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류승희 기자
사진=류승희 기자

‘별이 다섯 개’ 하면 떠오르는 기업은? 우리나라 돌침대 시장을 개척한 장수돌침대㈜다. 대표 브랜드인 ‘장수돌침대’가 유사상품 난립으로 어려움에 처하자 창립자인 최창환(60) 회장이 직접 TV 광고에 출연하며 “별이 다섯 개!”를 외친 것이 유명세를 탄 계기다.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인 2000년 6월 전파를 탄 이 광고는 현재까지도 기본 포맷을 유지하고 있다. 주인공은 여전히 창업주인 최 회장이다. 광고의 강력한 이미지 덕에 장수돌침대는 홈쇼핑 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리며 돌침대 업계의 대표주자로 발돋움했다. 그리고 2013년 회사는 이제 ‘프랜차이즈 시대’의 개막을 알리며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서울 삼성동 본사와 경기도 광주(공장·물류센터 소재지)를 오가며 현장경영에 여념이 없는 ‘5 Star’ 최창환 회장. 지난 10월22일 서울 논현동 매장에서 그를 만났다.

- 광고 덕분인지 ‘장수돌침대’를 모르는 이가 드물다. 이 브랜드의 탄생 배경이 궁금하다.


▶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다. 첫아이를 낳고 산후조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인지 아내는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혼자 걸레도 짤 수 없을 만큼 산후통을 겪었다. 그러던 중 주변에서 온열찜질이 산후통에 좋다는 얘기를 듣고는 기왓장을 데워 배위에 올려놓고 찜질을 했더니 아내의 상태가 호전됐다. 이에 착안해 등 아래에 데워진 돌을 놓고 누워 자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시제품을 만들게 됐고 그게 지금의 장수돌침대다.

- 처음 제품이 나왔을 때 시장 반응은.


▶ 사업성공에 확신을 갖고 가구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가구업계 관계자들은 물론 소비자들까지 가구가 아닌 하나의 ‘돌덩이’로 취급했다. 백화점도 두드려보고 중소기업 전시회도 다니면서 홍보를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다 1996년 TV홈쇼핑인 39쇼핑(현 CJ오쇼핑)이 개국을 하게 됐고 해당 홈쇼핑을 통해 장수돌침대를 판매하면서 대박이 났다.

- 홈쇼핑에서 히트 칠 수 있었던 사연은.

▶ 39쇼핑에 장수돌침대를 ‘입점’시키고 판매한 처음 6개월간은 10대도 채 못 팔았다. 당시 홈쇼핑이 주로 10만원 미만의 저가제품들을 많이 팔았던 터라 1대에 550만원이나 하는 고가침대를 소비자들이 구입할 리 만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물러설 수 없어 홈쇼핑 측에 방송시간을 30분으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홈쇼핑 쪽에선 ‘물건도 안 팔리는 제품에 30분을 할애할 수 없다’고 바로 거절했다. 이후 수차례 ‘이 제품은 고관여 제품이라 홍보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설득했고 결국 30분간의 방송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홈쇼핑 최초로 '생방송'으로 진행된 당시 판매방송에서 우리는 준비한 수량 25대를 모두 팔아치우며 주목받았다.  

- 어떻게 갑자기 판매량이 늘었나.

▶ 사실 방송 시작 10분까지는 주문이 단 한 대도 없었다. 그러나 장수돌침대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사용 후의 효능 부분에 대해 직접 출연해 설명했고 가격도 250만원으로 낮춘 것이 먹혀들었던 것 같다. 주문 전화가 방송 10분 이후부터 폭주했다. 이후 홈쇼핑 사장한테 이번에는 1시간을 할애해달라고 요청했고 해당 방송일에도 우리가 준비한 상품은 전량 매진됐다. 이렇게 해서 2000년 초반 홈쇼핑 방송으로만 '월 평균 100대'를 판매하는 저력을 보였다.

- 장수산업의 초기 무대가 홈쇼핑이었다면 이후부터는 해외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구체적인 성과는?

▶ 1998년 미국 뉴욕에 지사를 설립하며 미국 시장을 처음 노크했다. 당시 IMF 초기라 다들 어렵다고 움츠릴 때 우리는 공격적으로 미국 진출을 감행했다. 지금은 미국 애틀란타에 지사가 추가로 설립돼 있는데다 웬만한 주마다 장수돌침대 대리점이 있어, 오히려 한국보다 현지교민사회에서 장수돌침대의 인지도가 더 높다. 2000년에는 중국 상하이 인근에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공장을 설립했는데 당시 주변에선 '추운 지역(동북3성)으로 가지, 왜 남쪽(상하이)에 공장을 세우냐'며 나보고 미쳤다고까지 했다. 하지만 내 지론은 ‘중국을 공략하려면 돈이 제일 많은 곳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그 때의 선택은 옳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중국에 약 300개 정도의 판매점을 갖고 있으니 말이다. 

- 가구점주 입장에서 '장수돌침대'는 타 가구 브랜드와 비교해 어떤 차별점이 있나.

▶ 창고가 필요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일반 가구점은 창고가 필요하고 배송인력도 필요하지만 장수돌침대는 경기도 광주, 충북 충주, 울산, 광주에 자체 물류창고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전국 40여 팀의 배송팀을 운영하고 있어 판매점에서 판매시점관리시스템(POS)이나 전사적자원관리(ERP)로 주문처리만 하면 배송과 A/S를 본사에서 다 처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 올해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그 배경은.

▶ 프랜차이즈하면 흔히들 외식업을 떠올린다. 하지만 프랜차이즈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노하우와 시스템이 있다면 어떤 사업도 프랜차이즈가 될 수 있다. 장수돌침대는 기존 가구업체의 도매개념과 달리 이미 예전부터 프랜차이즈 형태를 갖춰왔다. 차별화된 제품과 마케팅, 그리고 운영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인생 3막'의 냉혹한 세상으로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그분들에게 안정적이고 편안한 장수돌침대 사업을 권해야겠다는 생각에서 프랜차이즈 사업 전환을 결심하게 됐다.

- 대리점(직영점) 위주의 운영에서 프랜차이즈로 방향전환을 한 셈인데, 이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 물론 어려움이 있다. 가구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보통 연고지역에서 랜드마크처럼 대형매장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경영마인드가 일반 중소기업 사장들과 같다. 이처럼 자립심이 강한 점주들을 강력한 통제시스템 속으로 끌어들인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본사에서는 점주들을 상대로 장수돌침대의 비전과 시장 트렌드 등을 꾸준히 설명하고 수익증가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는 일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 사실 장수돌침대는 돌침대 업체 이미지가 강하다. 다른 제품을 소개한다면.

▶ 당사는 돌침대 뿐 아니라 충북 충주 수안보에 흙침대 생산공장을 갖고 있다. 돌침대나 흙침대는 상부에 올리는 소재만 다를 뿐 전기장치가 들어간 보료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가구적인 성격과 가전의 성격을 모두 갖고 있다. 특히 두 제품은 일반 열선을 사용하지 않고 사용자의 안전과 효능을 극대화 하기 위해 특허받은 히팅플로어 공법(발열체와 천연석 사이에 20㎜의 공기층을 두어 원적외선 복사열을 깊이 침투시키는 특허)을 이용하고 있어 돌침대의 명성이 흙침대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안마의자와 반신욕기 판매도 병행하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