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코스닥] 기술 스토리만 화려… '적자 지속' 이노시뮬레이션
[이노시뮬레이션, 유망산업 증명은 하세월] ①'미래 기술주' 기대와 달리 적자 구조 고착화
이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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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체크!코스닥]은 국내 코스닥 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코너입니다.
XR(확장현실) 솔루션 전문 기업 이노시뮬레이션이 상장 이후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미래 성장성을 인정받았지만 실적으로 증명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노시뮬레이션은 2000년 설립돼 2023년 7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현실과 유사한 디지털 환경을 구현하는 XR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아 현대자동차·현대로템·한화디펜스 등 국내 주요 기업에 납품하기도 했다.
상장 당시 시장에서는 '게임을 넘어 실제 산업에 적용되는 메타버스 기업'으로 평가받을 만큼 기술력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나이스평가정보와 나이스디앤비로부터 모두 A등급을 획득했다.
반면 경영실적은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매출은 200억원 안팎에서 정체돼 있다. 2021년 매출 219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였지만 이후에도 '기술 스케일'에 걸맞은 외형 확대는 나타나지 않았다. 수익성도 악화했다. 영업손실은 2022년 18억원, 2023년 1억5000만원으로 일시적으로 축소되는 듯했으나 2024년에는 48억원으로 다시 확대됐다. 2025년 3분기까지도 누적 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마이너스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최근 공시에서도 확인된다. 이노시뮬레이션은 2025년 3월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 이상 변동' 공시를 통해 2024사업연도 개별 기준 매출액이 93억3621만원으로 전년 대비 52.1%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46억1012만원으로 전년(-1억5558만원) 대비 크게 확대됐고 당기순손실 역시 57억3614만원으로 적자 폭이 급증했다.
회사는 전방사업인 스마트 모빌리티 부문의 수요 부진 탓이라고 해명했다. 자산총계가 감소한 반면 부채총계는 늘어나며 재무 부담도 커진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단기 실적 변동성이 구조적 한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한다. 한유건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5년 실적은 매출액이 전년 대비 68% 증가한 157억원, 영업이익은 -36억 원으로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발은 산업용 시뮬레이터… "올해 흑자전환 목표"
이노시뮬레이션의 출발점은 엔터테인먼트용 VR이 아니었다. 국내에서 가상현실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시기, 자동차·중장비·철도 등 실제 산업 현장을 가상 환경으로 구현하는 시뮬레이터 개발로 사업을 시작했다. 자동차 주행 시험이나 군사 훈련, 중장비 운용은 실제 환경에서 진행할 경우 사고 위험과 비용 부담이 크다. 이를 가상 환경으로 대체해 안전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것이 회사의 기본 구상이었다.이 같은 배경 아래 이노시뮬레이션은 자동차 시뮬레이터, 국방 가상훈련 시스템, 스마트 모빌리티 시뮬레이션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현재 사업 구조는 ▲국방·산업 훈련용 XR 가상훈련 시스템(Virtual Training) ▲자율주행·스마트 모빌리티 검증용 시뮬레이터(Virtual Testing)로 나뉜다. 전 세계 80여개국에 국방 가상훈련 시스템을 포함한 XR 및 피지컬AI 기반시뮬레이션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300여개 이상의 기업, 연구소, 공공기관과 협력했다.
지배구조는 단순하다. 공시 자료를 보면 현재 연결 대상 종속회사가 없는 단일 법인 구조로 최대주주 변동이 없어 창업자 및 경영진 중심의 지배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공시 작성 기준일인 2025년 11월 기준 사내이사 3명(조준희, 기승준, 이지선)과 사외이사 1명(한석종)으로 총 4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고 이사회의장은 조준희 이노시뮬레이션 대표이사가 겸직하고 있다. 조준희 이노시뮬레이션 대표는 1968년 2월생으로 국민대학교 자동차공학 학사부터 석사, 박사까지 전 과정을 마쳤다.
조 대표의 지분은 2024년 12월31일 기준 20.01%, 156만4620주에서 2025년 9월30일 기준 17.22%, 156만4620주로 줄어들었다. 회사 측은 소유주식수 변동은 없으나 제3자 유상증자로 인해 지분율이 변동됐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주식은 ▲연구개발특구 지역혁신펀드 7.34% ▲한국투자증권(디파인 Smart 코스닥벤처 일반사모투자신탁 제1호) 6.60% ▲이운성 5.21% ▲우리사주조합 0.10% ▲소액주주 58.03%로 구성돼 있다.
이노시뮬레이션은 2025년 5월 운영자금 57억원 조달을 위해 주당 4500원에 126만6667주를 발행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를 통해 인라이트벤처스 등이 참여해 지분율을 확대했다. 이 유상증자 신주는 1년간 보호예수되며, 자금은 주로 운영자금으로 사용된다는 게 회사의 설명. 세부적으로 인건비와 재료비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연도별 사용 예정 금액은 ▲2025년 17억원 ▲2026년 30억원 ▲2027년 이후 10억원이다.
상장 당시 청사진,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나
회사는 상장 당시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스마트 트레이닝 센터 구축과 비대면 메타버스 교육 사업, 글로벌 시장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항공기·중장비 조종 등 고비용 실습을 XR로 대체하겠다는 비전도 내세웠다. 2023년 흑자전환을 예상했지만 실제로 이어지진 않았다. 상장 당시 제시한 구상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문제는 구조다. 연구개발(R&D)과 판매관리비 부담이 매출 증가 속도를 압도하고 있다. 성장 산업에 속해 있음에도 '매출 증가가 이익 개선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공시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22억 원으로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현금성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순부채 구조 역시 재무 안정성 측면에서 부담 요인이다.
이런 이유로 주식시장에서의 평가도 보수적이다. 시가총액은 약 370억원 수준의 소형주에 머물러 있으며, 52주 주가 변동 폭이 크고 거래량과 수급 역시 안정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미래 기술'에 대한 기대만으로 주가를 지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노시뮬레이션은 국내 XR·시뮬레이션 산업에서 드문 이력을 가진 기업이다. 국방과 스마트 모빌리티라는 진입장벽 높은 분야에서 20년 넘게 기술을 축적해 왔다는 점은 분명한 강점이다. 다만 자본시장에서의 평가는 기술 스토리보다 숫자로 증명되는 사업 성과에 더 민감하다.
이노시뮬레이션 관계자는 적자 지속 질문에 대해 "고객 맞춤형 시뮬레이터 위주인 프로젝트성 사업으로 진행되다보니 원가 구조가 높다"며 "자율주행, 방산, 피지컬 AI 시뮬레이션 분야가 발전하고 있으니 관련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25년동안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외 영업을 지속해 올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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