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에 불량 부품이 사용된 사실이 드러나 가동이 중지되면서 올 여름 심각한 전력난이 우려된다.


28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원자력안전위원회 대회의실에서 대언론 브리핑을 열고 “문제가 된 제어케이블의 원본 시험성적서를 분석한 결과 성능시험에 실패한 사실을 찾아내 원자로의 가동을 중단토록 했다”고 밝혔다. 제어케이블은 원전사고 발생시 원자로의 냉각 등 안전계통에 동작신호를 보내는 설비 장치다.


원안위는 지난달 말 자체 운영하는 원자력안전신문고를 통해 ‘신고리 3·4호기의 서류가 위조됐다’는 내용을 접수 받았다. 이에 신고리 3·4호기에 사용된 제어케이블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사실을 확인한 후 조사 범위를 확대하면서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2호기에도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부품이 사용된 것을 찾아냈다.


원안위는 지난달 8일부터 정지 상태인 신고리 1호기의 정비 기간을 연장하고 운영허가 심사 중인 신월성 2호기는 해당 부품을 모두 교체토록 했다.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의 설비 용량은 100만㎾씩으로 총 200만㎾의 전력공급이 줄게 됐다. 이날 원안위 발표 전까지 전국 원전 23기 중 신고리 1호기를 비롯해 고리 1·2호기, 한빛(옛 영광) 3호기, 월성 1·2호기, 한울(옛 울진) 4·5호기 등 8기가 정지 중이었다. 여기에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까지 추가돼 가동이 중지된 원자로는 10기로 늘었다.


이로써 원전 전체 설비용량 2071만6㎾ 중 771만6000㎾를 가동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고리 2호기는 이달 말일부터, 신월성 1호기는 내달 12일부터 예방정비가 계획돼 있었다. 하지만 정지가 수일에서 2주가량 앞당겨지면서 이 기간 동안은 예상보다 적은 공급능력으로 버텨야 한다. 또 70만㎾급 월성 3호기의 정비가 내달 8일부터 예정돼 있기 때문에 이 시기에 심각한 전력난을 겪을 확률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위조 검증서 파동을 겪은 한빛 원전의 사례나 원안위의 이날 발표에서 알 수 있듯이 해당 원전의 정비 기간은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전력 가뭄이 올 여름 내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