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9인. /그래픽=강지호기자, 사진=각 사


코스피가 드디어 5000포인트 벽을 넘었다. 코스피가 역사적 고점을 달성한 현 시점에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도달 자체보다 유지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단기 이벤트성 랠리가 증시 자체의 밸류업이 되어야 5000선이 의미있는 레벨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평가다. 이를 위해서는 이익 구조의 질적 변화와 정책, 유동성 환경이 맞물려야 한다는 분석이다.

구조적 변화, 이익 수준이 바뀌느냐가 핵심

센터장들은 이번 상승장 안착의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기업 이익의 질적 변화를 꼽았다. 단순한 지수 반등이 아니라 한국 기업 이익의 절대 수준이 한단계 위로 이동하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전제라는 것이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코스피 레벨 상승은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이익 구조의 질적 변화와 밸류에이션 재해석이 맞물린 결과"라며 "과거처럼 단일 업종이 의존한 취약한 랠리가 아닌 반도체를 중심으로 IT 하드웨어, 산업재, 수출주 전반으로 이익 개선이 확산된 랠리"라고 강조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총 국내 상장 기업 2026년 지배주주지분 기준 예상 순이익은 354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7.7% 증가할 전망"이라며 "순이익 증가분의 약 90% 이상이 반도체 업종에 기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가 이익 사이클 지속 여부를 가늠할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구조적 한계를 극복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는 이익 다운 사이클이 심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며 "지수가 지속 가능한 상승세를 보이려면 미국 기업들처럼 이익이 꾸준히 증가하는 구조로 전환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력과 가격 결정력을 확보한 기업이 더 많이 늘어나야 한다"고 했다.

정책 모멘텀, 코스피 밸류에이션 상단 결정할 것

센터장들은 기업 이익 구조 변화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코스피 5000 달성은 정부 주요 정책 목표 중 하나였다. 현재 5000포인트 달성 역시 정부의 증시 부양책이 상승을 견인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센터장들은 향후 정책 환경 역시 코스피 5000 지속 주요 조건으로 꼽았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가치 제고 정책, 주주환원 강화, 자본시장 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는 밸류에이션 하단을 지지하는 동시에 상단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며 "정책 프리미엄이 과거보다 높은 지수 레벨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이 실제로 이행되는지가 중요하다"며 "정책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기업 행동으로 이어질수록 코스피 5000선에 대한 신뢰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자금 유입 역시 정책 모멘텀의 연장선으로 평가됐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예금과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머니무브가 발생한 점이 코스피 5000 달성의 핵심 배경"이라며 "실적 개선과 정부 정책, 개인 자금 유입이 동시에 이어져야 안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동성 환경, 금리·환율 흔들리면 5000도 흔들려

/사진=이동영 기자


대외 유동성 환경은 5000선 유지의 가장 즉각적인 변수로 꼽혔다. 금리와 환율이 흔들릴 경우 외국인 수급이 빠르게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5000선 안착을 위해서는 금리와 환율 등 대외 변수 안정이 필요하다"며 "달러 환산 코스피는 장기 추세선 중간에 위치해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은 있지만, 원화 안정화가 외국인 수급과 지수 추가 상승의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미국 변수에 대한 경계도 이어졌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의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지 않는다면 5000선도 가능하다"면서도 "미국 연준 차기 의장 지명, 중간선거, 상호관세 관련 판결 등은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짚었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고용·물가 지표와 FOMC, 미국 AI주와 국내 반도체주 실적 이벤트를 거치는 과정에서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며 "반도체뿐 아니라 방산·금융 등 기존 주도주로 비중을 분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센터장들은 코스피 5000을 단순한 목표치가 아닌 관리해야 할 레벨 이라고 강조했다. 이익 구조 변화가 확인되고, 정책 모멘텀이 실제 기업 행동으로 이어지며, 유동성 환경이 흔들리지 않을 때 비로소 코스피 5000은 일시적 숫자가 아닌 새로운 기준선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