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하루 8통' 먹는 우체통, 그리고 특별한 우체통
박세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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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러브레터>가 편지가 아닌 메시지나 ‘톡’을 소재로 재구성할 수 있을까. 편지가 아니었다면 영화 속 명대사인 “오겡끼데스까(잘 지내세요?)”와 “와타시와겡끼데스(전 잘 지내요)”를 외치던 여주인공을 볼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영화는 여주인공이 죽은 애인에게 쓴 편지에 대한 답장이 오면서 전개된다. 그런데 메시지나 톡이었다면 수분 내로 온 ‘잘못 보내신 것 같아요’라는 답장에 끝나지 않았을까. 아니다. 톡이었다면 그의 번호를 등록하자마자 뜬 상대방의 프로필을 보는 순간 끝났을 것이다.
3G에서 LTE로 ‘빠름, 더 빠름’을 추구하는 시대다. 우리는 종종 숫자 ‘1’이 사라지지 않아 속을 태운다. 통신을 비롯한 많은 것들이 과거에 비할 수 없을 만큼 빨라졌음에도 더 빠른 것들에 뒤처지는 것에 지쳐서일까. 사람들은 종종 ‘느림’을 그리워한다. 각종 고지서만 날아드는 우편사서함에서 편지 한통을 발견할 때면 괜시리 설레기까지 한다.
일명 ‘보통우체통’이 저조한 이용률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느린우체통 설치는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50여곳에 설치돼 있던 느린우체통은 올해 경북 영양, 전남 장흥 등에도 새롭게 자리를 잡았다.
경남 창원시 의창구 주남저수지와 '창원의 집'에 있는 느린우체통에는 지난 2013년 동안 4310통의 우편물이 담겼다. 이 느린우체통 이용객들의 대부분이 찾는 주남저수지 전망대는 지난해 봄까지 이어진 AI의 여파로 3개월여 동안 폐쇄됐었다. 한동안 우체통 이용을 할 수 없었음에도 월 평균 360명이 이용한 것이다.
창원 느린우체통에서 지난 2013년 동안 수거된 4310통을 우체국 연간 근무일수 250일로 보면 하루 평균 약 17통을 수거한 것이다. 하루 평균 8통을 수거하는 보통우체통의 2배인 셈이다. 치열한 속도경쟁에서 한발 벗어나 '감성'을 자극하는 느린우체통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영화는 여주인공이 죽은 애인에게 쓴 편지에 대한 답장이 오면서 전개된다. 그런데 메시지나 톡이었다면 수분 내로 온 ‘잘못 보내신 것 같아요’라는 답장에 끝나지 않았을까. 아니다. 톡이었다면 그의 번호를 등록하자마자 뜬 상대방의 프로필을 보는 순간 끝났을 것이다.
3G에서 LTE로 ‘빠름, 더 빠름’을 추구하는 시대다. 우리는 종종 숫자 ‘1’이 사라지지 않아 속을 태운다. 통신을 비롯한 많은 것들이 과거에 비할 수 없을 만큼 빨라졌음에도 더 빠른 것들에 뒤처지는 것에 지쳐서일까. 사람들은 종종 ‘느림’을 그리워한다. 각종 고지서만 날아드는 우편사서함에서 편지 한통을 발견할 때면 괜시리 설레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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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세령 기자 |
◆ 배고픈 우체통의 하루벌이 '8통'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우체국이 취급하는 우편물은 ▲2010년 6579만통 ▲2011년 4793만통 ▲2012년 3968만통 ▲2013년 3836만통 ▲2014년 3231만통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우체통 1개가 취급하는 우편물을 얼마나 될까. 지난해 기준 우체통 1개당 접수된 우편물은 평균 2060통이다. 우체국 연간 근무일수 250일을 기준으로 보면 하루 평균 불과 '8통'이 수거되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걷기 편한 거리를 만들기 위한 '인도 10계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우체통 450여개를 철거할 계획을 밝혔다. 서울지방우정국은 지난해 이용도가 미비한 곳의 우체통 390개를 없앴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우체통은 3개월간 이용되지 않을 경우 철거 대상이 된다. 지난해 기준 전국에 남아있는 우체통은 1만5681개다. 우체통 역시 우편물과 함께 매년 ▲2010년 2만2051개 ▲2011년 2만1098개 ▲2012년 1만9428개 ▲2013년 1만8060개로 감소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우체국이 취급하는 우편물은 ▲2010년 6579만통 ▲2011년 4793만통 ▲2012년 3968만통 ▲2013년 3836만통 ▲2014년 3231만통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우체통 1개가 취급하는 우편물을 얼마나 될까. 지난해 기준 우체통 1개당 접수된 우편물은 평균 2060통이다. 우체국 연간 근무일수 250일을 기준으로 보면 하루 평균 불과 '8통'이 수거되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걷기 편한 거리를 만들기 위한 '인도 10계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우체통 450여개를 철거할 계획을 밝혔다. 서울지방우정국은 지난해 이용도가 미비한 곳의 우체통 390개를 없앴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우체통은 3개월간 이용되지 않을 경우 철거 대상이 된다. 지난해 기준 전국에 남아있는 우체통은 1만5681개다. 우체통 역시 우편물과 함께 매년 ▲2010년 2만2051개 ▲2011년 2만1098개 ▲2012년 1만9428개 ▲2013년 1만8060개로 감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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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 근대역사거리에 위치한 느린 우체통. /자료사진=뉴스1(포항시 제공) |
◆ 이름부터 대놓고 '느린'우체통
지난 2009년 영종대교에 처음 설치된 데 이어 전국 관광명소에 세워진 ‘느린우체통’은 우편물을 넣으면 1년 후에 적은 주소지로 배달해 준다. 다만 놓여진 곳에 따라 1년이 아닌 6개월 후에 배달해 주기도 한다.
지난 2009년 영종대교에 처음 설치된 데 이어 전국 관광명소에 세워진 ‘느린우체통’은 우편물을 넣으면 1년 후에 적은 주소지로 배달해 준다. 다만 놓여진 곳에 따라 1년이 아닌 6개월 후에 배달해 주기도 한다.
일명 ‘보통우체통’이 저조한 이용률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느린우체통 설치는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50여곳에 설치돼 있던 느린우체통은 올해 경북 영양, 전남 장흥 등에도 새롭게 자리를 잡았다.
경남 창원시 의창구 주남저수지와 '창원의 집'에 있는 느린우체통에는 지난 2013년 동안 4310통의 우편물이 담겼다. 이 느린우체통 이용객들의 대부분이 찾는 주남저수지 전망대는 지난해 봄까지 이어진 AI의 여파로 3개월여 동안 폐쇄됐었다. 한동안 우체통 이용을 할 수 없었음에도 월 평균 360명이 이용한 것이다.
창원 느린우체통에서 지난 2013년 동안 수거된 4310통을 우체국 연간 근무일수 250일로 보면 하루 평균 약 17통을 수거한 것이다. 하루 평균 8통을 수거하는 보통우체통의 2배인 셈이다. 치열한 속도경쟁에서 한발 벗어나 '감성'을 자극하는 느린우체통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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