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올랐다, ‘까진 펀드’에서 돈 빼자?
주가 오르자 빠져나가는 펀드자금
정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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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임종철 |
2200선까지 지켜봐야… 이미 환매했다면 공모주·메자닌펀드 추천
5조1435억원. 지난 8월29일 이후 10월21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주식형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 규모다. 지난 14일 하루만에 3174억원이 빠져나간데 이어 15일에는 920억원이 추가 이탈했다. 주식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서자 빠르게 펀드 환매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주식형펀드에서는 30영업일(15일 기준) 연속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 이는 26영업일이라는 역대 최장 연속 순유출을 보였던 2010년 9월2일~10월12일 이래 최장 기록이다.
해외주식형펀드도 예외는 아니다. 해외주식형펀드는 지난 16일까지 25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한주동안 1359억원이 빠져나갔다.
유형별로 해외주식형펀드 잔고 증감을 살펴보면 같은 기간 중국펀드에서 648억원이 이탈하며 해외주식형펀드 잔고 감소를 주도했다. 또한 이머징펀드와 이머징아시아펀드에서도 각각 286억원, 98억원이 유출됐다.
오광영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증시가 박스권상단인 2050선을 넘어서며 상승세를 보이자 박스권 트레이딩 자금과 단기투자목적으로 유입됐던 자금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펀드 환매가 최장기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 환매, 지금이 적기?
하지만 '지금이 펀드 환매 적기인가'라는 물음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외국인 매수세가 36영업일 이상 이어지고 있는 데다 미국 부채한도 문제까지 해결국면으로 접어들어 증시 상승의 발목을 잡을 뚜렷한 이슈가 없다는 게 이유다.
김형민 KB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통상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면 펀드 환매가 이어졌다"며 "이번에도 예외 없이 펀드 환매가 30거래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데 현재 주식시장 상황을 고려할 경우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이제 막 주식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선 만큼 시간을 두고 펀드 환매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현석 NH농협증권 WM전략파트 상품전략팀장 역시 "2000선이 넘어서자 차익실현을 위한 환매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금은 펀드를 환매하기보다는 리밸런싱(Rebalancing)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리밸런싱은 처음에 투자할 때 세운 자산배분 비율의 균형을 맞추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가격이 상승한 자산은 팔고 하락한 자산은 더 사는 투자전략이다.
그는 또 "미국 부채한도 이슈가 긍정적으로 해결된 만큼 향후 주가 추이를 살펴보고 환매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형민 팀장은 "주식시장이 1800~2000선의 박스권을 유지하다 최근 연중 고점을 넘어서며 상승세를 보이자 증권사들도 지수 상단을 높이는 추세"라며 향후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데 무게를 뒀다.
현재 우려되고 있는 외국인의 매도 전환 역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김형민 팀장은 말한다.
그는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섰는데도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손해를 보고 나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을 때 적어도 2300포인트까지는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따라서 코스피지수가 역사적 고점인 2200선을 넘어선 이후 펀드 환매를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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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매했다면 채권혼합형 공모주펀드 추천
만약 이미 펀드를 환매했다면 대안상품으로 공모주펀드와 메자닌펀드 가입을 고려해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 중 공모주펀드의 경우 주식형, 주식혼합형, 채권혼합형 등 유형이 다양한데 그동안 부진한 펀드수익률에 골머리를 앓았다면 안정적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채권혼합형이 적합하다.
김현석 팀장은 "채권혼합형의 경우 시장 변동성이 높지 않은 데다 기대수익도 은행예금보다 높은 4~5% 수준"이라며 "주식시장의 변동성과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길 바라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채권형 공모주펀드에는 '메리츠세이프밸런스증권투자신탁 2[채권혼합]', '하이공모주플러스10증권투자신탁 1[채권혼합]C-A', 'NH-CA공모주채움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 등이 있다. 이 중 '메리츠세이프밸런스증권투자신탁 2[채권혼합]'는 지난 15일 기준으로 연초이후 5.89%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공모주펀드는 향후 전망도 밝다. 대어로 불리는 현대로템이 10월 말 상장을 준비 중이어서 이를 계기로 공모주시장이 활성화되면 공모주펀드 수익률 역시 더 좋아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식형펀드로의 재투자를 고려 중이라면 메자닌펀드와 대체에너지펀드를 추천한다. 메자닌펀드는 주식과 채권의 중간단계에 있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다. 이 펀드는 채권투자로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추구하다가 주가가 오르면 주식전환권리를 행사해 추가수익을 올리는 게 특징이다.
현재 국내에 설정된 메자닌펀드는 대부분 사모형이며, 공모형은 HDC자산운용의 'HDC메자닌II증권투자신탁 1[채권혼합]Class A'가 있다. 이 펀드는 연초이후 수익률은 2.72%이며, 지난 8월 기준 자산비중은 주식과 채권이 각각 1.52%, 85.74%다.
대체에너지펀드는 연초이후 평균수익률이 20%가 넘을 정도로 양호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특히 에너지와 관련된 해외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알파에셋투모로우에너지증권자투자신탁 1[주식]A'은 연초이후 54.32%의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우리퓨쳐에너지증권투자신탁 1[주식]ClassA1'과 '산은S&P글로벌클린에너지증권자투자신탁[주식]A'도 각각 51.05%, 41.51%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김형민 팀장은 "대체에너지는 글로벌적인 이슈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유망한 펀드"라며 "최근 글로벌 투자시장의 트렌드가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넘어가고 있는 만큼 주식형펀드 중 새로운 유형 펀드에 투자해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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