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쇼핑몰은 유통업계의 핫 플레이스로 통한다. 선진국형 쇼핑과 외식, 상업, 업무, 레저, 수족관, 숙박까지 가능한 도시형 엔터테인먼트 문화공간이어서다.


복합쇼핑몰의 최대장점은 한곳에서 쇼핑과 문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점이다. 굳이 외부로 나가지 않아도 한 공간에서 먹고 마시고 즐길 수 있다. 게다가 다양한 연령층이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용산역 아이파크몰과 영등포 타임스퀘어, 신도림 디큐브시티, 롯데몰 김포공항, 잠실 롯데월드몰, 여의도 IFC몰을 비롯해 최근 개장한 삼성역 파르나스몰은 호텔과 오피스는 물론 극장·서점 등을 갖췄다.


리모델링 후 재개장했지만 몰락한 코엑스몰과 달리 최근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복합쇼핑몰의 차별화 전략을 살펴봤다.


롯데월드. /사진제공=롯데자산개발
롯데월드. /사진제공=롯데자산개발

◆소비 양극화 해소, 쇼핑몰 새 활로 개척

복합쇼핑몰의 또 다른 장점은 소비층의 다양화다. 중산층뿐만 아니라 저소득층까지 끌어들여 지갑을 열게 한다.

쇼핑의 대명사로 불리는 백화점은 중산층 이상 소비자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크다. 그러나 최근 메르스 사태와 경기침체 등 소비 여력 감소 및 합리적 소비라는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탈백화점’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이로 인해 백화점의 올 5월까지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5% 감소했다. 특히 미래 잠재고객인 20~30대 고객 비중이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백화점은 뒤늦게 저렴한 온라인유통 플랫폼에 상품을 내놓거나 2년 이상 된 재고를 주로 취급하는 창고형 아웃렛사업을 확대했지만 여전히 비싸다는 인식 때문인지 소비자의 마음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이에 반해 복합쇼핑몰은 다양한 가격대와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한 매장을 층별로 구분함으로써 불황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다양한 소비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대기업이 미래 먹거리로 복합쇼핑몰을 선택하며 진출을 꾀하기도 한다.


롯데그룹은 올해 롯데몰 김포와 잠실 롯데월드몰을 개장했으며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내년 경기도 성남시와 하남시, 인천 등에 복합쇼핑몰을 오픈, ‘몰의 전쟁’에 합류할 예정이다.

복합쇼핑몰은 지난해부터 급증하는 추세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 크고 작은 복합쇼핑몰(아웃렛 포함)은 82개. 개장을 앞둔 복합쇼핑몰이 많아 올해에는 100개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소득수준과 연령층에 상관없이 다양한 고객이 한곳에 오래 머물며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복합쇼핑몰”이라며 “앞으로 소비트렌드도 복합쇼핑몰이 어떤 마케팅을 펼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세계 하남 조감도. /사진제공=신세계
신세계 하남 조감도. /사진제공=신세계
파르나스몰. /사진제공=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몰. /사진제공=인터컨티넨탈

◆콘텐츠가 곧 경쟁력… 차별화 안간힘

물론 모든 복합쇼핑몰이 호황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리모델링을 마치고 그랜드 오픈한 복합쇼핑몰 1세대인 코엑스몰의 몰락이 이를 증명한다. 강남의 대표적 황금상권으로 불린 곳이지만 고 임대료 등 갑질 논란이 불거지고 매장이 빠지면서 방문객은 물론 매출도 크게 줄었다.

현재 복합쇼핑몰 업체들은 분양을 지양하고 임대료 가격을 현실화 하는 등 경쟁업체와 차별화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타임스퀘어 관계자는 “매장을 분양방식으로 운영하면 매장별 MD(브랜드 구색과 매장 배치) 구성을 임의대로 관리할 수 없는데 임대료 방식은 각 층별로 매장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며 “고객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쇼핑과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고 차별화된 매장을 입점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 쇼핑몰과의 차별화도 중요 포인트다. 복합쇼핑몰은 차별화된 SPC브랜드 입점과 가족, 연인이 장시간 머물러도 지루하지 않도록 독특하고 재미있는 문화공간을 마련했다.

지난해 고객만족도(한국소비자원) 1위에 오른 김포 롯데몰은 친환경 ‘몰링파크’로 고객을 사로잡았다. 녹지공간인 ‘스카이파크’(Sky park)는 자연경관을 최대한 살려 정원과 산책로, 잔디광장, 수변공간, 씨네플라자 등 6개의 테마를 가진 공원으로 구성해 가족이 마음놓고 즐길 수 있도록 꾸몄다.

실내 인테리어는 현대와 자연이 조화된 ‘모더네이처’(Moder-Nature) 콘셉트로 구성했다. 자연을 실내로 끌어들여 세련된 공간을 만드는 것으로 국내 쇼핑몰에서는 최초로 시도된 개념이다. 이를 통해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수요까지 끌어들였다.

잠실의 롯데월드몰은 SPA브랜드와 식당가의 차별화 전략에 집중했다. 이곳의 브랜드 수는 270여개다. 특히 글로벌 SPA인 H&M의 프리미엄 라인 ‘코스’(COS)를 비롯해 H&M의 생활용품 브랜드 ‘H&M 홈’, 외식브랜드 ‘피에프창’(P.F. Chang’s), 스와치그룹의 시계 편집숍인 ‘아우어 패션’(Hour Passion) 등 16개 브랜드가 롯데월드몰을 통해 국내에 첫선을 보였다.

밤 12시(5~6층 테마식당가)까지 다양한 해외 유명맛집도 만날 수 있다. 캐주얼 펍레스토랑 ‘하드록카페’, 호주의 유명셰프 빌 그랜저가 운영하는 브런치 전문레스토랑 ‘빌즈’, 반 고흐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반고흐 뮤지엄 카페’ 등을 포함해 4~5개의 세계적 유명브랜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영등포 타임스퀘어는 기존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서는 볼 수 없었던 테넌트를 장점으로 내세웠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고 백화점과 차별화할 수 있는 테넌트 유치전략을 통해 패션과 음식·음료(F&B)에 중점을 두고 전체 브랜드 중 60%를 교체했다. 또 5층 옥상까지 확 트인 개방형 커뮤니티공간 ‘아트리움’에서는 주말마다 인디밴드, 재즈, 팝페라, 뮤지컬, 칵테일쇼, 마술쇼, 탭댄스 등의 공연이 펼쳐진다.

이밖에 여의도 IFC몰은 트렌드에 민감한 20~40대 도시직장인과 외국인 거주자에 포커스를 맞췄다. 국제적 감각을 중시하는 다양한 글로벌 패션브랜드 및 최신 푸드트렌드를 선보이며 쇼핑·외식·문화·비즈니스를 원스톱으로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