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원조 울리는 미투 제품의 '두 얼굴'
김설아 기자
4,629
공유하기
한 대형마트 과자 진열대. 얼핏 보면 똑같은 제품들이 눈에 띈다. 비슷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상표가 다르다. 한 제품은 먼저 출시된 ‘원조’, 또 다른 제품은 원조를 따라서 만든 ‘미투 제품(Me-too·모방)’이다. 물론 미투 제품이 ‘원조’를 넘어서기란 힘들다. 원조 제품은 시간이 지나도 미투 제품보다 판매율이 앞서는 등 나름의 자존심을 세운다. 하지만 이따금 미투 제품에게 그 자리를 내주기도 한다. 원조 인기에 편승해 개발 비용을 줄인 ‘미투 효과’다.
히트제품이 생기면 눈 깜짝할 사이에 복사품을 만들어내는 ‘미투’의 세계. 이제는 미투 마케팅을 넘어 업계의 관행처럼 자리 잡았다. 비단 식품업계 만의 문제가 아니다.
◆도 넘은 베끼기, 원조는 '울상'
23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일부 화장품 브랜드들이 ‘원조’잡는 ‘미투 제품’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이 지난해 9월 출시한 핸드크림 시리즈가 대표적. 네이처리퍼블릭은 시어버터 성분이 함유된 ‘핸드 앤 네이처 핸드크림’ 18종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출시 후 파워블로거들이 꼽은 핸드크림 테스트에서 ‘최고점’을 받으며 제품력을 인정받고, 4개월만에 누적 판매량 350만개를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3초 만에 1개가 판매된 셈이다.
네이처리퍼블릭 핸드크림이 인기를 끌자 토니모리는 3개월 뒤 미투 제품인 ‘자연그린 핸드크림’을 내놨다. 이 제품은 디자인 뿐 아니라 색감, 성분까지 네이처리퍼블릭 제품과 유사해 업계의 눈총을 받고 있다.
‘에어쿠션 원조’인 아모레퍼시픽도 랑콤이 출시한 ‘미라클 쿠션’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쿠션 파운데이션은 파운데이션을 퍼프로 찍어 바르는 형태로, 아모레퍼시픽이 개발한 상품이다. 지난 2008년 출시 후 큰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국내외에서 1200만개 이상이 팔렸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특허권 침해로 판단되면 해당 업체에 경고장을 보내고, 시정하지 않을 시 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이밖에도 미투 제품은 넘쳐난다.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허니 돌풍’을 일으킨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이 인기를 끌자 농심이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를 내놨고 뷰티숍 미샤는 허니버터칩을 화장품에 반영, 성분이 똑같은 ‘허니버터팩’을 출시했다.
또 롯데 초코파이의 원조는 오리온 초코파이고, 팔도의 ‘불낙볶음면’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따라해 만든 제품이다. 패션업계에서도 해묵은 미투 전쟁을 이어오고 있다. 영국 브랜드 버버리는 국내 업체 쌍방울 TRY의 남성 속옷이 버버리 고유의 체크무늬를 도용했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상표권 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지난달 말 “체크무늬는 버버리 것이 맞다”며 버버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안정적 수익 보장이 원인
이렇듯 미투 제품은 업계에 뿌리박힌 관행처럼 만연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미투 제품’이 나오는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한다. 사업 초기 시장분석, 연구 개발비, 조사비용 등 투자해야 하는 자금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게 그 첫 번째. 이 때문에 기업들이 인기상품을 모방해 적은 돈과 노력을 가지고 이익을 얻으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는 것이다.
잘 나가는 제품을 모방하면 어느 정도 보장된 수익과 편한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는 것도 또 다른 원인이다. 업계 특성상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은 쉽게 구매로 이어지기 때문에 유통 과정에서 벌이는 프로모션 가격을 인하해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면 원 브랜드 상품도 추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브랜드들이 미투 제품 전략을 통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으니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이익을 끌지 몰라도 양질의 제품 개발에 힘들 쏟는 쪽이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히트제품이 생기면 눈 깜짝할 사이에 복사품을 만들어내는 ‘미투’의 세계. 이제는 미투 마케팅을 넘어 업계의 관행처럼 자리 잡았다. 비단 식품업계 만의 문제가 아니다.
![]() |
네이처리퍼블릭 핸드 앤 네이처 핸드크림 vs 토니모리 자연그린 핸드크림(위), 랑콤 미라클쿠션vs 아모레 에어쿠션. |
◆도 넘은 베끼기, 원조는 '울상'
23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일부 화장품 브랜드들이 ‘원조’잡는 ‘미투 제품’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이 지난해 9월 출시한 핸드크림 시리즈가 대표적. 네이처리퍼블릭은 시어버터 성분이 함유된 ‘핸드 앤 네이처 핸드크림’ 18종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출시 후 파워블로거들이 꼽은 핸드크림 테스트에서 ‘최고점’을 받으며 제품력을 인정받고, 4개월만에 누적 판매량 350만개를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3초 만에 1개가 판매된 셈이다.
네이처리퍼블릭 핸드크림이 인기를 끌자 토니모리는 3개월 뒤 미투 제품인 ‘자연그린 핸드크림’을 내놨다. 이 제품은 디자인 뿐 아니라 색감, 성분까지 네이처리퍼블릭 제품과 유사해 업계의 눈총을 받고 있다.
‘에어쿠션 원조’인 아모레퍼시픽도 랑콤이 출시한 ‘미라클 쿠션’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쿠션 파운데이션은 파운데이션을 퍼프로 찍어 바르는 형태로, 아모레퍼시픽이 개발한 상품이다. 지난 2008년 출시 후 큰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국내외에서 1200만개 이상이 팔렸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특허권 침해로 판단되면 해당 업체에 경고장을 보내고, 시정하지 않을 시 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이밖에도 미투 제품은 넘쳐난다.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허니 돌풍’을 일으킨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이 인기를 끌자 농심이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를 내놨고 뷰티숍 미샤는 허니버터칩을 화장품에 반영, 성분이 똑같은 ‘허니버터팩’을 출시했다.
또 롯데 초코파이의 원조는 오리온 초코파이고, 팔도의 ‘불낙볶음면’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따라해 만든 제품이다. 패션업계에서도 해묵은 미투 전쟁을 이어오고 있다. 영국 브랜드 버버리는 국내 업체 쌍방울 TRY의 남성 속옷이 버버리 고유의 체크무늬를 도용했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상표권 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지난달 말 “체크무늬는 버버리 것이 맞다”며 버버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안정적 수익 보장이 원인
이렇듯 미투 제품은 업계에 뿌리박힌 관행처럼 만연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미투 제품’이 나오는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한다. 사업 초기 시장분석, 연구 개발비, 조사비용 등 투자해야 하는 자금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게 그 첫 번째. 이 때문에 기업들이 인기상품을 모방해 적은 돈과 노력을 가지고 이익을 얻으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는 것이다.
잘 나가는 제품을 모방하면 어느 정도 보장된 수익과 편한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는 것도 또 다른 원인이다. 업계 특성상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은 쉽게 구매로 이어지기 때문에 유통 과정에서 벌이는 프로모션 가격을 인하해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면 원 브랜드 상품도 추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브랜드들이 미투 제품 전략을 통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으니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이익을 끌지 몰라도 양질의 제품 개발에 힘들 쏟는 쪽이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