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 철분제, 당뇨 위험 3배 높다?…'천연' 철분제 고르는 법
여성들은 월경, 다이어트 등의 이유로 빈혈에 걸리기 쉽다. 이 때문에 여성 중 철분제를 복용하는 사람이 많은데, 가격이나 함량만을 기준으로 아무 철분제나 선택하면 당뇨병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등 건강에 안 좋을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부인병원의 조앤 맨슨 박사는 건강한 여성 3만 3000여 명을 철분 섭취량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누고 10년간 당뇨병 발생 여부를 관찰했다. 그 결과 철분 섭취량이 많은 그룹은 적은 그룹과 비교해 당뇨병 발생 위험성이 3배나 높았다. 맨슨 박사는 “과다한 철분 복용은 인슐린 분비를 저하하고 민감도를 낮추는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철분의 과다 복용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합성 철분제의 섭취다. 천연 철분, 즉 천연 비타민은 철분 외에도 효소, 조효소 등 철분의 흡수와 기능을 돕는 다양한 보조인자가 결합한 생물적 복합체다. 이 때문에 천연 철분제는 보조인자가 흡수와 기능을 조절해 과다 복용이 발생할 우려가 없다.

하지만 합성 철분은 이와 전혀 다르다. 대표적인 합성 철분인 푸마르산제일철의 경우, 금속 철에 맹독성 물질인 황산을 넣은 후 푸마르산을 더해 만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합성 철분은 철분만 있을 뿐, 보조인자가 없어 철분 함량이 높고 과다 복용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


그렇다고 해서 철분제를 안 먹을 수도 없다. 철분은 빈혈 예방에 필수일 뿐 아니라 근육 수축, 효소 생산 등 효능이 다양해 인체에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해답은 보조인자가 있어 과다 복용의 우려가 없는 100% 천연원료의 철분제다.

철분제가 천연 철분제인지 아닌지는 제품 뒷면 라벨의 원재료명 및 함량으로 알 수 있다. 만약 라벨에 ‘유산균배양분말(철 10%)’처럼 천연원료의 이름과 영양성분이 함께 표기됐다면 천연 철분제고, ‘푸마르산제일철’처럼 천연원료 없이 영양성분만 단독으로 표기되면 합성 철분제다.


이와 함께 확인해야 하는 것이 철분 분말 등 원료를 캡슐, 알약 형태로 만들 때 첨가하는 이산화규소(실리카), 히드록시프로필메틸셀룰로오스(HPMC), 스테아린산 마그네슘 등 화학 부형제의 사용 여부다. 이 성분들은 안구 자극, 가슴 통증, 영양분 흡수율 저하, 규폐증, 폐암 등 다양한 부작용의 원인이 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살펴야 할 것은 바로 철분의 종류다. 철분에는 주로 돼지의 피를 가공해 만드는 동물성 철분인 헴철과 식물, 유산균에서 얻는 비동물성 철분인 비헴철의 두 종류가 있는데, 헴철의 경우엔 대장암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국립암연구소 아만다 크로스 박사는 건강한 성인 30만여 명을 헴철이 풍부한 적색육 섭취량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누고 7년간 대장암 발생 여부를 관찰했다. 그 결과 헴철이 풍부한 적색육 섭취량이 많은 그룹은 적은 그룹과 비교해 대장암 발생 가능성이 24%나 높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적색육에 풍부한 헴철 성분이 대장암 발생 위험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라 헴철은 흡수율 면에서도 비동물성 철분인 비헴철과 비교해 불리하다. 헴철은 몸에 철분이 부족할 때나 충분할 때나 모두 20~30%의 흡수율을 보인다. 따라서 철분이 충분해도 계속 흡수돼 과다 복용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하지만 비헴철은 철분이 부족할 때는 흡수율이 최대 50%로 높지만, 충분할 때는 흡수율이 5% 정도로 철분 과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아마존, 아이허브, 비타트라 등과 같은 해외 직구 사이트가 활성화돼 GNC, 암웨이 등 수입산 철분제도 국산 철분제만큼 구하기 쉬워졌다. 하지만 시판되는 수백 가지의 철분제 중 ▲100% 천연 철분제를 사용하고 ▲화학 부형제는 일절 사용하지 않았으면서 ▲비헴철인 제품은 천연 비타민 브랜드 뉴트리코어 철분제를 비롯해 소수에 불과하다.

철분은 빈혈 치료뿐 아니라 근육 수축, 감각조절, 효소 생산 등 효능이 다양하다. 이 때문에 지나친 다이어트나 주기적인 월경으로 철분이 부족하기 쉬운 여성은 반드시 철분 보충이 필요하지만 무조건 고함량 제품을 고르거나, 인터넷상의 추천, 순위 글에만 의존하면 건강에 안 좋을 수 있는 합성 철분제를 선택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