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4000만원 '쿠팡맨 실험', 고객 업고 성공할까
정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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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배송 |
전국 도로 곳곳에 ‘COUPANG’(쿠팡)을 단 화물차량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도로 위를 유심히 보았다면 흰색 화물차량에 알록달록 무지개 색상으로 쓰인 쿠팡을 한번쯤은 보았을 터.
지난해 3월 쿠팡이 자사의 상품 판매부터 배송까지 모든 단계를 직접 서비스하는 ‘다이렉트 커머스 모델’ 로켓배송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선포한 이후 자체 배송인력인 ‘쿠팡맨’을 채용하고 이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올해에만 3500여명. 해를 거듭할수록 불어나는 쿠팡맨은 오는 2017년 4만명으로 수직상승할 계획이다.
◆연봉4000만원 일자리, 3500명서 4만명 확대
“지난 1년간 로켓배송의 주인공인 쿠팡맨을 3500명 늘렸습니다.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김범석 쿠팡 대표는 지난 3일 ‘쿠팡의 혁신과 변화’를 주제로 대규모 채용 및 로켓배송 투자 계획 등 향후 사업전략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3500여명의 쿠팡맨 채용이 크나큰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같은 기간 쿠팡이 포함되지 않은 국내 30대그룹의 전체 고용규모는 8261명. 3500명은 이중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기간 현대자동차그룹이 5000여명의 인원을 채용해 30대그룹 중 고용규모 1위에 오른 것과 비교하면 설립 5년차를 맞은 쿠팡의 이러한 투자는 작은 규모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김 대표는 “쿠팡맨은 평균 연봉 4000만원 이상 되는 양질의 일자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채용인원을 늘리기 위해 질 나쁜 일자리로 채우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의 말대로 20~30대의 청년으로 구성된 쿠팡맨의 평균 연봉은 4000만~4500만원이다. 근무시간은 8시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주6일. 혹여 물량이 많아 정규시간을 넘더라도 야근수당은 시급 1만2000원이다.
최근 한 쿠팡맨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월급명세서를 보면 그의 기본급은 월 270만원에 안전수당 40만원, 야근수당까지 더해 세전 총 330만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차량과 유류비가 지급될뿐더러 3개월마다 주어지는 인센티브를 더하면 웬만한 대졸초임(평균 290만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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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커뮤니티게시판 |
갓난아이를 둔 고객 A씨는 “혹시 잠든 아이가 인터폰에 깰까봐 ‘문을 두드려달라’고 포스트잇을 붙여놨는데 쿠팡맨이 가기 전 벨을 꾸며줬더라”며 감동 후기를 전했다.
쿠팡맨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자 최근에는 쿠팡맨을 사칭하는 사건도 생겼다. 해당 사건은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쿠팡 측은 “단호한 대처를 하지 않으면 유사한 일이 또 벌어질 수 있어 선처 없이 엄정대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말 많은 로켓배송, 그래도 ‘GO’
쿠팡맨을 사칭하는 이들 외에도 쿠팡이 넘어야 하는 산은 또 있다. 로켓배송서비스가 화물자동차운송사업 허가를 받지 않은 자가용 차량으로 운영돼 ‘불법배송’이란 비판이 날아들고 있는 것. 검찰이 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가운데 한국통합물류협회는 ‘로켓배송 자가용 유상운송에 대한 행위금지 가처분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한 상황이다.
쿠팡은 ‘문제될 것이 없다’며 지금보다 쿠팡맨을 더 늘리고, 로켓배송서비스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쿠팡은 ‘문제될 것이 없다’며 지금보다 쿠팡맨을 더 늘리고, 로켓배송서비스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오는 2017년까지 배송인력으로 4만명을 더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쿠팡맨은 올해 말까지 5000명, 2016년까지 1만명, 2017년에는 1만5000명까지 늘리고, 현재 6000여명의 물류센터 직원과 CS직군에서 근무하는 직원을 내년 1만8000명 규모로, 2017년에는 2만4000명으로 채용하겠다는 것. 이를 다 합하면 2017년까지 4만여명의 채용을 달성하게 될 예정이다.
로켓배송 확대를 위해선 2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 전국 각지 당일배송을 목표로 초대형 물류센터를 오는 2016년 18개, 2017년 21개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21개 물류센터가 구축 완료 될 경우 총 면적은 축구장 약 110개에 해당하는 규모다.
김 대표는 “불황 속 위기탈출의 해법은 혁신적인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 기업 육성에 달려 있다”며 “쿠팡의 성공을 통해 장기 침체에 빠져있는 한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쿠팡과 같은 혁신기업이 많이 나와 한국경제를 견인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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