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산업은 플랫폼의 진화에 따라 발전을 거듭해왔다. 현재까지 캐릭터산업의 플랫폼은 지면·방송 등 '매스미디어 시대'에서 컴퓨터·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멀티미디어 시대', 그리고 스마트 디바이스가 넘쳐나는 '퍼스널 디바이스 시대'로 진화해왔다. 이 과정에서 캐릭터는 각 시대에 등장한 뉴미디어를 타고 증식했다.

만화에서 UCC·웹툰, 그리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내 캐릭터로 진화한 캐릭터들. 그 뒤에는 만화·영화, 인터넷, 모바일에 기반한 스마트 디바이스라는 플랫폼이 존재했다.
 
김수정 작가의 아기공룡 둘리(사진=머니투데이 DB)
김수정 작가의 아기공룡 둘리(사진=머니투데이 DB)

제1의 물결 : 방송 등 '매스미디어' 시대

캐릭터산업 초기의 플랫폼은 지면과 방송, 영화 등의 매스미디어로, 이 '밭'에서 다양한 아날로그 캐릭터 상품들이 탄생됐다. 이 시대를 풍미했던 방송·영화·도서 속 캐릭터들은 각종 문구·완구·의류 제조업체들을 통해 소비자의 일상에 스며들었다.

빨리 소비되지 않고 주로 소장용으로 구매되며 심지어 물려주기까지 한다는 게 이 시대 캐릭터 상품들의 특징이다. 당시 이러한 캐릭터 상품을 일반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 곳은 백화점, 팬시전문점 등으로 한정돼 있었다.

<아기공룡 둘리>의 '둘리', '또치' 인형을 사러 대형 완구점에 가던 때가 바로 이 매스미디어 시대다.
 
제2의 물결 : 컴퓨터·인터넷 중심 '멀티미디어' 시대

1990년대 후반부터 급속도로 보급된 인터넷에 힘입어 캐릭터는 포털과 웹진 등 각종 인터넷 미디어를 도배했다. UCC(User Creative Contents) 붐이 일었던 이 시기를 멀티미디어 시대라고 전문가들은 정의한다.

멀티미디어 시대로 접어들면서 콘텐츠 소비속도는 매스미디어 시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졌고 원하는 콘텐츠를 개발하기도 비교적 쉬워졌다.

특히 개인용 PC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플래시 애니메이션 기반의 캐릭터가 인기를 끌었다. 2000년 8월 씨엘코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엽기토끼' <마시마로>가 대표적이다. 플래시 애니메이션 속 엽기토끼는 전 연령층의 사랑을 받으며 각종 상품 표면을 뒤덮었다.

유튜브, 아프리카, 판도라TV, 엠군 등 영상 스트리밍서비스가 등장했으며 이러한 영상을 퍼나를 수 있는 카페, 동호회 등이 빠르게 생성되던 게 바로 이 시기다. 다양한 <졸라맨> 플래시 영상을 인터넷 공간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때를 기억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상품화하기 쉬운 단순한 캐릭터들이 이 시대를 평정했다.

또한 이 시기, 싸이월드 등 홈페이지형 커뮤니티가 인기를 끌면서 '아바타'를 중심으로 캐릭터산업이 탄력을 받았다. '도토리'라는 캐릭터가 보통명사 대접을 받던 '추억'의 시절이다.

매스미디어 시대가 둘리 인형 등 유형의 캐릭터가 전부였다면 멀티미디어 시대에는 아바타나 도토리 같은 무형의 캐릭터가 전성기를 누렸다고 할 수 있다.
 
'제3의 물결' 맞은 캐릭터산업…다음은?
제3의 물결 : 스마트 디바이스 '퍼스널 디바이스' 시대

지금은 스마트 디바이스 도입으로 활짝 열린 퍼스널 디바이스 시대다.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콘텐츠를 생산·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경험하고 있다.

캐릭터산업 역시 이러한 플랫폼의 특징과 함께 진화중이다. 또한 콘텐츠 소비속도도 LTE급으로 빨라졌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앱을 내려받으며 그 속에서 수많은 캐릭터들을 경험하고 있다.

<애니팡>, <로보카 폴리>, <뿌까>, <후토스> 등 게임·엔터테인먼트 앱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 가운데 <애니팡>을 개발한 선데이토즈는 <애니팡> 캐릭터를 활용한 퍼즐 상품과 미니 스피커 등을 출시하며 캐릭터 라이선스 상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외산 <앵그리버드> 캐릭터는 인기 개그 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될 정도로 인기를 구가하기도 했다.

특히 스마트 환경에서 캐릭터산업의 핵심 플랫폼이 되고 있는 것은 트위터, 카카오톡, 라인 등의 SNS. 이모티콘, 플래시콘, 스티커 등의 아이템이 캐릭터시장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플리커·핀터레스트·카카오스토리와 태블릿PC의 등장과 함께 출판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온 전자책 등도 캐릭터산업의 발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캐릭터산업의 또 다른 전환기, 제4의 물결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그리고 새로운 환경에 따라 변화할 소비트렌드에 대응해 나가는 과정에서 캐릭터산업이 어떤 진화상을 그려나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3의 물결' 맞은 캐릭터산업…다음은?

스마트폰과 '캐릭터 구매'간 상관관계
 
캐릭터로 돈 벌려면 '스마트'해야 된다?

스마트기기의 보급이 활발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캐릭터 구매 패턴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백화점, 온·오프라인 할인마트뿐 아니라 게임 앱 등 스마트 디바이스 플랫폼 안에서 구동되는 앱 상에서 캐릭터를 산다. 스마트폰에서 게임을 하다가 게임 캐릭터를 사고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는 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12년 전국 8개 광역시도에 거주하는 만 15∼49세의 국민, 각 1200가구씩 총 4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터넷 콘텐츠 캐릭터 상품군 구입자들이 주로 활용하는 구입경로는 '인터넷'(64.6%)이 압도적으로 많았다.'휴대폰'이라는 응답도 15.3%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으며, 이 두가지 경로에 대한 응답 비율은 전체 응답의 8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콘텐츠 캐릭터 상품군의 구입에 있어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경로는 휴대폰(70.3%), 그 다음이 인터넷(21.2%)이었다. 둘을 합하면 전체 응답의 90%를 상회한다.

인터넷 콘텐츠 캐릭터 상품군 구입자들이 가장 많이 구입한 캐릭터는 <뽀로로>(7.9%)였으며, <앵그리버드>와 <마비노기>가 4.8%로 그 뒤를 이었다.모바일 콘텐츠 캐릭터 상품군 구입자들이 구입한 캐릭터 중에서는 <뽀로로>가 11.3%로 가장 많았으며, <헬로키티>(10.2%), <앵그리버드>(8.8%)가 그 뒤를 이었다. <리락쿠마>, <짱구>, <애니팡>, <푸우>, <뿌까> 등에 대한 구입도 일정 정도 이뤄지고 있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스마트 디바이스 보급이 활발해지면서 캐릭터산업의 매출액도 증가했다. '2012 캐릭터산업 백서'에 따르면 2011년 국내 캐릭터산업의 매출액은 7조2095억원으로 전년대비 22.3% 증가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의 연평균 증가율은 16.0%였다. 매출액은 2009년 5조3582억원, 2010년 5조8968억원으로 집계됐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
www.moneyweek.co.kr) 제31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