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가 피하려 탈출 포기한 파일럿… KF-5 추락 '비극' [오늘의역사]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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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11일 경기 화성시 상공에서 대한민국 공군의 KF-5E 전투기 1대가 훈련 비행 중 경기 화성시 정남면 일대 야산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조종사 심정민 소령(당시 29세)이 순직했다. 민간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기체는 공군 제10전투비행단 소속으로 당시 단독 비행 훈련을 수행 중이었다. 이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체에 이상이 발생했고 심 소령은 즉시 관제소에 상황을 보고하며 비상 절차를 수행했다.
민가 피해 최소화한 비행경로… 조종사 과실은 없어
기체는 점점 고도를 잃어갔고 심 소령은 비상 탈출을 선언했다. 하지만 그는 탈출하지 못했고 끝내 수원 기지 남서쪽 약 6㎞ 지점에 있는 야산에 추락해 숨졌다.비행기록장치와 교신 기록 분석 결과, 심 소령은 기체 이상 발생 후 경로를 조정해 민가 밀집 지역을 피해 기수를 인근 야산으로 유도한 정황이 확인됐다. 공군은 심 소령이 비상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했고 사고 과정에서 민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판단을 했다고 봤다.
KF-5E는 단좌 전투기로 조종사가 비상 탈출을 선택할 경우 생존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심 소령은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았다. 전투기는 결국 화성시 정남면 인근 야산에 추락했고 현장에서 화재와 폭발이 발생했다. 민간 피해는 없었다.
일부 초기 보도에서 비상탈출 시도 여부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제기됐으나 최종 조사 결과에서는 심 소령이 규정에 따른 절차를 이행했고 사고 책임이 심 소령에게 있지 않다는 점이 명확히 드러났다.
사고 이후 공군은 KF-5E 전투기에 대한 특별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노후 기종의 운용 및 퇴역 일정에 대한 재검토에 착수했다. 심 소령은 순직 후 소령으로 1계급 추서됐고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조사 결과 '기계적 결함'… 연료 누설로 화재 발생
공군과 국방부 조사 결과 사고 원인은 기체 엔진 계통의 기계적 결함으로 확인됐다. 잔해 정밀 분석 과정에서 엔진 연료 도관 부위에서 머리카락보다 작은 구멍 2개가 발견됐고 이에 따라 연료가 누설되며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연료 누설과 화재는 엔진 출력 저하와 기체 제어 이상으로 이어졌다. 사고 당시 기상 조건이나 외부 충돌 요인은 사고 원인에서 배제됐다. 조사위원회는 심 소령 조작 미숙이나 규정 위반은 없었다고 판단했다.
해당 전투기의 엔진 점검 주기는 비행시간 기준으로 90시간 남아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엔진 도관은 4년 전 엔진 창 정비를 통해 교체됐고 교체 후 500여시간의 비행이 이뤄졌다.
F-5E 전투기는 우리 공군이 운용 중인 가장 오래된 전투기 기종 중 하나다. 공군은 1975년부터 미국으로부터 F-5E/F(타이거Ⅱ)를 도입해 운용 중이며 1986년부터는 기술을 이전받아 KF-5E/F를 조립 생산해왔다. F-5 대부분은 통상 30년쯤인 전투기 정년을 넘겼거나 이에 준하는 상태다. 2000년대 이후 국내에서만 10대 이상이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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