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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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가운데,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해고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MBK파트너스는 영국 테스코로부터 7조4000억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인수 직후 홈플러스는 "대주주가 된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전 임직원의 고용 안정을 약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현재 MBK는 고용 안정을 요구하는 홈플러스 노조의 대화 제의를 거부하고 있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에 따르면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하기 전 ‘인수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노동조합과 대화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후 MBK의 홈플러스 인수가 확정되고 노동조합은 대화 요구에 나섰지만, MBK는 ‘홈플러스 경영진과 대화하라’며 이들과의 직접적인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노조가 구조조정을 우려하고 있는 것은 사모펀드 자체가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즉 구조조정을 통해 투자금을 충당하거나 홈플러스를 재매각할 가능성이 농후하단 뜻이다. 이에 노조는 MBK와의 대화를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


홈플러스 노조 관계자는 “한국의 풍토가 인건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경우가 많다”며 “MBK의 입장에서는 이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홈플러스를 재매각할 가능성도 크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MBK는 ING생명, C&M을 인수하고 나서 구조조정을 하는 방식을 많이 썼다”며 “이런 부분에서 MBK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MBK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에 대해 “자연적으로 매출이 줄었다면 자연적으로 구조조정이 되는 것인가”라고 되물으며 “이런 부분에서 명확한 답을 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노조측은 당연히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노동자의 불안한 미래


이 같은 홈플러스의 모습은 부당 해고에 맞서는 대형마트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웹툰 <송곳>과 영화 <카트>의 내용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송곳>은 까르푸(옛 홈플러스테스코) 비정규직 해고 사태를, <카트>는 까르푸를 인수해 홈에버로 영업을 시작한 이랜드가 계약직원들을 해고한 사태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현재 홈플러스는 과거 이랜드에 팔리며 홈에버로 바뀐 까르푸(옛 홈플러스테스코)와 기존의 삼성테스코가 별도로 운영하던 홈플러스를 통칭한다.


비록 당시의 해고 사태와 현재의 홈플러스 상황을 직접적으로 연관짓기는 어렵지만, ‘노동자의 불안한 미래’와 '노동자의 목소리'라는 키워드는 일맥상통한다.


홈플러스 노조 관계자는 "송곳이나 카트에서 나온 것처럼, 그동안 홈플러스를 비롯한 대형마트 노동자들은 비인간적인 대우를 많이 받았다"며 "수만명의 피나는 노력과 설움속에서 회사가 성장했는데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노동자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송곳에서 카트로 이어지는 까르푸-이랜드-홈에버 해고 사태는 2008년 삼성테스코가 홈에버를 인수한 후 고용보장을 약속하면서 해결된다.


현재 홈플러스 노조는 대화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홈플러스 노동자의 이번 고용안정 요구가 지난번 처럼 승리로 끝나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