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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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 수장? 제3의 인물? 아니면…
'헬리콥터 벤' 연임할까?

지명이 확실시 되던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돌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를 자진 사퇴하면서 차기 의장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보 1순위로는 서머스와 함께 차기 의장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재닛 옐런 Fed 부의장이 물망에 오른 상태. 만약 옐런 부의장이 차기 의장이 될 경우 미국 연준 사상 처음으로 여성 수장이 탄생하게 된다.

옐런 부의장은 다수의 민주당 의원과 이코노미스트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서머스가 사퇴하기 전 민주당 의원 54명 중 3분의 1수준인 18명과 350명에 달하는 이코노미스트가 차기 의장으로 옐런 부의장을 지명하라는 청원서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냈다.

이들은 주로 양적완화 정책이 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제로금리 변경 기준으로 제시한 실업률 6.5%, 소비자물가 상승률 2.5%라는 '에반스룰'을 달성하기 위해 향후 1조달러 이상의 자산 매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들이 옐런 부의장을 지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옐런 부의장과 서머스 전 재무장관의 경제철학은 확연히 구분된다. 서머스 전 장관은 통화정책을 재정정책 지원을 위한 도구로만 여겨 양적완화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매파적 성향인 반면 옐런 부의장은 양적완화를 지지하는 비둘기파적 성향을 갖고 있다.

그리고 물가안정 못지않게 실업률 해결을 주장하는 인물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옐런 부의장이 의장으로 선출되면 출구전략을 단계적으로 시행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연준의 양대 정책목표(Dual mandate)인 고용 및 물가 안정의 중요성도 강조될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옐런 부의장이 의장이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이 애초 서머스 전 장관을 지목한 이유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를 원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이 서머스 전 장관이 사퇴한 상황에서 연준 사람을 차기 의장으로 지명할 바에야 벤 버냉키 현 의장의 연임을 종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벤 버냉키 현 의장의 연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2005년 10월부터 제14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맡았으며, 대공황 전문가 출신으로 재임 중 서브프라임 위기를 효율적으로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워런 버핏과 버크셔 해서웨이도 버냉키 의장의 연임을 지지하고 나섰다. 버핏은 버냉키의 금융위기 대처 능력을 높이 평가, 버냉키 이외의 두번째 대안은 없다며 강력한 지지를 표했다.

이밖에 차기 의장 후보로 도널드 콘 전 Fed 부의장과 티머시 가이트너 전 재무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중 콘 전 Fed 부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서머스 전 장관, 옐런 부의장과 함께 Fed 의장 후보로 고려 중이라고 언급했던 인물로 2006년부터 4년간 Fed 부의장을 지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