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영길, 군 수뇌부인 총참모장은 왜 숙청당했나

'북한 리영길'

북한 리영길(61) 인민군 총참모장이 최근 숙청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이달 군 총참모장인 리영길을 '종파분자' 및 '세도·비리' 혐의로 처형했다.

처형 시기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난 2,3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주관으로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노동당 인민군위원회의 연합회의 확대회의 전후로 추정된다.

리영길은 지난 2012년 중부전선을 관할하는 5군단장에 기용돼 2013년 군 총참모부 작전국장을 거쳐 같은 해 우리 측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총참모장에 발탁된 바 있다.

우리군의 합참의장격인 총참모장은 북한군 서열 1위인 총정치국장, 2위인 인민무력부장(우리의 국방장관)과 함께 군 수뇌부 3인방으로 불린다. 리영길은 김영철 당시 정찰총국장과 함께 작년 8월 비무장지대(DMZ) 내 목함지뢰 도발과 포격 도발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영철은 최근 사망한 김양건 후임으로 노동당 대남담당비서 및 통일전선부장에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총참모장 기용 후 2014년에는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에도 임명되는 등 김정은 제1비서의 두터운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까지 김정은 제1비서가 참관한 군사훈련과 인민무력부 방문을 수행하는 등 정상적인 활동을 이어오던 리영길은 지난 2,3일간 개최된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노동당 인민군위원회의 연합회의 확대회의와 8일 개최된 장거리 미사일 발사 '평양시 군민대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시 군민대회에서는 총정치국장 황병서와 인민무력부장 박영식, 전 인민보안부장 리명수가 군 수뇌부 자리에 위치해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리영길 처형의 구체적 사유를 두고 '종파' 및 '세도·비리' 혐의가 거론되고 있지만 그동안 리영길이 원리원칙에 충실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처형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같은 명분을 내세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김정은 제1비서에 의해 이뤄지는 현 간부 출신들의 군 요직 기용에 대해 정통파 출신인 리영길이 불만을 표출했거나 군에 대한 통제를 주도하는 인물들이 리영길을 제거하기 위해 김정은에게 불경한 내용을 보고해 숙청결정을 끌어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번 리영길 처형은 지난해 4월 인민무력부장 현영철을 총살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김정은 제1 비서가 측근으로 분류되는 북한의 핵심 간부들조차 믿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는 분석이다.

이 소식통은 "리영길 처형은 김정은 제1비서의 공포통치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북한고위간부들의 회의적 시각이 심화, 북한 정권의 불안정성을 증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체 '광명성 4호'의 발사 성공을 축하하는 대규모 군중대회를 평양에서 열었다. /사진=뉴스1(노동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