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CBSI 추이.
건설경기 CBSI 추이.
건설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3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으나 건설사들은 여전히 건설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신규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서 이에 뒤따를 공급과잉 문제가 불거지면서 건설경기 전망이 밝지 않은 탓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지난 10월 CBSI가 전월대비 2.7p오른 89.9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CBSI는 지난 7월 약 13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선(100)을 웃돌았지만 8월부터 내림세로 돌아선 이후 3개월 연속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CB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100을 웃돌면 그 반대다.

다만 업체 규모별로 체감경기 수준이 달랐다. 대형건설사 지수(100.0)는 전달 수준을 유지했으나 11월 전망치는 84.6으로 지난해 4월(83.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가리켰고 중소건설사는 전달보다 1.3p 하락한 63.3로 건설경기 둔화 조짐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와 달리 중견건설사 지수는 전달보다 8.9p 상승한 102.8을 기록 전체 CBSI 상승을 주도했다. 이는 통상 주택비중이 높은 중견건설사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신규분양 호조세의 영향이 체감경기에 반영된 것이라는 게 건산연의 설명이다.

실제 전체적인 공사종류별 신규 공사수주 지수를 살펴봐도 토목(82.4)과 비주택 건축공사(86.1) 지수가 9월보다 하락해 80선에 머물렀으나 주택은 기준선(100.0)을 넘어선 112.0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10월 지수 상승은 주택 수주물량 증가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중견건설사의 신규 공사수주 지수 역시 전달보다 20.8p 상승한 105.6을 기록해 가장 두드러졌다. 대형기업의 신규 공사수주는 전월 대비 6.4p 상승한 123.1, 중소기업의 신규 공사수주 지수는 전월보다 0.2p 하락한 68.6으로 집계됐다.

이홍일 건산연 연구위원은 "전체적으로 지수 소폭 상승하기는 했으나 지수 자체는 90선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건설경기 개선은 뚜렷하지 않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신규 공급과잉 논란으로 건설경기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연구위원은 "특히 중견건설사는 분양 시장이 점차 수기로 접어듦에 따라 올해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내림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 상반기 다시 분양 성수기가 도래한다고 해도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