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의 낙찰가율이 오름세다. 부동산경매정보사이트 부동산태인이 지난 2011년부터 올해(3월22일 기준)까지 경매 진행된 서울 소재 아파트(주상복합 제외) 1만8412개를 분기별로 나눠 조사한 결과 올 1/4분기 낙찰가율은 전 분기(74.03%) 대비 2.13%포인트 오른 76.15%로 잠정 집계됐다. 2개 분기 연속 오름세다.


특히 1/4분기 낙찰가율 상승은 의외다. 취득세 감면혜택 연장 방안이 3월 중순에 들어서야 국회를 통과하는 등 이 기간 불확실성이 강해지면서 매매시장 실거래가 줄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결과로 평가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2월 수도권 소재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각각 10.9%, 3.4% 감소한 바 있다.

1/4분기 입찰경쟁률 역시 5.7대 1로 잠정 집계돼 2011년 1분기 6.56대 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경매 진행된 물건 수(2194개)가 전 분기(2507개) 대비 12.5% 가량 줄었지만 입찰자 수(3645명)는 전 분기(3664명) 대비 0.5%(19명) 줄어드는 데 그쳤다.


한편 그간 외면받던 중형 아파트에서도 수십 대 1의 경쟁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서울 소재 아파트 경매는 183건으로 이 중 낙찰건은 69건이었다. 낙찰 건 중 두자릿수 입찰경쟁률을 기록한 케이스는 3분의 1을 넘는 24건에 달했다.
 
지난 18일 동부지법 3계에서 진행된 성수동 소재 아파트(81.57㎡) 입찰에 29명이 몰렸다. 낙찰자는 최저가(3억7760만원)보다 1억원 더 많은 4억7899만원(감정가 5억9000만원, 낙찰가율 81.19%)을 써내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암사동 소재 아파트(102.34㎡)에는 모두 35명이 몰렸다. 낙찰자는 6억1891만원(감정가 7억6000만원, 낙찰가율 81.44%)를 써내고 물건을 가져갔다. 수십 명이 몰려도 낙찰가율 70%를 채 못 넘기는 사례가 관찰됐던 올해 초와는 분명히 달라진 모습이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올초까지만 해도 외면 받았던 아파트가 다시 경매시장 주력 상품으로 떠오르는 양상”이라며 “적어도 6월 초까지는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2/4분기에는 경매장에 나오는 아파트 물건 수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물건 선정 및 권리분석 시 신중해야 한다”며 “분위기에 휩쓸려 감당 불가능한 입찰가를 써내는 경우, 이자상환 부담이나 수익률 저하가 부메랑처럼 되돌아 올 수 있다는 점도 미리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