에 따라 ELS 손실이 커질 것으로 판단, 같은 달 29일 ELS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최근 농협은행은 글로벌 증시 호황 등으로 ELS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달 말 농협은행은 상품전략회의 등을 통해 ELS 판매 재개를 검토한 이후 이달 초 금융감독원에 판매재개와 관련한 절차를 문의했다. 농협은행이 차후 판매개재 승인을 요청하면 금감원은 비예금상품위원회를 통해 농협은행의 상품 구성, 판매 형태 등 불완전판매 요소를 점검하게 된다.

농협은행은 금융당국 승인절차와 자체 비대면 채널에 대한 점검을 최종적으로 마치는대로 ELS를 다시 판매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ELS 특화점포 등을 갖춘 뒤 대면 채널에서도 정상 판매에 들어가는 것도 검토 중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채널에서 금융소비자가 직접 읽고 동의해서 가입하는 게 불완전판매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라며 "비대면에 이어 대면 채널까지 순차적으로 판매재개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이 ELS 판매 재개를 고심하는데에는 최근 국내 증시와 해외 주요 지수의 동반 상승세가 이어지며 ELS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실제 금감원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ELS 판매액은 21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했다. 이 기간 ELS 발행 잔액(특정 기간 동안 발행한 금액 중 상환되지 않은 잔여 금액)은 53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조9000억원 증가했다.

기초자산별로는 금리 연계 상품이 9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용(1조2000억원), 환율(8600억원)이 뒤를 이었다.

업권별로 보면 전체 ELS 발행액 가운데 은행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상반기 32.8%(5조9000억원)에서 2025년 상반기엔 30.5%(6조6000억원)로 2.3%P(포인트) 하락했지만, 이 기간 증권사 비중은 2024년 33.1%에서 2025년 38.5%로 5.4%P 상승했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는 홍콩H지수 ELS 대규모 손실 사태로 시장 분위기가 침체된 반면, 올해는 주가 상승으로 ELS 조기상환 규모가 커지고 재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하고 당국 승인까지 마무리 하는대로 판매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