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다.” 인생을 살면서 가장 많이 나누는 대화주제 중 하나가 건강이다. 장수하는 이들을 살펴보면 건강과 수명은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어 보인다.


지난해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노인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노인의 89.2%가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 평균 2.6개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데 고혈압, 관절염, 당뇨 순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최근 연구논문을 보면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 중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다. 가족력이란 3대에 걸친 직계가족 중 최소 2명 이상 같은 질병에 걸린 경우를 말한다.

질병의 가계도라고 할 수 있는 가족력은 기대수명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가족력 질환으로는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뇌졸중, 치매, 유방암, 대장암, 위암, 간암, 폐암 등을 꼽을 수 있다. 기대수명까지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건강한 삶을 사느냐가 중요한 시대다.

[고수칼럼] 유병장수 시대, ‘가족력’ 챙겨라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우리 사회의 모든 제도와 시스템은 아직도 80세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100세 시대는 예상보다 더 빨리 다가오고 있다. 80세 인생플랜에 맞춰 노후를 준비한 이들에게는 심각한 소식이다. 오는 2018년에는 65세인구가 14%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사회가 눈앞에 와 있다. 장수시대의 가장 큰 위협은 흔히 3고(苦)로 불리는 외로움과 질병과 빈곤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우려되는 것은 질병이다. 질병을 보유한 채 오래 살아가는 유병(有病)장수가 100세 시대의 삶을 위협하는 가장 큰 걸림돌로 등장했다. 전 생애 동안 지출하는 의료비 중 65세 이후 발생하는 의료비 비중이 절반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3년 기준 전체 남성의 생애의료비는 1억177만원이고 이 중 50.5%가 65세 이후 지출된다. 여성의 생애의료비는 1억2331만원이고 55.5%가 65세 이후 지출된다.


그만큼 건강이 가장 중요한 키워드다. 건강해야 외로움도, 빈곤도 극복할 수 있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운동 등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지만 유전적 요인도 점검해봐야 한다. 특히 식습관을 포함한 생활습관, 환경요인 등을 고려한 가족력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한 가족은 특정유전자를 일부 공유하는 것 외에도 비슷한 직업, 사고방식, 생활습관, 동일한 식사 및 주거환경 등을 공유한다. 일종의 후천적 유전자인 셈이다.

따라서 가족력을 미리 파악하고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유방암 등의 가족력 관련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예컨대 고혈압 발병률은 부모 모두 정상일 때 4%에 불과하지만 부모 중 한쪽이 고혈압이면 30%, 양쪽 모두 고혈압일 경우 50%까지 올라간다. 고혈압은 유전되는 체질에 생활습관이 결합돼 발병하기 때문이다.
당뇨병의 경우 양친 중 한쪽이라도 당뇨가 있을 경우 자녀의 당뇨병 발생확률은 10~30%다. 그러나 양친 모두 당뇨병이 있을 경우에는 자녀 발생확률이 40%로 높아진다. 이처럼 가족력은 노인 유병률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고수칼럼] 유병장수 시대, ‘가족력’ 챙겨라

◆가족건강 가계도를 그려보자

최근 보험사들은 관련 컨설팅을 강화하는 추세다. 보험에 가입하기 전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가족력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력과 생활습관에 맞는 설계를 통해 필요한 보장을 제대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삼성화재의 경우 강북삼성병원과 함께 가족력 및 생활습관을 알아본 후 고객의 질병위험도를 예측하고 이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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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주는 모바일 앱을 개발했다. 가족력 컨설팅 앱은 의학적으로 널리 인정받는 건강위험 예측모형에 기반해 만들어졌다. 위험도는 의학논문에 근거했다. 앱의 가장 큰 장점은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간편하게 보험료를 확인해볼 수도 있다.

추석 명절이 다가온다. 이번 추석에 가족 및 친지들과 가족력에 대한 건강가계도를 그려보는 것은 어떨까.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질병에 대한 식생활 개선 및 운동, 금연 등에 대한 계획을 세워보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