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총생산(GDP)에서 기업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3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하로 떨어져 2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4일 통계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GDP 대비 총고정자본형성 비중은 29.1%로 전년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1976년(26.4%) 이후 3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투자가 그만큼 정체됐다는 뜻이다. 총고정자본형성이란 기업이 생산능력을 유지하거나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설비·건설·무형자산에 투자한 액수를 뜻한다.


GDP 대비 기업투자 비중은 2008년(31.4%) 세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7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기업투자는 올해 들어서도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1∼2월 설비투자는 두 달 연속으로 감소했다. 2월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줄어 감소 폭이 1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수출이 15개월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이는 상황인데다 재고도 늘어나면서 생산 확대를 위한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1월 제조업 재고율은 128.5%로, 2008년 12월(129.5%) 이후 7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2월 재고율은 128.0%로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투자 부진과 함께 GDP 대비 민간소비 비중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49.8%) 이후 처음으로 절반 이하로 내려왔다. 지난해 민간소비 비중은 49.5%로 전년보다 0.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1998년(48.3%) 이후 최저치다. 선진국으로 넘어가는 문턱에서 수출에 제동이 걸린 우리 경제는 내수 경기를 살려 성장률을 유지하는 것이 무척 중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가계부채 급증, 고령화, 앞으로의 경제 상황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가계가 갈수록 지갑을 굳게 닫고 있다. GDP 대비 민간소비 비중은 2012년 51.4%에서 2013년 50.9%, 2014년 50.3% 등 3년 연속으로 떨어졌다. 지속되는 소비 위축은 '성장률 하락→기업투자 감소→고용 감소→가계소득 감소→소비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불러올 우려가 있다.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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