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깊어가는 이주열의 고민
성승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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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미국을 제외한 주요 선진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면서 추가 금리인하 요구가 거세지고 있어서다. 한은은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연 1.5%로 0.25%포인트 인하한 후 7개월째 이를 동결했다.
하지만 올 들어 일본이 마이너스금리정책을 펴고 유럽과 중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자국의 내수를 끌어올리는 등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는 모습이다. 현재 중국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은 과연 어디에 장단을 맞출까. 당장은 지난해 12월 금리를 인상한 미국보다는 일본과 유럽의 정책에 공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나라는 현재 추가 경기부양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본과 유럽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원화강세가 이어지고 내수마저 침체되는 분위기다.
수출도 비상이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는 사상 최초로 연간 1000억달러를 돌파했지만 사실상 불황형 흑자라는 분석이다. 상품교역부문에서 수출과 수입이 감소한 가운데 수입이 더 줄면서 달성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수출은 5489억3000만달러로 2014년(6130억2000만달러)보다 10.5% 감소한 반면 수입은 4285억6000만달러를 기록해 18.2% 줄었다.
저물가도 이 총재를 압박한다. 한은의 올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1.4%)는 목표치(연 2%)를 밑도는 데다 더 내려갈 공산도 크다.
이 같은 흐름으로 시장전문가들은 올해 한은이 한두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 이 중 노무라증권은 한은이 0.25%포인트씩 두차례 더 인하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이 총재의 판단을 어렵게 하는 것은 가계부채 증가다. 만약 추가 금리인하에 나선다면 가계부채가 더 늘고 자본유출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심사를 강화했지만 금리가 내려가면 생활자금 등 다른 방식으로 빚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와 관련 채권시장전문가들은 한은이 물가와 국제 공조 흐름을 보고 오는 3월쯤 한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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