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11월18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대회실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중심의 금융감독 전환을 위한 금융소비자보호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금융감독원이 소비자보호 기능을 원장 직속으로 격상하며 감독 기조를 강화하자 금융그룹들도 조직 개편과 협의체 신설 등을 통해 소비자보호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 아래 소비자 보호가 금융정책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면서 금융지주들은 은행 중심의 소비자보호 컨트롤타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는 지난 19일 '금융소비자보호 협의회'를 열고, 지주·전 계열사 소비자보호 최고 책임자(CCO)가 참석한 가운데 그룹 차원의 소비자보호 체계 고도화 방안을 논의했다.

협의회에서는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을 그룹 차원의 실행으로 구체화하기 위해 소비자보호 중심의 그룹 거버넌스 강화 방안, 금감원 소비자보호 실태평가 체계에 부합하는 내부통제 개선 방향 등을 주요 안건으로 다뤘다.


윤기태 NH농협금융지주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는 "이제 소비자보호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농협금융의 존속과 직결되는 생존의 문제"라며 "상품의 기획·승인·판매·사후관리 전 주기에 소비자보호 정신을 내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금감원이 지난해 조직 개편을 통해 이찬진 원장 직속으로 소비자보호총괄 부문을 배치하며 소비자 보호에 방점을 찍은 데 따른 것이다. 감독 기조가 사후 제재 중심에서 사전 예방과 책임 강화로 이동하면서 금융회사들도 조직과 의사결정 체계를 재정비하고 있는 것이다.


KB금융은 지난해말 조직 개편을 통해 지주 정보보호부를 기존 IT부문에서 준법감시인 산하로 이동하고 국내 금융그룹 처음으로 정보보호 조직 내에 '그룹 사이버보안센터'를 신설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중점 추진 과제로 금융소비자 보호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책임의식 강화에 나섰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말 기존 소비자리스크관리부에 소비자보호 역할과 기능을 대폭 추가해 '소비자보호전략부'로 재편, 소비자보호의 책임과 역할을 강화하고자 소비자보호그룹장의 직급을 상무에서 부행장으로 격상했다. 우리금융그룹은 '그룹 금융소비자보호 협의회'를 정례화해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강화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를 위해 '모니터링→위험 포착→감독·검사→시정·환류'로 이어지는 '리스크 기반 소비자보호 감독체계'를 구축하는 가운데, 금융그룹들도 조직과 거버넌스를 재정비하며 대응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특히나 소비자 민원과 분쟁이 곧바로 그룹 차원의 리스크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은행을 중심으로 한 컨트롤타워를 통해 계열사 전반의 소비자보호 기준을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제 소비자보호는 그룹 경영 전반의 핵심 과제가 됐다"며 "감독 기조 변화에 맞춰 조직과 협의체를 재정비하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