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의 신호가 잘 감지되지 않고 전망이 불투명하다면 기업은 투자를 머뭇거리고,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는 현상이 발생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신생기업 수는 77만 개로 전년에 비해 3만9,000개가 줄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소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12년 3분기 이후 5분기 연속으로 감소했다.


소규모 자영업자 비율이 선진국에 비해 높은 편인 우리나라에서는 어렵게 창업에 나섰다가 실패하고 다시 창업에 나서는 현상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통계청은 다양한 분야의 통계 분석을 통해 경쟁이 없는 시장의 새로운 소비자를 의미하는 블루슈머(Bluesumer) 블루슈머는 경쟁자가 없는 시장을 의미하는 블루오션(Blue Ocean)과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 지난 2007년을 시작으로 2008년, 2009년, 2013년에 그 해의 블루슈머를 선정했다. (편집자주)

◇ 견우와 직녀.. 떨어져 사는 가족 늘어나
통계청의 <2012 사회조사>에 의하면 배우자와 따로 살고 있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직장 때문’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2010년 67.5%에서 2012년에는 72.3%로 증가했다.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주말부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직장 등의 이유로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아야 하는 남편들에게 가장 먼저 부딪치게 되는 문제는 안정적인 주거 환경이다. 생활비가 이중으로 들기 때문에 아파트등 큰 주거공간 대신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얻어서 생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이삿짐이 필요 없이 모든 생활가전 가구가 구비된 소형 주거형태인 '코쿤 하우스(Cocoon House)'가 주목을 받고 있다. 원룸보다는 작고, 고시원보다는 규모가 커 혼자 생활하기에 불편이 없다.


가사에 서툰 혼자 사는 남편들의 부담을 덜어줄 생활가전도 인기를 얻고 있다. 가전업체 L사의 ‘트롬 스타일러’는 양복, 니트 등 입을 때마다 세탁하기에 번거로운 의류를 항상 새 옷처럼 관리해주는 의류관리기로 혼자 사는 남성들이 선호하는 제품이다. 

혼자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남편을 위해 국과 반찬을 배달해주는 사업도 성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아이템은 '진이찬방' '국사랑'등이 있다. 최근에는 혼자 외식하는 사람들을 위해 독서실처럼 칸막이를 만들어 눈치를 보지 않고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도 생겼다.

아이가 있다면 떨어져 살다가 오랜만에 만나도 부부끼리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가족여행을 가도 마찬가지다. 

이런 점에 주목해 아이들은 마음껏 놀고, 엄마 아빠는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펜션 여행 상품 등도 유망 사업 아이템 중 하나다. 최근에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과 미니 도서관, 체험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갖춘 키즈 펜션이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떨어져 있는 가족들의 일상, 자라나는 아이들의 모습을 수시로 보고 싶어하는 홀로 생활하는 이들에게는 와이파이(Wi-fi) 기능이 탑재되어 사진을 무선으로 전송받을 수 있는 디지털 액자, 홈 CCTV 등의 감성형 가전 제품도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 반려동물을 위한 
애완동물이 단순히 사랑하는 동물을 넘어서 삶의 동반자, 반려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외로움이 시대정서인 현대사회에서 ‘또 하나의 가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국내에서 1,0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국내의 반려동물 인구가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급격한 고령화 추세와 독신가구의 증가가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가구 가운데 1인 가구 비중이 2012년 기준으로 25.3%에 이르렀다. 추세를 보면 2000년 15.6%였던 1인 가구는 2010년에 23.9%로 크게 늘어 우리 사회 가장 흔한 형태였던 4인 가구를 앞질렀다. 통계청은 이 추세가 계속돼 2025년에는 셋에 하나 꼴(31.3%)로 1인 가구가 되리라 전망하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인구가 천만 명을 넘으면서 관련시장 규모도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한국펫산업협회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2010년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펫비지니스 시장은 4~5조원 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애견창업은 러브펫멀티펫샵 타임스퀘어점 (사진=강동완 기자)
▲ 애견창업은 러브펫멀티펫샵 타임스퀘어점 (사진=강동완 기자)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용품과 서비스가 점점 더 차별화, 고급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성향의 아이템으로 '러브펫멀티펫샵'이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또 천편일률적이었던 건조사료, 깡통사료 대신 고급 유기농 간식과 수제 특화 간식이 등장하는가 하면 애완견을 위한 건강식품도 있다. 

수십만 원이나 하는 의류와 침구가 인기를 끌고 반려동물의 건강을 염려하는 친환경 목재가구와 애완견 전용 고급 유모차도 수입되어 판매 중이다.

반려동물 사망 후 장례를 치러주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수의를 장만하고 염습을 거쳐 화장, 납골당 안치 등 사람 못지않게 엄숙한 절차로 진행되는 서비스에 많은 돈을 지불하지만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이에 따라 자격증을 갖춘 반려동물 장례지도사도 인기 직종 중 하나로 부상 중이다.

애완견들을 위한 TV도 등장했다. 국내에서도 미국, 이스라엘에 이어 전 세계 세 번째로 Dog TV가 올해 2월부터 서비스될 예정이다. 

Dog TV는 홀로 애완견을 기르는 사람들을 겨냥한 서비스다. 낮 시간 홀로 지내는 개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흥미와 학습을 유도하는 내용으로 개들이 몰입해 볼 수 있는 시각과 청각에 최적화되어 있다.

개와 고양이에만 국한되어 있던 반려동물 대열에 최근에는 이구아나, 뱀, 오리 토끼, 거북이 열대어 등 희귀동물까지 합류하면서 까다로운 반려동물 수입검역과정과 동물 학대방지 및 사후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 가능한 반려동물 관리사도 유망 직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 사회적기업 늘어나..
최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공익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영리활동을 하는 사회적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을 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의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2013년 12월까지 고용노동부로부터 인증을 받은 사회적기업은 1,012개이며, 2007년 7월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시행된 이후 6년 만에 1,000개를 돌파했다. 

서울경제분석센터에 따르면 서울의 사회적 인증기업은 2009년 49곳에서 2013년 193개로 5년 동안 3.9배가 증가했다. 

사회적기업은 환경, 보건, 문화, 교육,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하면서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사회적기업 A사는 일회용 현수막, 광고판 등을 재활용해 쇼핑백, 지갑, 신발 등 친환경 패션 소품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IT분야 사회적기업 B사는 사용자가 스마트폰 게임 등으로 가상 나무를 키우며 각종 게임 속 도구를 구입하고, 기업은 물뿌리개나 비료 등 게임 속 아이템을 통해 광고하게끔 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을 운영 중이다. 

가상 나무가 충분히 키워지면 기업의 광고비로 실제 숲을 조성한다. 국내외에 조성된 숲은 현지 시민단체가 관리한다.

최근에는 사회적기업의 마케팅 및 홍보를 돕는 사회적기업도 등장했으며, 대기업의 지원 및 연계 마케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역공동체를 기반으로 하는 마을기업에서도 성공사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 자료제공=통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