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뱅크 승부수, ‘하나’ 되기
3대 금융지주의 새로운 도약 / 하나금융그룹
심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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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금융지주사들의 거시적인 전략은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미시적인 목표는 오로지 하나. 고객신뢰 확보다. 3대 금융지주사들의 향후 경영전략과 추진과제 등을 짚어봤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의 통합문제는 올해 금융업계의 핫이슈 중 하나다. 현재 외환은행은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하나은행과의 통합을 반대하고 있다.
노조가 통합을 반대하는 이유는 인수 당시 독립경영을 보장했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하나금융은 지난 2012년 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외환은행 노조는 조기통합을 반대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금융권 안팎에서는 하나-외환은행이 조기통합할 경우 많은 시너지를 낼 것으로 분석한다. 비용절감은 물론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통합을 서두르는 것이 낫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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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9월25일 제10차 통합 비전 캠프에 참석해 직원들에게 강의를 하고 있다. |
◆비용절감 효과, '어마어마'
하나금융 내부에서는 외환은행 조기통합론에 대한 근거로 '시너지효과'를 꼽았다. 특히 세전수익으로 연간 약 3100억원의 시너지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에 따르면 하나-외환은행이 통합되면 IT 투자포트폴리오에 대한 중복투자를 방지할 수 있다. 이 분야에서 연간 799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용카드 사업의 경우 회원모집 및 서비스수수료 절감, IT 투자비용 및 프로세스 등 운용비용 절감을 통해 약 674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하나은행은 외화예수금 부족으로 중장기차입 및 금융채 발행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외환은행의 외화예수금을 활용하면 중장기차입 축소 및 비용절감 효과가 발휘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약 607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력의 재배치, 통합구매, 중복점포 개선 등을 통해서는 약 612억원의 비용을 축소할 수 있으며 총 2692억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발생할 전망이다.
하나-외환은행 통합으로 인한 수익증대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큰틀에서 수출입 등 외환은행의 외국환 경쟁력과 하나은행의 PB업무 등의 경쟁력 공유가 가능해진다. 또한 두 은행의 채널을 활용하면 신용카드 분야에서 수익증대가 가능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를 통한 시너지효과로 약 429억원의 이익창출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규모의 경제, 승부수 걸어보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은 수익증대, 비용절감 효과 외에도 규모의 경제를 크게 키울 수 있다. 규모의 경제는 금융사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두 은행이 합쳐지면 국내은행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지표인 점포수가 확대된다. 올 3월 기준 외환은행의 점포수는 350개, 하나은행은 625개로 두 은행이 합쳐지면 975개가 된다.
이는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뒤를 잇는 것으로 신한은행을 뛰어넘는 것이다. 총여신 규모는 국내 최대인 국민은행(200조원)과 같아진다. 하나은행의 총여신은 120조원으로 외환은행의 80조원과 합쳐지면 200조원이 된다.
카드업계에서도 약진이 예상된다. 현재 국내 신용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시장점유율은 20.9%, 2위인 KB국민카드의 점유율은 14.7%다. 하나SK카드(4.6%)와 외환카드(3.2%)가 합쳐지면 총 7.8%가 돼 점유율 6위에 올라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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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8일 ‘달빛기행’에 참여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직원과 허물없는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
◆소통이 답이다… 김정태 회장 소통행보 눈길
이처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에는 많은 장점이 뒤따를 것으로 분석됐지만 외환은행 노조를 비롯한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이 심해 통합프로젝트는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구성원을 설득하기 위한 소통행보에 나서 관심이 집중된다.
김정태 회장은 지난 10월8일 '달빛기행'이라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는 김 회장과 하나·외환은행 직원 120여명이 서울 동대문 낙산성곽길을 함께 걷는 것이었다. 이 자리에서 김 회장은 최고경영자(CEO)와 직원 간 허물없는 대화시간을 가졌다. 형식적인 산책에서 벗어나 뒤풀이 자리에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소통의 시간을 이어갔다는 후문이다.
이날 김 회장은 외환은행과의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한가족"이라며 "두려움을 버리고 서로가 믿음으로 함께하면 못 이룰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이 '대박'이듯 우리의 통합도 '대박'으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회장은 참여한 직원 120명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하며 "조이 투게더"(Joy Together)를 외쳤다. 이 행사는 직원들과 CEO의 자연스러운 소통을 통해 임직원의 화합은 물론 조기통합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나은행은 외환은행과의 통합을 위한 준비작업으로 통합비전캠프를 실시하고 있다. 이 자리에 김정태 회장이 2차례(5차, 10차)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9월25일 강원도 횡성에서 진행된 10차 캠프에 참석한 김 회장은 그룹의 비전에 대해 약 30분간 강의했다.
그 후 1시간여 동안 직원들과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는데 예상대로 하나-외환은행 통합과 관련된 질문이 많았다. 김 회장은 직원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허심탄회하게 답변하며 불안해 하는 두 은행 직원들의 마음을 보듬어줬다.
그는 그룹 비전 달성을 위해 ▲개인비전 ▲협업 ▲존중과 배려를 강조하면서 "후배들을 위해 일하는 선배 경영진과 팔로워(follower)인 직원 여러분들이 있는 한 우리의 비전 실현도 먼 미래의 일은 아닐 것이라는 희망찬 기대를 해본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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