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대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황금동 견본주택에 방문객이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대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황금동 견본주택에 방문객이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국내 부동산시장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청약시장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전국에 아파트 분양 열풍이 불고 있지만, 서울과 광역시 등 일부 지역에만 청약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미달 사태를 빚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의 주택시장 활성화 대책과 기준금리 인하가 만든 시장 분위기에 편승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일부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투기바람이 불고있는 결과로 풀이된다.


◆ 지역 따라 갈린 극과 극의 ‘청약 경쟁률’

실제로 최근 분양한 대구의 '힐스테이트 황금동'은 197가구 모집에 무려 12만명 넘는 청약자가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622.2대1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몰린 부산 지역은 평균 청약 경쟁률이 수백 대 1을 넘어서는 등 뜨거운 부동산 시장을 형성했다. 특히 SK건설이 부산 남구 대연동에 분양한 ‘부산 대연 SK 뷰 힐스’는 481가구(일반공급) 모집에 1순위에서만 14만 4458개의 청약통장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300.33대 1을 기록했다.

하지만 경기도 수원·화성·충청 지역 등에 선보인 23개 단지는 주택형별 청약자 수가 분양 물량을 밑돌았다. 이들 지역에서 총 10곳이 미분양이 발생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충청도 지역의 분위기도 냉랭했다. 올해 8월까지 충청 지역에서 분양된 13개 단지 가운데 청주와 세종시를 제외한 7곳이 순위 내 청약자를 찾지 못했다.

아울러 부동산시장 침체기였던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던 용인과 인천역시 청약시장의 분위기는 좋지 못했다. 용인시 마북동에 짓는 '용인마북신원아침도시'는 0.04대 1, 인천 서구 당하동에 공급한 '검단 SK뷰'는 530가구 모집에 17명만 신청해 0.03대 1의 최종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거의 전체가 미분양이 났다.


여기에 더해 지난 7월에는 '분양 불패' 신화를 써가던 동탄2신도시에서도 청약미달 단지가 나와 충격을 줬다. 부영이 분양한 '동탄2신도시 부영 사랑으로'는 전체 718가구 가운데 188가구가 미달됐다.

◆ 실수요보다 투자수요가 몰린다

이처럼 지역별로 청약시장의 온도차가 큰 이유는 실수요보다 투자수요가 대거 몰리고 있어서다. 특히 전매제한 완화와 대출금리 인하 등으로 인해 투자환경이 좋아지고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높은 분양권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분양권 전매를 노리는 수요가 상당수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건설사 분양담당자는 “특정지역에 대한 청약 쏠림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에 아파트를 분양 받으면 무조건 돈을 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옥석을 가려서 선별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투자자가 많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