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세요"… 정부 개입에 '서학개미' 움직일까
양도세 감면 등 세제 패키지 발표하며 해외주식 매도→ 국장 복귀 유도
증권사 해외마케팅 점검도 같은 맥락 해석… 규제 행보 효과엔 "글쎄"
김창성 기자
공유하기
최근 정부가 해외 주식 투자자인 이른바 '서학개미'의 국장 복귀 유도를 위한 세제 혜택을 내놨지만 효과에 대한 시각은 분분하다.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와 외환시장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한 조치지만 국장에 대한 불신으로 떠난 서학개미가 한시적인 세제 혜택을 받자고 돌아오긴 힘들 것이란 의견이다.
증권업계를 상대로 진행 중인 해외마케팅 현장 점검 등 제재의 경우 다소 답답함은 있지만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이 공존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개인투자자가 해외 주식을 팔아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하면 한시적으로 양도소득세를 감면해 주는 내용을 담은 세제 패키지를 마련해 발표했다.
정부는 국내로 돌아오는 투자자들에게 세제지원 혜택을 부여하기 위한 '국내시장 복귀계좌'(RIA·Reshoring Investment Account)도 도입한다.
개인투자자가 보유 중인 해외주식(12월23일 기준) 매각 자금을 원화로 환전한 뒤 국내 시장에 장기 투자해 일정 기간 유지할 경우 해외주식 양도소득세에 대해 1년 동안 한시적으로 세제 혜택을 준다. 내년 1분기에 복귀하면 100% 감면, 2분기는 80%, 하반기는 50%의 비과세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주식에 대해 환헤지(선물환 매도)를 실시해도 양도세 혜택을 준다. 환헤지 상품 매입액의 일정 비율을 해외주식 양도세 계산 시 추가 소득공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세제 지원으로 올 3분기 말 개인투자자 해외주식 보유잔액(국제투자대조표 기준) 1611억달러(약 239조원) 중 상당 부분이 국내투자 등으로 전환되거나 환헤지가 이뤄져 외화 공급 확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가 서학개미의 국장 복귀 유도를 위한 정책을 내놨지만 아직 시장 반응은 잠잠하다는 게 증권업계 시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정책을 내놓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아직 구체적인 세부안도 나오지 않은 만큼 아직 수치로 언급할 만한 유의미한 자금 이동 흐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내년 1월 이후 쯤부터 구체적인 상황을 짚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세제 혜택에 대해선 다소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서학개미는 근본적으로 국장에 대한 불신으로 떠났기 때문에 정부의 한시적인 세제 혜택만 보고 다시 돌아올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며 "차액이 큰 상황이라면 딱 한도까지만 팔고 나머지 금액은 빠지지 않는 ETF(상장지수펀드) 상품 등에 그대로 자금을 묶어둘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최근 금융당국이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해외마케팅 현장 점검에 나서면서 일부 텔레그램 해외 정보 채널 운영이 중단된 것도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외환시장 안정화 등을 위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해외투자 관련 위험 고지의 적절성 ▲환리스크 고지 여부 ▲고객 대상 안내·권유 과정의 내부 통제 ▲마케팅·광고 활동의 준법성 등을 집중 점검하겠다고 공언했다. 해외 고위험 상품 취급 규모가 큰 대형 증권사 약 10곳을 순차적으로 살펴본 뒤 자산운용사까지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이 같은 계획이 발표 이후 일부 증권사가 해외주식 정보채널 운영을 중단하자 정부의 압박이 작용했다는 시각이지만 서학개미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한 해외주식 투자자는 "해외주식 관련 투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며 "일부 증권사의 텔레그램 정보 채널 운영이 중단됐다고 해외 주식 투자 정보가 막히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증권업계에선 최근 정부의 해외마케팅 제재 행보와 해외 주식 정보채널 운영 중단에 대한 직접적인 연관성은 부인하면서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에 대한 정부의 해외마케팅 현장 점검은 각 증권사별 마케팅 규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는 있을 것"이라며 "결국 해외 주식 주문 관련 인터페이스가 상대적으로 직관적이고 편한 쪽으로 고객 수요가 재분배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김창성 기자
머니S 김창성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