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 상장, 미래에셋생명의 고민
박효선 기자
11,397
공유하기
기업공개(IPO)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IPO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미래에셋생명이 7월 초 증시에 뛰어든다. 미래에셋생명의 숙원 사업이 결실을 앞뒀다. 처음 상장 이야기가 나온 지 8년 만이다.
미래에셋생명이 상장추진에 나선 것은 증시 활황세인 올해가 최적기라고 판단해서다. 저금리에 지친 사람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며 증권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저금리 상황에 보험주가 증시에서 보여줄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렇다면 미래에셋생명이 올해 상장작업에 시동을 건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미래에셋생명의 잰걸음은 단순히 개인투자자와 해외 및 기관투자자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서만은 아닌 듯하다.
◆ 저금리환경, 보험업 타격
저금리 기조가 굳어지면서 국내 증시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동시에 IPO시장도 뜨거워졌다. 최현만 수석부회장은 올해를 상장 추진 적기로 판단하고 지난 2008년 이후 7년간 끌어온 증시 입성 시도를 끝낼 계획이다. 마침 올해는 미래에셋생명의 출범 10주년이기도 하다.
최근 미래에셋생명은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7월 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해 매매를 개시할 예정이다. 상장에 성공하면 생명보험업계 중 동양생명(2009년), 삼성생명(2010년), 한화생명(2010년)에 이어 4번째 상장사가 된다. 2010년 이후 끊겼던 생명보험사 IPO의 맥도 잇게 된다.
미래에셋생명 상장주관은 삼성증권을 비롯해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다이와증권이 맡는다. 미래에셋생명 대주주인 미래에셋증권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대표주관사로 참여할 수 없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6월 상장할 예정이라고 보도됐지만 7월 첫주 이후에 상장하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내부적으로 상장을 준비해온 태스크포스(TF)도 다음달까지 모든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가 흐름이 원활한 올해가 상장하기 좋은 시기라고 판단했다는 부연설명이다.
미래에셋생명의 희망공모가는 주당 8200~1만원 선으로 결정됐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2일 이 같은 내용의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공모 예정주식은 4539만9976주로 공모 규모는 최대 4540억원에 달한다. 올 들어 최대 규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저금리 환경에서 보험주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저성장·저금리 기조로 생명보험사의 성장성에 한계가 있어 흥행에 실패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운용사 한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로 생보사가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미래에셋생명이 IPO시장에서 그나마 대어로 꼽히며 이슈가 됐는데 작지만 알짜배기 업체들이 대거 IPO시장에 등장하기 때문에 미래에셋생명 투자에 얼마나 관심이 쏠릴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인하 여파로 실적악화에 이미 상장한 보험사의 주가도 부진한 상태라 (미래에셋생명) 상장에 대한 기관투자가의 기대는 높지 않다”고 우려했다.
실제 이미 상장한 삼성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의 주가는 부진하다. 이들 생보사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넘지 못하며 공모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 상장작업 속도 낸 속내는?
이처럼 저금리 여파로 보험업의 성장동력이 고갈돼 IPO로 인한 수혜가 확실치 않은 상황임에도 올해 미래에셋생명은 상장을 위해 더욱 분주하게 움직였다.
상장예비심사에서 통과된 후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5월20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신주 4000만주를 발행키로 했다. 구주 약 540만주도 함께 매각키로 했다. 구주는 미래에셋파트너스 2호가 보유한 주식이다. 미래에셋생명 지분 5.13%를 보유한 4대 주주인 미래에셋파트너스 2호가 주식 540만주를 일반인에게 공개적으로 팔기로 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생명이 증시 입성 채비를 서두르는 이유가 국제회계기준 개정안(IFRS4 2단계) 도입에 대비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한다. IFRS4 2단계 도입이 오는 2018년으로 다가옴에 따라 미래에셋생명은 자본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1단계에서 원가로 평가했던 보험부채가 시가로 평가된다. 보험부채는 앞으로 지급하게 될 보험금 등의 금액을 미리 예상해 확보한 책임준비금이다. 기준이 바뀌면 결산 시점마다 위험률과 할인율 등을 포함한 기초율을 재산정해 보험부채를 재평가한다. 그만큼 보험부채는 롤러코스터를 타듯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보험사들의 위험기준자기자본(RBC)비율(보험사 건전성지표)이 현재 당국 권고기준(150%)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미래에셋생명의 RBC비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321.8%를 기록해 금융당국의 권고기준치보다 높다. 하지만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미래에셋생명 역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따라서 미래에셋생명이 코스피 상장작업을 서두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생명은 상장을 통해 마련되는 자금으로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데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상장이 저성장·저금리의 벽을 뚫고 미래에셋생명의 체력을 강화할지 주목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생명이 상장추진에 나선 것은 증시 활황세인 올해가 최적기라고 판단해서다. 저금리에 지친 사람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며 증권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저금리 상황에 보험주가 증시에서 보여줄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렇다면 미래에셋생명이 올해 상장작업에 시동을 건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미래에셋생명의 잰걸음은 단순히 개인투자자와 해외 및 기관투자자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서만은 아닌 듯하다.
◆ 저금리환경, 보험업 타격
저금리 기조가 굳어지면서 국내 증시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동시에 IPO시장도 뜨거워졌다. 최현만 수석부회장은 올해를 상장 추진 적기로 판단하고 지난 2008년 이후 7년간 끌어온 증시 입성 시도를 끝낼 계획이다. 마침 올해는 미래에셋생명의 출범 10주년이기도 하다.
최근 미래에셋생명은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7월 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해 매매를 개시할 예정이다. 상장에 성공하면 생명보험업계 중 동양생명(2009년), 삼성생명(2010년), 한화생명(2010년)에 이어 4번째 상장사가 된다. 2010년 이후 끊겼던 생명보험사 IPO의 맥도 잇게 된다.
미래에셋생명 상장주관은 삼성증권을 비롯해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다이와증권이 맡는다. 미래에셋생명 대주주인 미래에셋증권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대표주관사로 참여할 수 없다.
![]() |
미래에셋생명의 희망공모가는 주당 8200~1만원 선으로 결정됐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2일 이 같은 내용의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공모 예정주식은 4539만9976주로 공모 규모는 최대 4540억원에 달한다. 올 들어 최대 규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저금리 환경에서 보험주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저성장·저금리 기조로 생명보험사의 성장성에 한계가 있어 흥행에 실패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운용사 한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로 생보사가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미래에셋생명이 IPO시장에서 그나마 대어로 꼽히며 이슈가 됐는데 작지만 알짜배기 업체들이 대거 IPO시장에 등장하기 때문에 미래에셋생명 투자에 얼마나 관심이 쏠릴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인하 여파로 실적악화에 이미 상장한 보험사의 주가도 부진한 상태라 (미래에셋생명) 상장에 대한 기관투자가의 기대는 높지 않다”고 우려했다.
실제 이미 상장한 삼성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의 주가는 부진하다. 이들 생보사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넘지 못하며 공모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 |
최현만 미래에셋생명 수석부회장. /사진제공=미래에셋생명 |
이처럼 저금리 여파로 보험업의 성장동력이 고갈돼 IPO로 인한 수혜가 확실치 않은 상황임에도 올해 미래에셋생명은 상장을 위해 더욱 분주하게 움직였다.
상장예비심사에서 통과된 후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5월20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신주 4000만주를 발행키로 했다. 구주 약 540만주도 함께 매각키로 했다. 구주는 미래에셋파트너스 2호가 보유한 주식이다. 미래에셋생명 지분 5.13%를 보유한 4대 주주인 미래에셋파트너스 2호가 주식 540만주를 일반인에게 공개적으로 팔기로 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생명이 증시 입성 채비를 서두르는 이유가 국제회계기준 개정안(IFRS4 2단계) 도입에 대비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한다. IFRS4 2단계 도입이 오는 2018년으로 다가옴에 따라 미래에셋생명은 자본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1단계에서 원가로 평가했던 보험부채가 시가로 평가된다. 보험부채는 앞으로 지급하게 될 보험금 등의 금액을 미리 예상해 확보한 책임준비금이다. 기준이 바뀌면 결산 시점마다 위험률과 할인율 등을 포함한 기초율을 재산정해 보험부채를 재평가한다. 그만큼 보험부채는 롤러코스터를 타듯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보험사들의 위험기준자기자본(RBC)비율(보험사 건전성지표)이 현재 당국 권고기준(150%)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미래에셋생명의 RBC비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321.8%를 기록해 금융당국의 권고기준치보다 높다. 하지만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미래에셋생명 역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따라서 미래에셋생명이 코스피 상장작업을 서두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생명은 상장을 통해 마련되는 자금으로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데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상장이 저성장·저금리의 벽을 뚫고 미래에셋생명의 체력을 강화할지 주목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