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무브 대응 속도" 은행권 퇴직연금 AI·맞춤형 서비스 총력전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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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퇴직연금 시장에서 증권사의 가파른 성장세에 위기감을 느낀 은행권이 파격적인 이벤트와 고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앞세워 고객 잡기에 나섰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쫓아 증권사로 향하는 이른바 '연금 머니무브'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비교공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기준 은행권의 퇴직연금 적립액은 241조418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4.6% 증가했다. 수치상으로는 성장세지만 같은 기간 증권사의 적립액(119조7275억원)이 24% 급증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성장이 더딘 모습이다.
투자 성과에 따라 수익률이 갈리는 DC(확정기여형)·IRP(개인형) 선호도가 커지면서, 원리금보장 상품 중심의 은행보다 ETF(상장지수펀드) 등 실적배당형 상품 라인업이 강한 증권사로 계좌를 옮기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주도권이 증권업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자 금융그룹 수장은 위기론을 직접 언급하며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은행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증권사가 있다고 한다"며 "IRP 계좌의 증권사로의 이탈은 이미 일상화됐고, IMA(종합투자계좌)를 비롯한 새로운 상품의 등장도 더 이상 은행에게 우호적이지 않다"고 짚었다.
이에 은행권은 단순히 상품을 나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전문가 중심의 맞춤형 운용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초부터 고객의 생애주기와 투자 성향에 맞춘 표준 모델 포트폴리오인 '전문가 Pick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새롭게 시행했다.
이는 단순히 상품을 추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리밸런싱과 맞춤형 운용 전략을 제공해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장기적인 수익률 제고를 돕겠다는 취지다.
하나은행은 적립을 넘어 연금을 받는 단계까지 관리 영역을 확장했다. 최근 은행권 최초로 출시한 'AI(인공지능) 연금투자 인출기 솔루션'이 대표적이다.
개인형 IRP 고객이 연금을 수령할 때, 목표 수령액과 기간에 맞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도록 AI가 포트폴리오 제안 등 연금 인출단계에서의 운용 전략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고객은 ▲'인출기간·주기·금액' 등 연금 인출목표 ▲연금 자산규모 ▲위험성향 ▲시장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투자 전략을 확인 할 수 있다.
서비스 고도화와 더불어 혜택으로 고객을 묶어두려는 이벤트 공세도 치열하다. KB국민은행은 오는 2월말까지 여러 군데 흩어져 있는 연금자산을 IRP로 이전하면 신세계 이마트 상품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즉각적인 보상을 통해 증권사로 향하는 고객의 발길을 돌리겠다는 구상이다.
NH농협은행은 오는 3월말까지 인터넷뱅킹, 스마트뱅킹, 올원뱅크에서 세액공제형IRP 신규 가입이나 10만원 이상을 입금하고,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방법)으로 안정형 이외 포트폴리오를 선택(안정투자형, 중립투자형, 적극투자형 중 선택) 한 뒤 이벤트에 응모하면 추첨 후 배달의민족 모바일 상품권을 증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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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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