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농약소주 사건이 발생한 마을에서 경찰의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앞둔 주민 1명이 숨졌다. 3일 경북 청송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전 8시쯤 마을 주민 A씨(74)가 자신이 관리하는 축사 옆에 쓰러져 있는 것을 아내가 발견, 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졌다. A씨는 경찰의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앞두고 있었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고, 국과수는 어제(3일) A씨의 몸에서 고독성 살충제인 '메소밀' 성분이 검출됐다고 통보했다. 경찰은 숨진 A씨가 지난달 9일 마을회관에서 일어난 '농약소주 사건'과 연관성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청송 '농약소주 사건'은 발생한지 한달이 돼 가지만 경찰이 용의자와 증거물인 농약을 찾지 못해 수사가 장기화에 빠진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몸에 외상 흔적이 전혀 없었고, A씨의 아내가 축사에서 4~5m 떨어진 방에서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던 점 등으로 미뤄 A씨가 음료수 병에 든 내용물을 스스로 마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A씨의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고, 가족 등이 '자살할 동기가 없다'고 말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9일 청송군 현동면의 한 마을회관에서 소주를 나눠 마신 주민 B씨(63)와 C씨(68)가 '전신마비' 증상을 보이며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B씨가 다음날(10일) 숨졌으며, 경찰은 누군가 마을회관의 냉장고에 있던 소주에 농약을 태운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북 청송경찰서 과학수사반이 지난달 10일  경북 청송군 현동면 마을 회관에서 발생한 마을 주민 사망사고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자료사진=뉴스1
경북 청송경찰서 과학수사반이 지난달 10일 경북 청송군 현동면 마을 회관에서 발생한 마을 주민 사망사고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자료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