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 포스코, 그래도 꿋꿋한 이유
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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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검찰이 포스코건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인천 송도에 있는 포스코건설 본사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해외 건설사업 관련 내부자료와 회계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것이다. 검찰은 포스코건설의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수사 중이다.
통상 특정기업이나 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 특히 이번 수사는 지난 12일 이완구 국무총리가 대국민 담화에서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직후 급물살을 탔다. 검찰은 개인 차원이 아닌 회사 또는 그룹에서 조직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포스코 관련주에 대한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포스코의 주가는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검찰의 포스코건설 압수수색 소식이 나온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6거래일간 포스코는 총 2.49% 하락했다. 검찰 수사라는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왜 포스코의 주가는 흔들리지 않는 것일까.
◆ 악재 맞지만 이미 너무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포스코 비자금 사건’이 악재는 맞지만 그동안 주가가 너무 많이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포스코 주가에 큰 영향을 끼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박혜민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업 수사가 진행됐지만 주가에 의미있게 반영된 사례는 적었다”며 “현재까지 알려진 소식들만 놓고 보면 포스코의 주가를 크게 훼손할 만한 이벤트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식상한 얘기지만 현재 포스코의 주가는 주가순자산배율(PBR) 0.5배로 역사적 최저점에 달했다. 이 수준이면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폭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재 포스코 주가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학습효과’ 때문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강태현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포스코의 주가가 너무 많이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의 주가는 지난 2010년부터 올해(18일 종가 기준)까지 6년 연속 하락 추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10년에는 연간 기준으로 21.20% 하락했다. 이후 지난 2011년 21.97%, 2012년 8.16%, 2012년 8.16%, 2013년 6.45%, 지난해에는 15.62% 떨어졌다. 지난 2010년의 최고가는 주당 63만3000원이었다. 현재 20만원대(20일 종가 25만4500원)로 떨어졌으니 6년전 최고가 대비 59.79% 하락한 것.
포스코의 주가가 이처럼 매년 약세를 기록한 것은 경쟁자들(중국 및 일본 등)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철강가격은 꾸준한 약세 흐름이다. 전승훈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2010년부터 철강산업이 구조적 불황을 보이고 있다”면서 “사실 3월은 연중 최대 성수기로 철강가격이 강하게 상승해야 당연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춘절(중국의 설날) 이후 약세를 보이는 등 뚜렷한 개선 움직임이 없다”고 설명했다.
조강운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현 시점까지 포스코 비자금 이슈는 심리적인 부분이지 기업 가치를 훼손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를 악화시킬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 현재는 불확실성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 투심 약화, 저가매수 기회?
전문가들은 이번 이슈를 통해 투자심리가 약화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재 철강업황이 좋지 않아 단기적으로 포스코가 크게 실적을 회복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현재 원료가격이 크게 낮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길게 보면 하반기에는 업황이 회복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비자금 사건으로 포스코의 주가가 크게 하락한다면 저가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논리다.
강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원료(철광석 등)와 철강의 가격이 많이 낮아졌다. 지금은 바닥에 근접한 것이 아닌가 싶다”면서 “항상 포스코의 주가는 철강가격과 동행했기 때문에 길게 본다면 하반기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비자금 사건이 수사 중이라는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비자금 사건은 이제 시작됐으며 현재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주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 분석하기는 어렵다”고 털어놨다.
그는 “비자금 사건이 터진 후 현재까지 주가를 살펴보면 수사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 “수사가 개인(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사가 포스코그룹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가 주가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익명의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 “그렇지 않아도 업황이 나쁜 데다 이번 비자금 사건까지 터졌기 때문에 이번 수사가 포스코의 기업가치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 비자금 사건 때문에 포스코가 벌금을 물게 된다면 안 그래도 어려운 포스코의 실적이 단기적으로 악화될 수도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통상 특정기업이나 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 특히 이번 수사는 지난 12일 이완구 국무총리가 대국민 담화에서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직후 급물살을 탔다. 검찰은 개인 차원이 아닌 회사 또는 그룹에서 조직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포스코 관련주에 대한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포스코의 주가는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검찰의 포스코건설 압수수색 소식이 나온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6거래일간 포스코는 총 2.49% 하락했다. 검찰 수사라는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왜 포스코의 주가는 흔들리지 않는 것일까.
◆ 악재 맞지만 이미 너무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포스코 비자금 사건’이 악재는 맞지만 그동안 주가가 너무 많이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포스코 주가에 큰 영향을 끼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박혜민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업 수사가 진행됐지만 주가에 의미있게 반영된 사례는 적었다”며 “현재까지 알려진 소식들만 놓고 보면 포스코의 주가를 크게 훼손할 만한 이벤트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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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조종원 기자 |
박 애널리스트는 “식상한 얘기지만 현재 포스코의 주가는 주가순자산배율(PBR) 0.5배로 역사적 최저점에 달했다. 이 수준이면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폭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재 포스코 주가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학습효과’ 때문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강태현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포스코의 주가가 너무 많이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의 주가는 지난 2010년부터 올해(18일 종가 기준)까지 6년 연속 하락 추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10년에는 연간 기준으로 21.20% 하락했다. 이후 지난 2011년 21.97%, 2012년 8.16%, 2012년 8.16%, 2013년 6.45%, 지난해에는 15.62% 떨어졌다. 지난 2010년의 최고가는 주당 63만3000원이었다. 현재 20만원대(20일 종가 25만4500원)로 떨어졌으니 6년전 최고가 대비 59.79% 하락한 것.
포스코의 주가가 이처럼 매년 약세를 기록한 것은 경쟁자들(중국 및 일본 등)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철강가격은 꾸준한 약세 흐름이다. 전승훈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2010년부터 철강산업이 구조적 불황을 보이고 있다”면서 “사실 3월은 연중 최대 성수기로 철강가격이 강하게 상승해야 당연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춘절(중국의 설날) 이후 약세를 보이는 등 뚜렷한 개선 움직임이 없다”고 설명했다.
조강운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현 시점까지 포스코 비자금 이슈는 심리적인 부분이지 기업 가치를 훼손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를 악화시킬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 현재는 불확실성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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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검찰 수사관들이 포스코건설 사옥에서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스1 민경석 기자 |
◆ 투심 약화, 저가매수 기회?
전문가들은 이번 이슈를 통해 투자심리가 약화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재 철강업황이 좋지 않아 단기적으로 포스코가 크게 실적을 회복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현재 원료가격이 크게 낮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길게 보면 하반기에는 업황이 회복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비자금 사건으로 포스코의 주가가 크게 하락한다면 저가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논리다.
강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원료(철광석 등)와 철강의 가격이 많이 낮아졌다. 지금은 바닥에 근접한 것이 아닌가 싶다”면서 “항상 포스코의 주가는 철강가격과 동행했기 때문에 길게 본다면 하반기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비자금 사건이 수사 중이라는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비자금 사건은 이제 시작됐으며 현재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주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 분석하기는 어렵다”고 털어놨다.
그는 “비자금 사건이 터진 후 현재까지 주가를 살펴보면 수사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 “수사가 개인(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사가 포스코그룹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가 주가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익명의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 “그렇지 않아도 업황이 나쁜 데다 이번 비자금 사건까지 터졌기 때문에 이번 수사가 포스코의 기업가치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 비자금 사건 때문에 포스코가 벌금을 물게 된다면 안 그래도 어려운 포스코의 실적이 단기적으로 악화될 수도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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