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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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임기 내년초 만료에도 지배구조 탄탄… 주가 영향 '미미'

우리·국민·신한·하나은행 등 4개 은행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은행들이다. 이들은 모두 금융지주체제를 갖추고 있다. 현재 총자산 규모로 최대 금융지주는 우리금융지주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매각을 준비 중이다. 따라서 우리금융을 제외하면 신한지주지주가 가장 크다(6월 말 현재).
 
주식시장 시각에서 봐도 우리나라 대표 은행주는 역시 신한지주다. 10월2일 현재 4대 금융지주 중 주가가 가장 비싼 곳이 신한지주가고, 시가총액 역시 신한지주가 최고다. 신한지주의 시가총액은 20조9122억원(10월4일 현재)으로 우리나라 상장기업 중 8위다. 은행업종 중 1위일뿐 아니라 금융업종 중에서도 삼성생명(21조2000억원, 7위)에 이은 2위다.
 
신한지주는 지난 9월 그 위상을 한번 더 뽐냈다. 지난 9월12일 미국 다우존스가 DJSI 월드지수(Dow Jones Sustainability Index World)를 발표했는데, 신한지주가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편입된 것. DJSI는 미국 S&P 다우존스와 지속가능경영 평가 및 투자기관인 스위스 샘(SAM)사가 지난 1999년 공동 개발한 주가지수 중 하나다. DJSI는 전세계 시가총액 상위 2500여 글로벌기업을 대상으로 매년 재무적 성과와 환경적·사회적 측면에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올해 DJSI 월드지수에 편입된 기업은 전세계 총 333개사다. 이는 DJSI 월드지수 평가대상인 전세계 시가총액 상위 2523개 기업 중 13.2%에 불과하다. 이 중 은행업종은 바클레이즈, ANZ, 웨스트팩(Westpac) 등 23개사가 편입됐는데 국내 금융그룹으로는 신한지주가 유일하다.
 
상반기 은행 유일 '1조 클럽'
 
신한지주가 은행업종에서 대표주로 인식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수익성이다. 신한지주가 밝힌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363억원으로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순이익 '1조 클럽'을 유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1조4595억원 대비 29.0% 감소한 수치다. 그러나 2분기 순이익은 5553억원으로 1분기 4809억원 대비 15.5% 증가했으며, 증권업계에서 예측한 수치보다도 높게 나왔다.
 
전 분기에 비해 이익이 증가한 이유는 이자이익은 늘었고 대손비용은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자이익은 1조6464억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2.5% 증가했다. 순이자마진(NIM)이 2.27%로 전 분기대비 0.06%포인트 하락했지만 은행 원화대출이 작년 말대비 1.5% 증가한 데다 영업일수가 전 분기에 비해 늘었기 때문이다. 판관비는 1조621억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5.1% 증가했고, 대손비용은 2509억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35.0% 감소했다.
 
대손비용이 감소한 이유는 일회성 환입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주요 일회성 이익 증가요인에는 ▲SK하이닉스·비자카드 매각이익 698억원 ▲국민행복기금 매각이익 664억원 등이 있다. 특히 신한지주는 여타 금융지주에 비해 은행과 카드·보험·증권 등 비은행부문의 조화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신한지주의 상반기 비은행부문 그룹 이익기여비중은 42%로 지난해 38%대비 4%포인트 상승했다. 비은행부문의 상반기 순이익은 506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7.6% 감소했으며, 2분기 순이익은 258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3% 증가했다.
 
실적·전망 '好好' 1등 금융지주

3분기 순익 감소 예상
 
신한지주의 3분기 순이익은 2분기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이익 증가에 기여한 일회성 환급이익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상적 이익은 양호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판단된다.
 
최진석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회성 손익변동 요인이 반영되는 비이자이익을 제외한 이자이익, 판관비, 대손비용 등은 2분기와 유사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판단돼 이익의 가시성과 안정성이 높은 편"이라고 전제하면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발생할 비자카드 및 SK하이닉스 지분매각익 외에 POSCO 관련 유가증권 감액손 450억원 내외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STX그룹 실사에 따른 일부 관련 익스포저 고정이하여신 재분류로 인해 약 400억원 내외의 추가 충당 및 중견기업 신용위험평가 관련 충당금이 발생할 요인이 있다"며 "하지만 그럼에도 안정적 자산건전성 관리로 인해 3분기 대손비용은 전 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준범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충당금과 비이자이익의 1회성 비용 발생에 따라 시장 컨센서스는 다소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펀더멘털 측면에서 여전히 1등 금융그룹 위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풍부한 보유유가증권을 통해 실적변동성이 적은 안정적인 대형은행주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내년 초 CEO 임기 만료 영향은
 
현재 시점에서 신한지주가 갖고 있는 리스크 중 하나는 CEO 리스크다.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된다. 따라서 오는 11월에는 회장추천위원회가 가동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신한지주 차기 회장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신한지주의 CEO 리스크는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한 회장 취임 이후 평가가 나쁘지 않는 등 연임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서다.
 
황석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초반 지주회사 회장의 임기 만료로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확보하고 있어 주가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