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업에 근무하다 지난해 은퇴한 50대 후반 이모씨. 그의 재산은 퇴직금을 포함해 약 10억원이다. 인생 2막을 시작하려는 그는 무엇을 먼저 해야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그러다 지인의 권유로 은행을 찾았다. 은행직원이 건네준 서류에 나이와 주소, 현재의 재산, 자녀명, 최근까지의 급여현황 등을 작성한 후 어디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고 어떻게 하면 안정적으로 자금을 굴릴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생각보다 체계적이고 현실에 맞는 투자제안이 마음에 쏙 들었다.

초저금리시대를 맞아 시중은행이 은퇴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고객의 재산을 늘리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주요핵심이다. 은퇴금융은 고객에겐 미래설계 전략을 제공하고 은행은 자사의 투자상품을 판매할 수 있어 은행과 고객 모두에게 필요한 서비스다.

은퇴시장은 그동안 보험과 증권사들이 심혈을 기울여온 시장인데 최근 들어 시중은행도 적극 뛰어들어 차별화된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다. 특히 시중은행은 고객들이 혼란스러워 하는 투자포트폴리오, 절세, 상속 등을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일부 은행에선 맞춤형 은퇴설계프로그램을 개발해 미래설계 포트폴리오의 콤플렉스를 단순화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S-미래설계, 고객별 금융거래 특성부터 은퇴철학까지

신한은행은 최근 'S-미래설계'를 오픈했다. 고객별 금융거래 특성과 필요자금, 은퇴철학까지 반영한 은퇴설계시스템이라는 게 신한은행 측의 설명이다. 거주지역, 소득수준, 연령 등에 따른 세부적 통계치를 바탕으로 은퇴 후의 실질적 비용을 반영하고 현재의 보유자금도 은퇴용·투자용·상속용으로 구분해 노후대비를 위한 정확한 준비 상태를 알려준다.

또한 포트폴리오수익률, 국민연금수령시기, 자녀결혼 등 상황별 자금조정수단 8가지를 적용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하고 그에 따른 은퇴준비설계가 가능하도록 했다.

'미래설계지수' 개념 도입도 큰 특징 중 하나다. 본인의 은퇴준비 상태를 계량화해 어느 부분의 보완이 필요한지 쉽게 이해하도록 한 것. 은퇴설계 방향에 따라 가장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도록 실제 자금운용방안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시중은행의 은퇴시장 공략법


◆은퇴서비스 하나금융에서 한번에

하나·외환은행은 '행복노하우' 브랜드를 최근 출범해 운영 중이다. 이는 하나금융지주 주도의 통합브랜드다. 지금까지 서로 다른 은퇴관련 브랜드를 내세웠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비롯해 하나대투증권, 하나생명, 하나SK카드 등 전 계열사가 '행복노하우'라는 같은 브랜드를 사용하며 다양한 상품과 상담·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한다.

은퇴상품은 하나·외환은행의 '행복노하우통장', 하나대투증권의 '행복노하우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이 있다. 금리는 최고 연 2~2.25%를 적용하고 수수료 우대혜택을 주는 한편 다양한 제휴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산관리서비스도 강화했다. 하나금융 프라이빗뱅커(PB)들의 자산관리 노하우와 은퇴·연금설계 비즈니스를 접목한 전문 컨설팅서비스를 운영한다. '행복파트너'라 불리는 1200여명의 전문컨설턴트들이 상담을 통해 안정적인 장기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 투자포트폴리오를 짜도록 도와준다.


시중은행의 은퇴시장 공략법

◆0세부터 100세까지 생애주기별 진단

KB국민은행은 지난 2012년 출범한 노후설계서비스 'KB골든라이프' 업그레이드 버전을 최근 오픈했다. 이 서비스는 0세부터 100세까지 생애주기별 노후준비진단을 통해 체계적인 노후설계서비스를 제공한다. 모든 영업점에서 준비자산, 은퇴 후 희망생활비 등 간단한 문항입력을 통해 노후생활을 위한 부족자금과 재무상황을 진단하고 개인별 맞춤상품을 제시해준다.

또한 지난 9월1일부터 전국 57개 영업점을 대상으로 'KB골든라이프 특화점포'를 별도로 운영 중이다. KB골든라이프 특화점포에서는 노후설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풍부한 상담노하우를 보유한 노후설계 마스터가 맞춤 노후설계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KB국민은행 명동 자산관리플라자에서는 매주 목요일마다 은퇴준비 교실인 'KB골든라이프데이'를 운영한다.


시중은행의 은퇴시장 공략법

◆은퇴준비는 은퇴전문가에게 맡겨라

우리은행은 은퇴금융서비스 브랜드 '우리청춘 100세'를 내세워 은퇴시장 공략에 나섰다. 우리청춘 100세는 지난 2012년 첫 출범한 이래 매년 업그레이드를 통해 차별화된 은퇴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최근까지 직원 900여명이 전문교육기관에서 은퇴설계전문가 교육을 수료했다.

'100세 파트너'로 임명된 이들은 전 영업점에 배치돼 고객 은퇴설계를 전담한다. 또한 은퇴상담 전용창구인 '청춘100세 라운지'를 전국 100개 영업점에서 운영한다. 청춘 100세 라운지에 배치된 은퇴설계가를 통해 은퇴준비자산 분석, 부족자금 설계, 투자성향과 연령에 맞는 맞춤은퇴설계를 제공받을 수 있다. 내년에는 전 영업점으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우리청춘100세 상품패키지는 입출식 상품, 은퇴자금 준비 및 운용 등 단계별로 가입할 만한 상품을 은행·보험·펀드 등을 망라해 정리한 제안서다.
 

☞ 이 상품 어때요 / 'IBK연금플러스통장'

기업은행이 은퇴 후 소득공백기 대비 목적으로 출시한 'IBK연금플러스통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7월 출시된 이래 3개월(10월23일 기준) 만에 3111좌, 1600억원 이상 판매됐다.

이 상품은 가입 다음달부터 원금과 이자를 균등하게 연금식으로 지급받는 '즉시연금식'과 거치기간 동안 중소기업금융채권으로 운용한 후 연금전환이 가능한 '거치후연금식' 등 2가지 유형이 있다.

장기가입이 필요한 기존의 연금상품과는 달리 거치기간 1∼3년, 연금지급기간 1∼5년 중 각각 연단위로 가입이 가능해 자금목적에 맞게 상품을 설계할 수 있다. 가입대상은 개인이며 가입금액은 1000만원 이상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