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CES 2025 부스 전경. /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차세대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주도권 굳히기에 나선다. 세계 최대 규모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서 현대모비스는 차량 전면 유리창 전체를 고화질 디스플레이로 활용하는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디스플레이'(HWD)를 전면에 내세운다. 글로벌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집중 영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2026년 1월5일(현지시각) CES 2026에서 프라이빗관으로 부스를 꾸리고 '진화의 층'을 주제로 연결과 융합의 기술을 공개한다. 주요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전장·전동화·섀시안전 등 첨단 핵심부품 기술을 선보인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로부터 'CES 2026 혁신상'을 수상한 HWD는 기존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진화시킨 개념이다. 기존 HUD가 대시보드 앞 좁은 영역에 제한적인 정보를 투사했다면 HWD는 전면 유리창 하단 전체를 스크린으로 바꾼다.


기술의 핵심은 독일 광학 전문 기업 자이스(ZEISS)와 공동 개발 중인 '홀로그래픽 광학 소자'(HOE)에 있다. 사람 머리카락 두께 수준의 이 필름은 빛의 회절 현상을 이용해 대시보드 안쪽 소형 레이저 프로젝터가 쏜 빛을 선명한 영상으로 변환한다. 물리적인 패널 없이 투명한 유리가 고화질 디스플레이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지 않으면서도 압도적인 정보 시인성을 확보하는 게 특징이다.

HWD의 또 다른 강점은 운전자와 동승자의 시선을 광학적으로 분리했다는 점이다. 운전자가 전방 주행 정보와 내비게이션에 집중하는 동안 동승자는 유리창을 통해 영화 감상이나 게임 등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즐길 수 있다.
현대모비스 M.VICS 7.0. /사진=현대모비스


안전성도 강화했다. 현대모비스는 운전자석에서는 동승석 화면이 원천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설계해 주행 중 주의 분산 문제를 해소했다.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로 차량 내 콘텐츠 수요는 늘고 있지만 안전 규제는 여전히 엄격한 상황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OEM)의 요구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해법으로 평가된다.


HWD은 자동차 인테리어 디자인의 패러다임을 바꿀 전망이다. 기존 돌출형 대형 디스플레이와 복잡한 물리적 계기판을 없해 미니멀하고 개방감 있는 콕핏 구현이 가능해진다. 차량 무게 절감과 생산 공정 단순화로 제조 원가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CES에서 HWD가 집약된 차세대 콕핏 통합 솔루션 '엠빅스(M.VICS) 7.0'을 통해실무 영업에도 나선다. 이미 글로벌 주요 완성차 고객사들과 기술 고도화를 위한 공동 개발에 착수했으며 2029년 양산을 목표로 로드맵을 확정했다.


이번 전시는 현대모비스 이규석 사장이 공언한 '2033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기도 하다. 앞서 이 사장은 현재 10% 수준인 비계열사(글로벌 OEM) 매출 비중을 2033년까지 4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HWD와 같은 '초격차 선행 기술'을 통해 현대차·기아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인 생존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전시에서 HWD 외에도 섀시 통합 제어 기술인 'X-바이 와이어'를 통해 하드웨어 경쟁력도 과시한다. 기계적 연결 없이 전기 신호로 조향과 제동을 제어하는 이 기술은 SDV 시대의 필수 기반 기술이다. 조향 이상 발생 시 제동 시스템이 차량을 강제로 제어하는 '이중 안전장치'를 적용해 신뢰성을 극대화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CES 2026 전시는 사전 초청된 고객사를 대상으로만 프라이빗관으로 운영한다"며 "북미지역 고객사를 초청해 CES를 내실 있는 수주의 장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