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4년, 우리는 수많은 스타들을 추억 속에 묻어야만 했다. 팬들의 가슴을 졸이게 했던 지병은 미소가 아름다웠던 배우의 운명을 달리하게끔 만들었고, 예기치 못한 교통사고는 무대 위에서 빛났던 걸그룹 멤버 두 명의 숨을 거둬갔다. 안타깝고, 또 안타까웠다. 


기필코 ‘마왕’이 현재 진실공방 중인 사인으로 인해 하늘나라로 떠났을 때에는 모두가 한 뜻으로 애도의 물결을 이뤘다. 올 한해, 우리를 비통하게 했던 스타들의 마지막 순간을 되새겨보자.



◆ 안타까운 사고


2014년, 추억 속에 묻은 스타들 ‘슬프지만, 안녕’


레이디스코드 은비·리세, 빗길 교통사고



활짝 피어보지도 못한 꽃이 동시에 졌다. 지난 9월 3일, 오전 1시 23분께 용인시 언남동 영동고속도로 인천방향 43km 지점(신갈분기점 부근), 대구에서 진행된 KBS ‘열린 음악회’ 스케줄을 마치고 서울로 이동하던 걸그룹 레이디스코드의 승합차가 갓길 방호벽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차량에 탑승했던 레이디스코드 멤버 은비가 그 자리에서 숨지고, 또 다른 멤버 권리세와 이소정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특히 권리세는 머리를 심하게 부딪혀 장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지만, 9월 7일 오전 10시 경 세상을 등졌다.


2014년, 추억 속에 묻은 스타들 ‘슬프지만, 안녕’


죠앤, 미국 로스앤젤레스서 교통사고


산뜻하고 명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됐다.지난 12월 2일, 한 매체는 죠앤 관계자의 말을 빌어 “죠앤이 추수감사절 전날인 지난달 11월 26일(현지시간) 교통사고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2일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히트곡 ‘햇살 좋은 날’을 부른 죠앤은 그동안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세리토스 카운티에서 지내왔다. 지난 2012년에는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4’에 출연하며 재기를 꿈꾸기도 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LA에 본사를 둔 B회사 어카운팅 부서에서 근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 늘 걱정됐던 지병


2014년, 추억 속에 묻은 스타들 ‘슬프지만, 안녕’


김자옥, 대장암 투병 중 암세포가 임파선과 폐에 전이


천국에서도 공주처럼 단아하게 빛날 것 같다.지난 11월 16일, 배우 김자옥이 향년 63세로 투병 중이던 대장암이 폐와 임파선 등으로 전이돼 별세했다.



최근까지 고인은 SBS 드라마 ‘세번 결혼하는 여자’에서 열연했으며, 지난 1월 종영한 tvN ‘꽃보다 누나’에 출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한 바 있다. 그녀의 유족으로 남편 가수 오승근와 아들 오영환 씨, 김태욱 SBS 아나운서 등이 있으며, 아들 오영환 씨는 내년 3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2014년, 추억 속에 묻은 스타들 ‘슬프지만, 안녕’


유채영, 위암말기로 투병 끝에 사망


호탕한 웃음소리가 암세포에 잠식당하고 말았다.지난 7월 24일, 오전 8시경 가수 겸 배우 유채영이 위암으로 향년 41세 나이로 안타깝게 사망했다.



지난해 10월 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당시 한 가요계 관계자는 “유채영 씨가 수술 받을 당시 이미 암이 다른 곳으로 전이된 상태였다. 개복 수술을 받았지만, 일부 암세포만 제거할 수밖에 없었다”고 상황을 털어놨다.


2014년, 추억 속에 묻은 스타들 ‘슬프지만, 안녕’


박성신, 심장관련 지병으로 생을 마감


후배들과 다시 같은 무대에 오를 날을 기대했으나, 하늘은 무심했다.지난 8월 9일, ‘한번만 더’라는 곡으로 유명한 가수 박성신이 평소 앓아왔던 심장관련 지병 때문에 향년 45세로 이승을 떠났다.



박성신은 ‘산너머 남촌에는’으로 유명한 가수 박재란의 딸이다. 그녀는 1988년에 제9회 강변가요제에서 ‘비오는 오후’라는 곡으로 가창상과 장려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으며, 1990년에 발매된 대표곡 ‘한번만 더’로 유명세를 탔다. 이후 ‘한번만 더’는 걸그룹 핑클, 가수 마야, 나얼, 이승기 등 후배 가수들에 의해 리메이크됐다.



◆ 날벼락 같은 돌연사


2014년, 추억 속에 묻은 스타들 ‘슬프지만, 안녕’


신해철, 아직도 풀리지 않은 ‘천공 미스테리’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지난 10월 27일, 가수 신해철이 급작스러운 심정지로 심폐소생술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한 후 닷새, 복통을 호소한 후 장협착증 수술을 한지 열흘 만에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별세했다.



이후 11월 3일, 국립과학수사원은 서울 양천구 신월동 서울과학수사연구소에서 진행된 故 신해철 부검 결과 브리핑에서 “신해철의 심낭 아래쪽에서 0.3cm 크기의 천공이 발견됐다. 사인은 천공으로 인해 화농성 삼출액이 발생함으로써 생긴 복막염과 심낭염 합병증으로 보인다”고 밝혀 의료사고에 대한 의문이 증폭됐다.



이에 신해철의 수술을 진행한 병원은 “신해철이 금식을 어겼다”며 문제를 회피한 바 있으며, 이에 유가족은 “금식을 지시한 적이 없다”라고 대응했다. 또한 동의 없이 위축소 수술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병원 측은 “예전 위밴드 수술 때문에 생긴 유착이 위 주변에서도 발견돼 봉합수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인했다.


2014년, 추억 속에 묻은 스타들 ‘슬프지만, 안녕’


정애리, 반포공원서 산책 도중빗길에 미끄러져 실족사


그 순간, 누군가 곁에 있었더라면 좋았을텐데.지난 8월 10일, ‘얘야 시집가거라’로 1970년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가수 정애리가 향년 62세로 생을 마감했다.



당시 정애리의 유족 측은 “오후 9시께 어머니가 반포 한강공원에서 산책하던 중 실족사로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 병원으로 옮겼으나 세상을 떠나셨다”며 “밤이라서 사람이 안 다니고 빗길에 미끄러져 물에 빠진 것 같다. 사람도 없고 수영도 못해서 실족으로 넘어지며 돌아가신 것 같다”고 전했다.



◆ 스스로 택한 극단적 결말


2014년, 추억 속에 묻은 스타들 ‘슬프지만, 안녕’


한나, 공황장애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다


무엇이 그토록 그녀를 괴롭고 외롭게 했을까.지난 1월 13일 경기도 분당에서 홀로 거주하던 JYP엔터테인먼트 출신 가수 한나가 공황장애 등으로 인해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10월 뒤늦게 알려졌다.



한나는 지난 2004년 ‘바운스’라는 노래로 데뷔했다. 또 가수 강성훈의 2집 ‘회상’에서 뮤직비디오 주인공으로도 출연했으며, 가수 비의 2집 수록곡 ‘난 또 니가 좋은 거야’의 피처링을 맡은 바 있다. 이후 2011년 ‘한지서’라는 예명으로 배우활동을 시작해 영화 ‘돈가방’, ‘까만 크레파스’ 등에 출연했다.


2014년, 추억 속에 묻은 스타들 ‘슬프지만, 안녕’


우봉식, 우울증 탓에 자택서 스스로 목매달아


‘생계형 배우’라는 단어는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었다.지난 3월 9일, 단역배우 우봉식이 서울 강남구 개포동 자신의 집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웃 주민에 따르면 우봉식은 주변인들과 왕래없이 라면과 술로 끼니를 때워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의 지인은 “고인이 생활고 때문에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2007년 KBS 1TV 대하드라마 ‘대조영’ 출연 이후 작품활동도 없었다.



2015년 을미년, 비록 드라마 속 김자옥의 소녀같은 엄마 캐릭터를 볼 수 없고, 온몸을 고동치게 하는 신해철 대표곡 ‘그대에게’나‘슬픈 표정하지 말아요’의라이브 무대도 즐길 수는 없을지라도 우리네 마음 안에서 그들은 절대 잊히지 않을 것이다. 새해에는 스타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 모두에게 행복하고 기쁜 소식들만 전해지기를 바라본다.


<사진=권리세 트위터, Mnet ‘슈퍼스타K4’, 온라인 커뮤니티, tvN ‘꽃보다 누나’, KBS, 정애리 앨범 재킷, MBN, jtbc, 한나 앨범 재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