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뒷좌석 회장님도 핸들 잡고 싶은 차
최윤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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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인천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서 개최된 뉴 7시리즈 출시행사. |
대형 플래그십 세단은 조수석 뒤에 탑승한 ‘누군가’를 위한 차라는 인식이 강하다. 때문에 운전의 재미보다는 ‘편안한 승차감’에 치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기자가 만나본 6세대 BMW 7시리즈는 조금 달랐다. 일명 ‘회장님’ 자리에 앉은 사람도 자주 운전대를 잡고 싶게 만들만한 차다.
BMW코리아는 지난 14일 영종도 BMW드라이빙 센터에서 뉴7시리즈 출시행사를 가졌다.
◆편안한 뒷좌석, 재밌는 운전석
뉴 7시리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플래그십 세단에 걸맞은 다양한 편의사양과 첨단기술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오너드라이브로 운전을 하는 차인지 조수석 뒤, 이른바 ‘회장석’에 앉는 용도의 차인지 혼돈이 생긴다.
물론 뒷좌석에서 최상의 안락함을 느낄 수 있게 세팅 돼 있지만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뒷좌석보다는 앞좌석에서 첨단기술을 컨트롤하며 다이나믹한 운전을 즐기고 싶을 수도 있다.
먼저 외관을 살펴보면 이미지와 실루엣은 이전 5세대 모델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디테일에 있어서 많은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전면부에서는 조금 더 커진 라디에이터그릴이 눈에 띈다. BMW특유의 키드니 그릴인데 크기가 커지며 전면부 이미지를 다소 역동적으로 변화시켰다. 측면은 하단부에 적용된 에어브리더가 가장 큰 변화다. 이 역시 중후한 이미지의 7시리즈를 다소 역동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후면 역시 가로로 길어진 테일램프와 듀얼머플러가 조화를 이루며 젊은 7시리즈를 표현해낸다.
실내 디자인도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수많은 첨단기술이 추가돼 그 이미지는 다르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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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패널이 적용된 BMW뉴 7시리즈 스마트키. |
우선 6세대 7시리즈에서 가장 주목받는 첨단 기술은 디스플레이 패널이 장착된 스마트키다. 스마트 키를 통해 자동차의 고장유무를 체크하고 각종 데이터를 확인 할 수 있다. 충전은 운전석 암레스트 콘솔에 꽂아 간단하게 할 수 있다.
이 키의 활용도는 이 뿐 아니다. 아직 지원되지 않지만 내년부터는 스마트키의 패널 조작을 통해 자동차를 앞 뒤로 움직일 수 있다. 좁은 주차공간에서 이른바 ‘문콕’을 피하기 위해 힘겹게 내리지 않고 자동차를 앞으로 뺀 뒤 여유롭게 하차 후 스마트 키를 이용해 후진시킬 수 있는 것이다.
국내 BMW 소비자들의 최고 불만이었던 센터스크린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BMW최초로 터치스크린이 적용한 것은 물론 음성인식 및 제스쳐 콘트롤 기능도 추가됐다.
제스처콘트롤은 손동작을 감지해 다양한 인포테인먼트를 활용하는 것으로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손가락을 펼쳐 회전 또는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동작을 통해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다.
◆7시리즈로 서킷주행을?
BMW코리아는 이날 짧은 시승행사도 같이 진행했다. 기자 당 30분 정도의 시간이 주어지는 짧은 시승이었지만 임팩트는 충분했다. 7시리즈, 그것도 롱바디 모델을 타고 서킷을 주행하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시승한 730Ld Xdrive는 3.0리터 직렬 6기통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을 장착해 최고 출력은 265마력, 최대 토크 63.3kg‧m의 성능을 낸다.
서킷과 대형세단. 다소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란 생각을 품고 서킷으로 향했다. BMW 수석디자이너 아드리안 반 후이동크는 이번에 출시된 7시리즈를 두고 “가장 품격있고 가장 편안하며 가장 혁신적인 자동차”라고 평했는데 그의 ‘혁신’이란 서킷을 달릴 대형세단을 말한 것일까.
두 명이 한 조가 돼 번갈아 시승하는 프로그램. 우선은 뒷좌석에 앉아 보기로 했다. 휠베이스를 확장한 Ld모델이라 뒷좌석의 공간은 어마어마했다. 조수석 시트를 앞으로 당기지 않아도 다리를 꼬아 앉기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다. 시동이 켜져도 뒷자리에서 디젤 특유의 진동과 소음은 느낄 수 없었다. 뒷좌석의 안락함에 초점이 맞춰진 듯하다.
서킷에 진입하기 전 몸풀기 과정으로 진행된 슬라럼. 먼저 운전한 타매체 기자가 급가속을 하며 현란한 코너링으로 연속된 콘을 빠져나가는데도 뒷좌석에서는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관성에 의해 몸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차체에 무리가 가는 느낌은 받을 수 없었다. 이어진 서킷주행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뒷좌석에 탑승한 채로 서킷주행을 경험한 것은 처음이지만 타이어 마찰음이 발생할 정도의 코너링에서도 쏠리는 느낌은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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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7시리즈 서킷 주행 모습. /사진=BMW코리아 제공 |
이어 위치를 바꿔 운전대를 잡고 다시 슬라럼 코스에 진입했다. 차체가 크다보니 민첩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고속에서도 스티어링휠을 돌리자 의도하는 대로 차량이 움직여준다. 이전모델보다 무게중심이 낮아 안정감은 더욱 높아졌다. 슬라럼 이후 급제동 구간에서는 차량의 무게를 의식해서 브레이크를 다소 빨리 밟았는데 멈춰야할 공간에 앞바퀴만 걸친 채 멈춰섰다. 차량 무게를 감안하지 않아도 될 만큼 제동성능이 뛰어나다는 말이다.
7시리즈의 주행성능은 서킷에서 또 한번 놀라게 했다. 대형세단임에도 불구하고 악셀을 끝까지 밟으면 순식간에 치고나간다. 그리 길지 않은 서킷의 직선구간에서도 시속 170km이상의 최고속도를 낼 수 있었다. 스티어링휠은 생각보다 무겁지 않게 움직인다. 코너링은 슬라럼에서 느꼈던 것보다 한층 부드러우면서도 급커브시에는 타이어가 노면을 꽉 잡아주는 느낌을 줬다. ‘서킷을 위한 차’라고 볼 순 없겠지만 ‘서킷에서도 무리없는 차’로는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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