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이케아·맥도날드 웃고 울린 '#'
돈되는 '우물정자' #해시태그 / 브랜드 스토리? '#'에게 물어봐!
김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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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샵)으로 연결되고 있다. 우물 정 혹은 숫자표시에 그쳤던 기호 #은 온라인에서 ‘링크’를 만나 ‘해시태그’(Hash Tag)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이제 우리는 #으로 검색하고, 조언을 듣고, 답을 구한다. <머니위크>는 대한민국을 강타한 해시태그가 우리사회에 미친 변화에 대해 짚어보고 유통, IT 등 관련업계가 주목하는 #에 대해 살펴봤다.
#1. 스웨덴 가구공룡 이케아는 ‘SNS마케팅’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매년 고객에게 발송되는 우편 카탈로그 방식의 도달률이 점차 낮아지자 소셜마케팅 캠페인을 벌였다. ‘The Social Catalogue’가 그것. 방식은 아주 단순했다. 고객이 카탈로그 속 제품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특정 해시태그와 함께 올리면 해당 제품을 경품으로 주는 이벤트다. 고객들은 앞다퉈 자신이 갖고 싶은 가구 사진을 SNS에 올리기 시작했고 입소문을 타면서 우편을 받지 못한 고객들까지 카탈로그를 찾아 나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고객을 통해 카탈로그의 모든 제품이 SNS에 올라오는 데는 단 4주밖에 걸리지 않았다.
#. 세계적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는 고객에게 ‘맥도날드에 대한 즐거운 스토리를 올려달라’며 #McDStories라는 해시태그를 만들었다. 맥도날드는 이 캠페인을 통해 SNS 이용자가 햄버거와 서비스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를 공유하길 바랐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이용자들은 이 해시태그를 부정적인 경험을 나누는 데 사용했다. “맥도날드 패티 맛없다”, “비위생적이다”라는 글이 해시태그와 함께 일파만파 공유됐고 맥도날드는 2시간 만에 해당 트윗을 중단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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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고범준 기자 |
두 사례가 가져온 결과는 다르지만 언제부턴가 기업들은 인지도나 매출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여기서 #은 우물정도, 샤프 기호도 아닌 바로 해시태그. SNS상에서 특정 키워드만 모아 볼 수 있도록 약속한 일종의 기호다.
◆ #… 우물정에서 해시태그로
어떤 키워드, 혹은 단어 앞에 해시태그를 붙이면 자동으로 검색 링크가 생성된다. 링크가 생성되면 그 단어를 클릭하는 것만으로 온라인상에 게재된 동일주제의 콘텐츠를 쉽게 모으고 골라서 볼 수 있다. 일종의 ‘검색’과 ‘공유’의 기능을 동시에 보유한 셈.
SNS 사용자가 특정 브랜드나 제품을 찾는 데 해당 기능을 유용하게 사용하면서 덩달아 기업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특히 일반소비자를 대상으로 B2C 마케팅을 하는 기업과 시민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벌이려는 공공기관 등이 적극적이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곳은 역시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업계다. 캘빈클라인의 ’show yours’ 캠페인이 대표적. 캘빈클라인은 브랜드의 매출감소가 이어지자 부활을 꿈꾸며 미란다 커, 조단 던 등의 셀럽들에게 자사 로고가 크게 노출되는 속옷을 입혀 그 사진을 #mycalvins 해시태그와 함께 각자의 인스타그램에 올리게 했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소비자들은 캘빈클라인 매장에 들러 언더웨어를 구입하고 그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등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시작했다.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자 캘빈클라인은 ‘show yours’ 캠페인을 연장했다.
패션 운동화브랜드 반스도 마찬가지. 반스는 자사 제품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대신 ‘Off the wall’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짧은 동영상을 SNS를 통해 모집하고 선정된 아티스트에게 다큐멘터리 영상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 결과 #Livingoffthewall 해시태그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된 반스의 사진과 동영상이 노출됐다. 반스는 또 최종선택된 아티스트가 제작한 영상이나 음악, 제품 등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고객 쇼케이스 행사도 정기적으로 열었다. 온라인이벤트를 자연스레 오프라인으로 확장시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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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s ‘off the wall shoes’ /사진=vans off the wall shoes 화면캡처 |
◆ 진정성 없으면 오히려 독
국내 뷰티업계도 해시태그를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주로 스타와 제품을 엮는 방식이다. 수입화장품 멀티숍인 벨포트가 독점 공급하는 메이크업브랜드 카고의 모델로 활동 중인 에일리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일명 ‘설레임 파운데이션’이라고 불리는 카고의 파운데이션을 애장품으로 소개했다. 해당 제품이 뷰티블로거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사용 후기, 제품 인증샷 등이 쏟아졌다.
최근 MBC <복면가왕>에서 ‘황금락카 두통 썼네’로 출연해 노래 실력을 뽐낸 바 있는 걸그룹 f(x)의 멤버 루나는 얼마 전 ‘#모공고민아웃’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베네피트에서 새롭게 출시한 휴대용 모공 스틱 ‘더 포어페셔널: 라이선스 투 블롯’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뷰티업계 한 관계자는 “해시태그가 방대해지고 세분화된 소비자의 니즈를 적절하게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이 됐다”며 “특히 유명 스타가 사진과 함께 해시태그를 달아주면 단시간에 간단하면서도 강한 인상을 줄 수 있어 마케팅 영역에서 선호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해시태그가 SNS 시대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올바르게 사용하지 않으면 앞서 맥도날드의 사례처럼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에게 분명한 방향을 제시하면서 얼마만큼 진정성을 보여주느냐가 마케팅의 핵심이 돼야 한다”며 “단순히 좋은 스토리를 공유하는 의미를 넘어 기업이 고객의 긍정적인 스토리를 끌어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시태그는 가치의 집단적 공유를 이끌어내기도 하고 때로는 단순 강조의 의미로 또 때로는 시답잖은 농담 정도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게 바로 해시태그가 가진 장단점이자 영향력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분명한 건 머지않아 더 강력한 ‘#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점이다.
OO브랜드 : 인지도 하
브랜드 인지도가 전무한 단계라면 통일된 키워드를 지속적으로 노출하는 게 좋다. ‘#oo브랜드명’ 형태가 가장 일반적.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애칭이나 카피가 있다면 함께 활용하는 것도 좋다. 여러개 키워드를 동시에 쓰기보다 지속적이고 일관적인 이미지를 전파하는 게 중요하다.
△△브랜드 : 인지도 중하
브랜드 인지도가 있긴 하지만 아직 낮은 상황이라면 실시간 이슈나 트렌드를 적절히 이용하는 게 방법이다. 이슈에 브랜드를 녹이는 것. 만약 다이어트가 이슈인 날이라면 #△△브랜드, #다이어트, #여름 등의 해시태그를 통해 검색에 노출되는 고리를 여러개 만드는 게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단 너무 상관없는 키워드는 오히려 반감을 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브랜드: 인지도 상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편이라면 틀을 깨보는 것도 방법이다. #20년전_즐겨먹었던_아이스크림, #첫사랑하면_떠오르는_기억 등 누구나 공감할 법한 문장형식도 좋고 고객이 함께 참여하는 형태로 해시태그 마케팅을 하는 것도 좋다. 물론 브랜드의 핵심 스토리를 전제한 뒤 고객이 동참할 수 있는 간단한 이벤트를 만드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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