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소공동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볼룸에서 정책본부 주요 임원, 23개 계열사 사장단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 사과하며 “롯데에 대한 국민들의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깊이 고민했다”며 “국민의 기대와 사회적 가치에 부합하는 새로운 롯데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검찰 수사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신 회장이 밝힌 경영 혁신안의 골자는 그룹의 도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준법경영위원회 신설 ▲질적 성장 중심으로 경영 패러다임 전환 ▲정책본부 축소개편 및 계열사 책임경영 확대 ▲호텔롯데 상장, 지주회사 전환 재추진으로 지배구조 개선 ▲지속적인 투자 및 고용으로 국가경제 기여 등을 주요 혁신안으로 제시했다.
롯데는 우선 사회의 요구에 부합하는 도덕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회장 직속으로 상설 조직인 준법경영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이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기능을 위해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위원회는 그룹 차원의 준법 경영을 위한 제도를 만들고, 그룹과 계열사의 준법경영 실태 점검 및 개선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질적 성장 중심으로의 경영 패러다임 전환은 최근 드러난 롯데 비리 의혹의 일부가 그간 양적 성장에 치중한 무리한 사업 확정에서 기인했다는 내부 진단 결과에 대한 해법이다. 당초 롯데는 2020년까지 매출 200조원을 달성해 아시아 톱10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 아래 사업을 영위해 왔다.
하지만 이번 검찰 수사를 계기로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고 산업 생태계 내에서 함께 동반성장하며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으로 목표를 재설정했다.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던 정책본부는 2004년 10월 설립된 지 12년 만에 대대적 개편에 착수한다. 현재 롯데 정책본부는 7개부서(비서실·대외협력단·운영실·개선실·지원실·인사실·비전전략실)와 롯데재단, 롯데미래전략센터 등 기타 부설조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근무인원만 약 300여명에 이른다.
이처럼 비대해진 조직을 계열사 간 업무 조율, 투자 및 고용, 대외이미지 개선 등 그룹 차원의 판단이 필요한 업무만 최소한으로 남기고 대폭 축소할 예정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검찰 수사에 대한 사과와 함께 경영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호텔롯데 상장은 신 회장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직접 국민들에게 약속한 사항이다. 검찰 수사로 인해 1차 상장 작업은 무산됐지만 롯데는 검찰의 기소 내용 및 재판 진행 경과를 상장 주관사단 및 관련 유관기관과 면밀히 협의해 다시 한번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호텔롯데 외에도 비상장 우량 계열사를 차례로 상장시킬 예정이며 장기적으로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투자 및 고용으로 국가경제에 기여하기 위해 앞으로 5년간 40조원을 투자하고 7만명을 신규 채용할 방침이다. 내년부터 매년 전년대비 10% 이상 청년 고용 중심 채용을 늘려 2021년까지 5년간 7만명을 신규채용 한다는 게 롯데의 구상이다.
신동빈 회장은 “구체적인 로드맵은 임직원, 경영진, 외부전문가 등과 협의해 마련하겠다”며 “앞으로 국민과 사회가 기업에 바라는 가치와 요구에 부응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리나라 대표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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