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지각생 현대차, 엔비디아 손잡고 격차 좁힐까
엔비디아 출신 박민우 박사 영입… '오픈소스' 알파마요 도입 가능성도
김이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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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율주행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현대자동차그룹이 관련 전략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핵심 인재 영입과 외부 협업을 확대해 기술 격차를 단기간에 좁힌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엔비디아는 이 같은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지목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3일 AVP(첨단차플랫폼) 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로 박민우 박사를 선임했다. 박 신임 대표는 테슬라, 엔비디아 등에서 자율주행 분야 기술의 연구·개발부터 양산과 상용화까지 전 과정을 경험한 기술 리더다. 테슬라 재직 당시 오토파일럿(Autopilot) 개발 과정에서 '테슬라 비전(Tesla Vision)'을 설계하고 개발을 주도한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까지는 엔비디아 부사장(Vice President)으로 재직하며 자율주행 인지 기술 개발 체계 전반을 구축,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양산 및 상용화를 이끌었다. 연구 중심의 기술을 상업화로 이어지게 하는 실행력은 업계에서도 드문 역량이라는 평가다. 아직 상용화를 이루지 못한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사업에서도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지난해 12월 사임한 송창현 사장의 공백도 빠르게 해소됐다는 평가다. 그룹 내부에서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대한 우려가 커졌지만 만프레드 하러 R&D본부장과 박민우 AVP본부장을 선임하며 미래 모빌리티 핵심 리더십 체계를 재편했다. 테슬라, 웨이모 등 자율주행 선두기업과 격차를 줄이는 데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 파트너인 엔비디아와의 협력도 구체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는 지난해 10월 '깐부 회동' 이후 블랙웰 GPU 5만장 공급 계약과 '국내 피지컬 AI 역량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정 회장은 지난 5일 미국에서 열린 'CES 2026'에 참석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30분간 비공개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엔비디아의 첫 번째 자율주행 플랫폼 '알파마요'를 도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알파마요는 시각 정보와 언어 능력을 결합해 주행 판단의 근거를 논리적으로 제시하는 VLA(비전·언어·액션) 기반 자율주행 솔루션이다.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토대로 확률적 반응을 구현하는 테슬라 FSD보다 한 단계 더 정교한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픈소스 기반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자율주행 데이터 부족이 최대 약점인 현대차그룹으로서는 다수 완성차 업체가 함께 플랫폼을 활용하며 데이터를 빠르게 축적할 수 있는 환경이 유리하다는 평가다. 엔비디아는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CLA에 알파마요를 최초로 적용, 향후 다른 완성차 업체와 협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등 선두 주자들과 비교했을 때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 격차가 상당히 벌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신기술은 초기 시장 진입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경쟁사들이 이미 상용화를 시작해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점이 부담"이라고 짚었다. "자체 기술만 고집하다간 속도전에서 밀릴 수 있어 여러 협업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체 개발과 외부 협업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도 거론된다. 현대차그룹은 CES 기간 자율주행 '삼각 편대'인 AVP본부·포티투닷·모셔널의 기술 협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모셔널의 레벨 4 운영 경험을 포티투닷이 추진 중인 SDV 고도화 로드맵에 결합하겠다는 구상이다. 모셔널은 올해 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무인 로보택시를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지한 현대차·기아 자율주행개발센터장(전무)은 "양사(포티투닷·모셔널)가 가진 장점을 살려 데이터 공유와 모델 통합을 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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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