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신인 아이돌그룹, 신인배우, 연극인, 음악인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 중에서 끼와 재능을 두루 갖췄지만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이들을 만나 소개하는 일명, 스타의 잠재적 능력을 가진 이들을 발굴하는 ‘스타포텐’을 기획했다. (포텐은 potential의 줄임말로 잠재력, 가능성이라는 뜻을 지닌다.)


[스타포텐] 박재정, 누구를 위한 ‘얼음 땡’인가


“조금 더 배우고 성장해서 여러분들 앞에 다시 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내 목소리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대하신 모든 분들께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Mnet ‘슈퍼스타K5’ 결승무대에서 플로리다 소년 박재정(20)은 이 같은 우승 소감을 전하며, 가수의 길로 들어섰다.



‘제2의 로이킴’, ‘최연소 슈퍼스타K 우승자’, ‘플로리다 청년’ 등 많은 수식어를 지닌 ‘슈퍼스타K5’의 주인공인 박재정이 드디어 돌아왔다. 박재정은 7월 17일, 우승 후 7개월 만에 ‘가수’라는 타이틀을 달고 첫 앨범을 냈다



이번 앨범 제목은 ‘STEP 1’으로 세련된 레트로팝 장르다. 이는 기존의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이 ‘자신의 이미지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한 것이다. 


특히 유명 팝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를 연상케 하는 트렌디한 레트로팝 멜로디의 ‘얼음땡’이 주목할 만한 노래다.



#포텐 1. 신인답지 않은 패기 “히트보다는 중독을 원한다”


스무 살, 소년에서 청년이 되어 돌아온 박재정을 만났다. ‘까만 소년’이라고만 생각했던 기자는 처음 그를 보고 깜짝 놀랐다. 1년을 미국에서 지내다 왔지만 영어는 서툴러 어리바리했던 그가 세련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조금 야윈 듯 보였으나 스타일리시했다.



“서인영 선배님이 이미지 디렉터를 맡아 전반적인 앨범 콘셉트나 스타일링에 도움을 주셨어요. 이번 앨범 준비하면서 살도 많이 빠졌고, 평소 구부정하던 자세도 고쳤더니 더 슬림해 보이기도 하는 것 같아요. 이번 앨범 콘셉트는 프렌치 일렉트릭 멜로디가 돋보이는 ‘레트로 팝’이에요. 그래서 세련된 팝 컬러의 수트 스타일을 주로 선보이게 될 것 같아요. 음악과 패션의 변신, 모두 기대해주세요!”



앨범이 발표되기 전, 인터뷰가 진행되던 날 공개된 트레일러 영상 ‘첫눈에’가 19금 판정을 받으며 박재정은 예기치 못한 신고식을 치렀다. 안전하다고 볼 수 있는 발라드 장르를 벗어난 그의 행보가 낯설면서도 반갑다.



“‘슈스케’에서 보여드렸던 음악적 범주가 아닌 새로운 박재정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요. 그래서 지난 결선 때 보여드렸던 ‘첫눈에’라는 곡을 새롭게 리믹스했어요. 콘셉트는 스토커 입장에서 바라본 사랑이에요. 또 ‘얼음땡’은 위트 있는 가사에 신나는 레트로 팝 멜로디를 얹어 여름에 친근하게 부를 수 있도록 했어요. 특히 랩퍼 빈지노 선배님이 랩 피처링을 도와주셔서 음악적 완성도를 더 높일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다양하고 새로운 박재정표 신선한 음악으로 대중을 이해시킬 거예요. ‘마인드 스킨십.’ 그게 바로 제가 앞으로 대중과 해야할 일이에요.”


[스타포텐] 박재정, 누구를 위한 ‘얼음 땡’인가


#포텐 2. ‘새로움’을 좇아 플로리다 떠나온 박재정의 스토리


박재정의 아버지는 국내 사업을 확장하며 미국에 진출해 농장을 운영했다. ‘슈스케’ 오디션을 지원하기 전, 1년 동안 농장에서 그가 특별히 해야 할 일은 없었다. 이때 박재정이 손을 뻗은 것은 기타였다. 플로리다는 외로웠고, 박재정은 적적했다. 홀로 기타를 퉁기던 손이 익숙해질 무렵 그의 감성은 더욱 깊고 풍부해져 있었다.



“검증받고 싶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1인 1악기 교육을 받아서인지 악기를 접할 기회가 많았어요. 기타, 바이올린, 클라리넷부터 오케스트라, 사물놀이까지 다양하게 음악을 접했어요. 그러다 미국에 가서는 워낙 한적한 시골이라 할 게 없어 자연스레 기타에 손이 갔어요. 제대로 음악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없어 단지 시간 때우기 용이었지만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를수록 제대로 검증을 받고 싶더라고요. 막상 ‘슈스케’에서 1등하고 나니 부모님은 아쉬워하셔요. 스무살, 너무 일찍이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그런가 봐요. 지금은 많이 응원해주세요.”



기타와 노래, ‘슈스케’가 자신의 삶을 바꿔 놓을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던 평범한 청년 박재정은 언제 그랬냐는 듯 농익은 가수의 느낌을 내뿜었다. 마치 1등이 익숙한 사람인 것처럼. 하지만 어릴 적 그에게 ‘1등’은 딱 두 번이었다. 초등학교 교내 바이올린 대회에서 1번, 한문 성적으로 전교 1등을 기록했던 1번이 전부다.



“‘슈스케’ 우승했을 때 어안이 벙벙했어요. 사실 제 실력을 뽐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이렇다 할 우승 비법이랄 게 없었거든요. 그냥 제가 얼마나 음악을 하고 싶고, 좋아하는지 어필하는 게 제 목표였어요. 되돌아보면 ‘박재정이 하고 싶은 것은 음악이야’라는 것을 잘 드러냈던 것 같아요.”



‘슈스케’에서 가장 돋보였던 것은 그의 웃음을 유발하는 영어 발음 다음으로 진한 ‘애정 표현’이었다. 숙소에서의 모습이나 무대 뒤편을 담은 영상에서 박재정은 항상 남성 참가자를 향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어깨동무는 물론, 짙은 스킨십부터 애정 어린 뽀뽀까지.



“감정 표현은 꼭 해야 해요. 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제 마음을 모르거든요. 어려서부터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편이었어요. 제가 조금 감성적인 성격이기도 하구요. 요즘은 데뷔 앨범을 준비하며 ‘기분 좋은 설렘’에 빠져 있어요. 삶이 배움의 연속이 되는 것 자체가 너무 즐거워요.”



배움의 연속, 즐거움, 설레는 기분에 빠져 있다는 박재정. 그가 요새 빠진 것이 또 있다. 자취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된 그가 요새 재미를 붙인 것은 바로 ‘요리’다.



“요즘... ‘요리의 멋을 알았다’랄까요.(하하) 접시 안에 놓인 요리에는 다양한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아요. 다채로운 재료들이 어우러져서 멋진 맛을 내잖아요. 특히 소스. 인생에서건 요리에서건 ‘소스’가 관건이라고 생각해요. 소스는 여러 재료들을 아우르는 ‘화합’이 아닐까요. 소스가 잘못되면 전체의 맛이 흐트러지듯 삶에서도 모든 것을 아우르는 특별한 소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직 만들 줄 아는 소스는 없지만... 앞으로 제 음악과 삶을 아우를 수 있는 박재정의 소스를 만들어가야죠!”



[스타포텐] 박재정, 누구를 위한 ‘얼음 땡’인가


#포텐 3. 욕심쟁이 박재정, 신인가수로서의 포부는 ‘신선함’


박재정이 만들어내는 소스는 아마도 ‘핑크’ 색이 아닐까. 여성스러운 컬러라는 틀에 박힌 관념을 깨고 반전 매력을 뽐내고 싶다는 그는 가장 좋아하는 색깔로 ‘핑크’를 꼽았다.



“엉뚱한 게 좋아요. 특이한 것보다는 새로운 것. 틀을 깨는 것이 좋아요. 그래서 이번 앨범에서도 그동안 못 보여 드렸던 파격적인 콘셉트의 노래를 담고 싶었어요.”



인터뷰 도중에도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노랫소리에 박자를 맞추고, 본인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리듬을 타는 그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성 넘치는 신인가수의 모습이었다. 그에게 가장 파격적인 기억이 있다면 무엇일까. 그는 언제부터 ‘파격’을 좋아하게 된 걸까.



“어렸을 때 부모님이 엄격하신 편이었어요. 특히 머리스타일에 관해서는 아주 칼 같으셨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서 거울을 보는데 머리카락이 없는 거예요.(헉) 하루아침에 ‘빡빡머리’가 돼있었어요. 부모님이 제가 머리에 손대는 걸 싫어하니까 자는 동안 이발을... 요즘도 트라우마가 있을 정도예요.(하하) 지금 생각해보면 재미있는 기억이죠, 뭐.(키킥)”



추억조차 엉뚱발랄한 박재정. 자신이 생각하는 매력 포인트는 무엇일까.



“척추?(하하) 데뷔 앨범을 준비하며 제 스스로를 유심히 돌아보게 됐어요. 특히 허리 구부정한 자세를 고치기가 힘들더라고요. 많이 고쳤어요. 지금 꼿꼿이 세워진 제 척추처럼 앞으로도 똑 부러지고 자신감 넘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몸의 자세가 곧 마음의 자세가 되지 않을까요.(허허)”



인터뷰가 끝나고, 팬들을 위한 편지를 부탁했다. 간단한 싸인과 편지를 부탁했는데 대뜸 핸드폰에 적어둔 시를 읽기 시작했다. ‘나비’라는 범상치 않은 제목의 시... 세상을 산다는 것에 대한 박재정 특유의 감성과 철학이 녹아있었지만 그는 이내 긴 시 대신 짧은 편지를 택했다. 그의 감성을 담아내기에는 종이가 좁았던 것일까.



가슴을 따스하게 녹이는 목소리와 ‘얼음 땡’처럼 정신이 번쩍 뜨이게 하는 재기발랄함, 게다가 여심을 녹이는 세련된 비주얼까지. 3개의 개성 넘치는 음색을 모두 갖춘 박재정은 아직도 내고 싶은 음이 많다.



“‘하프’를 닮은 가수가 되고 싶어요. 하프는 줄이 많아서 거의 모든 음을 낼 수 있잖아요. 하프만큼 다양한 매력을 갖춘 가수가 되고 싶어요.”



이 남자 ‘박재정’의 스타포텐은 ‘사춘기 감성’ 이다.


[스타포텐] 박재정, 누구를 위한 ‘얼음 땡’인가
[스타포텐] 박재정, 누구를 위한 ‘얼음 땡’인가


<사진=CJ 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