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31일 국내 대기업 등기이사의 연봉이 공개됐다. 개정된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에 따라 증시에 상장된 상장사 중 연봉 5억원이 넘는 임원의 연봉이 공개된 것이다.


이날 상장된 국내 대형 보험사 임원들의 연봉도 공개됐다. 국내 보험업계에서는 특히 보수총액이 100억원을 넘는 최고경영자(CEO)가 있는가 하면 0원을 받은 CEO도 있어 관심이 집중됐다.

◆보험사 연봉킹 역시 ‘삼성’


국내 보험사의 CEO가운데 가장 많은 연봉을 주는 회사 역시 ‘삼성’이었다. 삼성의 파워는 보험업계 역시 마찬가지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금은 회사를 떠난 박근희 전 삼성생명 대표이사의 보수총액은 25억1700만원이었다. 이는 어제 공개된 생명보험사의 CEO연봉 중 최고 기록이다. 급여로는 8억3000만원을 받았고 상여금으로 3억8000만원을 수령했다. 아울러 기타 근로소득으로는 13억700만원을 올렸다.


이같은 현상은 손해보험업계에서도 나타났다. 지금은 삼성생명으로 자리를 옮긴 김창수 전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연봉으로 18억9300만원을 수령했다.

김 전 대표이사는 연봉으로 5억원을 받았으며 설·추석 상여금, 목표·성과인센티브로 구성된 상여금이 3억9200만원이었다. 또한 복리후생비와 특별상여금 등으로 포함한 기타 근로소득으로 10억100만원을 지급 받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내 기업의 전문경영인 가운데 최고 연봉을 기록했다”며 “이같은 현상은 보험업계에서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거액 퇴직금 받은 CEO

이날 공개된 보험업계 CEO들의 연봉 가운데 눈길을 끄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코리안리의 박종원 전 부회장이다. 박 부회장이 지급받은 보수총액은 176억2573만원이었다.

박 전 부회장이 백억대 소득을 올린 이유는 바로 퇴직금 때문이다. 코리안리에서 15년간 근무한 박 전 부회장은 퇴직소득(퇴직금)으로 159억5678만원을 받았으며 기타근로소득(임원퇴직소득금액의 한도초과액)으로 13억649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에 반해 실제 지난해 그가 받은 연봉은 급여 2억5339만원, 상여금 5065만원에 불과했다.

구자준 전 LIG손해보험 대표이사 회장 역시 지난해 54억2500만원의 보수총액을 기록했다. 지난 11년 1개월간 근무한 구 전 부회장은 퇴직금으로 42억2000만원을 수령했다.

지난해 받은 급여는 12억5000만원으로 급여 2억5000만원, 상여금 10억원을 수령했다.

◆‘오너’ 보험사 사정은 어땠나?

일부 국내 보험사 중에는 오너 보험사가 있다. 최고경영자가 사실상 회사의 주인셈이다.

오너 보험사 가운데 눈길을 끄는 대목은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다. 메리츠금융지주의 회장이자 핵심 계열사인 메리츠화재 등기이사인 조 회장은 지난해 메리츠화재로부터 연봉 ‘0원’을 받았다.

메리츠화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그에게는 12억595만원의 성과급이 책정됐다. 또한 잠시 회사를 떠났던 이력으로 인해 33억3230만원의 퇴직금이 발생했다.

그러나 조 회장은 이같은 보수를 모두 포기해 실수령액은 ‘0원’이었다.

아울러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지난해 보수총액은 9억6900만원이었다. 급여로는 총 4억2800만원을 받았으며 상여금은 3억5600만원이었다. 또한 변동보수로 1억8000만원을 받았고 기타소득으로 500만원을 수령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10억원 연봉은 일반인에게는 선망의 대상”이라면서 “그러나 회사의 오너치고는 연봉을 많이 받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오너 보험사’ 중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교보생명의 임원 연봉은 공개되지 않았다. 교보생명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비상장사이기 때문이다.

이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연봉은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