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5선인 이재오 의원(서울 은평을)이 20대 총선에서 '컷오프'(공천배제)돼 친이(친 이명박)계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19대 총선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필두로 친박(친 박근혜)계가 공천 전권을 행사했을 때도 살아남았던 이 의원은 오는 20대 총선에서 경선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이한구)가 15일 저녁 발표한 7차 경선후보자 및 우선·단수추천지역 명단에 이재오 의원은 없었다. 친이계 좌장, '4대강 전도사'로 불린 이 의원은 야당세가 강한 서울 은평을에서만 내리 5선을 했다.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캐릭터로 김무성 대표 등 비박(비 박근혜)계가 궁지에 몰릴 때마다 당내 친박계 공격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지역구 관리에 정평이 난데다 열세 지역구에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공천 탈락을 점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이날 7차 발표로 유재길 전 은평미래연대 대표가 단수추천 돼 사실상 새누리당 공천장을 받았다. 이 의원의 본선 경쟁력을 압도할 만큼 특별히 두각을 나타낸 후보로 보긴 어렵지만,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위시한 친박계는 이 의원에게 경선을 치를 기회도 주지 않았다.

이에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과 가까운 이들을 잘라내며 세를 공고히 한 친박계가 눈엣가시 같았던 친이계를 완전히 몰아내기 위해 '좌장'을 축출하는 마지막 카드를 썼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음은 새누리당 7차 공천 명단이다.


◇7차 경선지역(14곳)

▲서울 동작갑 김숙향, 박기성, 이상휘
▲서울 서초갑 이혜훈, 조윤선
▲서울 서초을 강석훈, 박성중, 이동관, 정옥임
▲서울 강남갑 심윤조, 이종구
▲서울 강남을 권문용, 김종훈, 원희목
▲대구 중·남구 곽상도, 배영식
▲대구 서구 김상훈, 윤두현
▲대구 달서을 김용판, 윤재옥
▲대구 달서병 김석준, 남호균, 이철우, 조원진
▲인천 중·동구·강화·옹진군 김진영, 배준영, 이은석
▲인천 연수갑 신호수, 이중재, 정승연
▲인천 계양갑 오성규, 조갑진
▲울산 중구 정갑윤, 조용수
▲경남 밀양시·의령·함안·창녕군 박상웅, 엄용수, 조진래


◇7차 단수추천(9곳)

▲서울 은평을 유재길
▲서울 마포갑 안대희
▲서울 강서을 김성태
▲서울 송파을 유영하
▲대구 동갑 정종섭
▲대구 달성군 추경호
▲경기 성남분당갑 권혁세
▲경기 성남분당을 전하진
▲경기 안성시 김학용


◇우선추천지역(3곳)

▲여성 우선추천지역 서울 용산구
▲경쟁력 우선추천지역 인천 서을
▲경쟁력 우선추천지역 경기 용인을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새누리당사에서 7차 경선 및 우선·단수추천 지역 심사 결과발표를 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사진=뉴스1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새누리당사에서 7차 경선 및 우선·단수추천 지역 심사 결과발표를 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