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계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의 주택·스마트시티 사업을 중심으로 중동 도시개발 시장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사진은 27일 '융복합 K-City 플랫폼 사우디·쿠웨이트 설명회' 설명회에서 김동영 LH 팀장이 발표하는 모습. /사진=이화랑 기자


해외건설 수주가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국내 건설업계가 중동 도시개발 시장에서 추가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의 주택·스마트시티 사업을 중심으로 건설과 콘텐츠, IT를 결합한 협력 모델이 논의됐다.


해외건설협회는 27일 오후 서울 중구의 교육센터에서 '융복합 K-City 플랫폼 사우디·쿠웨이트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는 사우디와 쿠웨이트를 중심으로 확대되는 중동 도시개발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협력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내 건설업계는 고금리로 인한 글로벌 경기 불황에도 해외에서 수출 성과를 거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472억7000만달러로 2014년(660억달러) 이후 11년 만에 연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설명회에서는 사우디·쿠웨이트 도시개발과 스마트시티 사업의 최신 동향부터 콘텐츠·IT 등 융복합 산업의 상호 협력 방안이 제시됐다. 국내 건설·엔지니어링 기업인 등 약 90명이 참석했다.

발제자로 나선 김동영 한국토지주택공사(LH) 글로벌사업처 팀장은 쿠웨이트 압둘라 신도시 시범주택사업 현황에 대해 소개했다. LH는 현재 쿠웨이트에서 사업비 4000억원의 567가구 공동주택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입주 목표는 2030년이다. 해당 시범주택사업의 특화방안은 국내 사례가 접목된 ▲태양광 발전 ▲스마트팜 ▲스마트홈 등이다.


쿠웨이트는 남성이 결혼할 경우 1인 1주택 공급이 법제화돼 있다. 누적 대기 수가 10만3000명이다. 김 팀장은 "쿠웨이트는 인구가 매년 3% 이상 늘어나고 주택 공급 물량은 감소하는 추세"라며 "실제로 쿠웨이트 주거복지청(PAHW)의 공급 능력이 떨어져 10만명 넘는 대기 수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PAHW가 연간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은 평균 2000가구에 불과하다. 주택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의 진출 가능성이 높다는 게 김 팀장의 분석이다. LH는 쿠웨이트의 현지 법 규제 사항에 대한 개선에 기여하는 등 한국의 주거문화를 수출하고 있다.


김 팀장은 "기존에는 쿠웨이트 정부 재정으로 사업이 흘러가는 구조였는데 LH의 요청으로 민간 자본을 활용하는 모기지법이 제정됐다"며 "선분양 제도를 활용해 전체 사업비의 67%는 모기지 사업으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중동 도시개발 시장 커진다

해외건설협회는 27일 오후 서울 중구 교육센터에서 '융복합 K-City 플랫폼 사우디·쿠웨이트 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이날 설명회에서 전종식 서울시립대 교수가 발표하는 모습. /사진=이화랑 기자


이후 발표에선 사우디 주택 문화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 진출 방안과 협력 모델이 공유됐다. 사우디는 초기 구상과는 달리 현재 리야드를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이 뚜렷해지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석유 의존을 벗어나 관광과 신산업으로 경제 구조를 전환할 방침이다. 리야드 시내에서 5개의 메가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 중이다. 월드컵과 엑스포 유치가 추가되면 향후 개발의 무게 중심은 더욱 리야드로 쏠릴 전망이다.

2018년 이전까지 아파트는 중·하위 소득 외국인들이 거주하는 저가 주거시설로 인식됐다. 그러나 여성 운전 허용 후 이동의 자유가 확대되면서 주거 수요 구조가 크게 바뀌었다. 200~300㎡의 타운하우스는 진입 장벽이 높다 보니 아파트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파트 상품도 빠르게 고급화·다양화되고 있다.

선분양 제도가 2018~2019년을 기점으로 법제화되면서 민간 아파트 사업 여건도 갖춰졌다. 아파트는 타운하우스나 단독주택으로 이동하기 전 단계의 대체 주거 상품으로 향후 5~6년간 수요가 유지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사우디는 '비전 2030'을 발표해 국민의 주택 소유율을 7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건설업계 관계자는 "2030년까지 정부가 설정한 공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듈러 주택을 해법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종식 서울시립대 교수는 한국의 문화·음식·뷰티·비즈니스·AI(인공지능) 기술을 모으는 'K콘텐츠 생산 기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한국의 콘텐츠·기술·자본을, 중동의 자본·인프라를 결합해 K콘텐츠 팬들이 체험하고 소비하는 거점을 마련하면 중동 진출의 성공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