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결국 국제통화기금(IMF) 부채상환 만기일을 지키지 못하고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다.

30일(현지시간)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은 그리스의 재정지원 프로그램(2차 구제금융)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그리스는 이날 IMF에 상환해야 하는 15억5000만 유로(약 1조9000억원)의 채무를 이행하지 못했다.
그리스', '국민투표'/ 사진=머니투데이(로이터 제공)
그리스', '국민투표'/ 사진=머니투데이(로이터 제공)

그리스는 이날 오후 유럽안정화기구에 2년간 국가채무 상환용 자금을 지원해달라는 '3차 구제금융'을 요청하고 기존 구제금융을 단기간 연장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은 연장안을 거부했다. 다만 3차 구제금융 안건에 대한 논의 가능성은 열어뒀다.

알렉산더 스투브 핀란드 재무장관은 3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구제금융 연장이나 부채 탕감은 불가능하다. 다만 유로안정화기구(ESM)에 대한 요청은 언제나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처리된다”고 언급했다.


이번 그리스의 3차 구제금융 제안은 신자유주의식 정책을 요구한 국제통화기금, IMF를 배제한 것으로 IMF의 동의 여부가 불확실하다. 또한 최대 채권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5일 예정된 그리스의 국민투표를 철회하지 않으면 새로운 제안을 협상하지 않겠다고 밝혀 난항이 예상된다.

한편, 구제금융 종료에 따라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은 그리스 정부와 그리스 은행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하고 있다.


피치는 30일(현지시간) 그리스 신용등급을 'CCC'에서 'CC'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스탠더드&푸어스(S&P)도 그리스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selective default)'로 하향 조정했다. 그리스 은행들의 예금인출 제한 조치가 시행됐고 유럽연합(EU)의 추가적인 도움이 없다면 향후 6개월 이내에 그리스 은행들의 부도가 불가피한 것으로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