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1% 시대’가 열렸다. 금리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시중은행들이 급기야 예·적금 출시를 포기하는 ‘예·적금 신상품 실종’ 현상마저 나타난다.
 
그래도 재테크의 꿈을 포기하기엔 이르다. 가만히 앉아서 떨어지는 수익을 따먹기는 어려운 시기지만 열심히 돈을 굴린다면 연 10%를 바라보는 ‘꿀 수익’도 요원하지 않다.
 
때마침 상승기류를 타는 주식시장과 오랜 금융시장의 시련으로 단련된 중위험 금융상품, 안전하면서도 예금보다는 조금 더 수익을 낼 수 있는 저위험 상품 등 선택의 폭도 비교적 넓다.
 
은행 및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高·中·低’ 눈높이 재테크를 위한 유망투자상품을 알아봤다. 단 ‘기대수익이 높은 상품일수록 위험도 크다’는 말에는 밑줄 좍~.
 
◆高 : 유럽주식·고배당주로 연 10% 수익 도전
 
주식시장에 봄기운이 완연하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부양을 위해 이달부터 양적완화(QE)에 나섰고 세계 각국도 앞다퉈 금리인하 경쟁에 나서며 시장에 많은 돈이 돌고 있다. 18일 기준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해외주식형펀드에 유입된 1550억원의 자금 중 약 1100억원이 유럽주식형펀드에 들어왔다.
 
김혜선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PB센터 PB팀장은 “ECB가 월 600억유로씩 시장에 푸는 양적완화를 단행했고 미국의 금리인상 리스크는 시점(인상)이 발표되면 오히려 증시 상승장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와 같은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중국, 일본을 아우르는 선진국펀드의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이종혁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PB팀장은 유럽과 중국에 분산투자(7대 3)하는 포트폴리오를 제안했다. 안정적인 유럽시장과 변동성이 크지만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중국지역에 대한 분산투자가 고수익(연 7~10%) 달성에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국내주식형 중에는 고배당주가 우선 주목된다. 이창식 NH투자증권 머그투자클럽 연구원은 “1분기 기업들의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가운데 배당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정부나 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은 종목이 배당성향도 높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1%대 기준금리 사용설명서-상] '꿀수익' 안겨줄 금융상품

◆中 : ELS·DLS·부동산금융상품으로 5~7% 수익 어때?
 
저금리·저수익시대를 맞아 ‘틈새’에서 ‘대세’로 위상이 급등한 상품이 바로 주가연계상품이다. 변동성 장세에서도 5~7% 이상의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어서다.
 
이종혁 팀장은 “최근 주가가 급등해 투자하기 부담스럽다는 관점도 있지만 6개월 안에 현 지수에서 80% 이상 빠지지 않으면 5~6%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스텝다운형 ELS 등이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여전히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김혜선 팀장 역시 ‘지수형 ELS’로 연 5~7% 수준의 수익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개별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보다 변동성이 적어 안정적 수익추구에 유리하다.
 
이창식 연구원은 주가연계 상품 가운데서도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에 우선 관심을 가질 것을 제안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달러강세에 따른 금·은이나 원유 등의 원자재가격이 크게 낮아져 추가하락의 가능성이 적고 달러강세 요인이 약화될 경우 반등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금리인하 효과로 부각되는 부동산금융상품을 주목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이승호 하나대투증권 청담금융센터 PB부장은 “금리인하에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시장이 부동산시장”이라며 리츠 등 부동산금융상품을 추천했다. 부동산이라는 담보가 있는 데다 강력한 정부정책을 등에 업고 쏠쏠한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높아서다. 기대수익률은 5~7% 수준으로 예상했다.


[1%대 기준금리 사용설명서-상] '꿀수익' 안겨줄 금융상품

◆低 : 예금보다 1%p ‘더’, 세테크로 실속 투자
 
“안전자산의 종말이 왔다.” 1% 기준금리시대, 예금은 날개 없이 추락 중이다. 이승호 부장은 “이제 예금예치는 그저 ‘보관’의 용도일 뿐”이라며 “재테크의 목적에는 부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안전자산의 수익이 하향조정되면서 더욱 부각되는 것이 세테크다. 이창식 연구원은 “재형저축이나 연금저축 등 절세상품을 우선적으로 챙기는 것이 좋다”며 “세테크만 잘해도 수익이 1~2%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애경 한국씨티은행 서울지점 부지점장 또한 비과세상품을 주목했다. 이 부지점장은 “장기저축이 가능하다면 10년 이상 보유 시 비과세혜택이 주어지는 저축보험이나 연금저축이 추천대상”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기준 저축보험의 공시이율은 3%대 중반으로 예금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데다 최저보증이율이라는 ‘안전장치’가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상품마다 다른 공시이율은 주기적으로 변동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를 활용한 단기 특정금전신탁 상품도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금융상품이다. 이종혁 팀장은 “ABCP는 2.3~2.4%의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안전하면서도 정기예금보다는 약간 더 많은 이자를 원하는 경우 적합한 금융상품”이라고 말했다.
 
역발상 관점에서 국공채도 추천대상에 올랐다. 채권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는 특징이 있어 금리인하기에는 투자자의 관심이 멀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앞으로 추가인하 가능성을 고려하라는 것. 김혜선 팀장은 “연내 0.25%포인트 추가금리 인하 가능성을 감안하면 국공채 투자는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얻기에 유리하고 환매수수료가 부과 안돼 시장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 가능한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