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인 재헌(51)씨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재헌씨가 이 회사를 설립하고 이사직에서 사퇴한 시기가 각각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과 조세 피난처 자금 은닉 문제가 불거지던 시기와 맞물려 역외 탈세 등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4일 탐사보도매체 뉴스타파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파나마 페이퍼스 프로젝트’에 참여해 조사한 결과를 1차로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이 입수한 1100만건의 조세회피 문건을 토대로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진행한 것으로 78개국 107개 언론사가 참여해 분석을 진행했다.

뉴스타파는 이번 조사 결과 재헌씨의 페이퍼 컴퍼니 설립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재헌씨는 2012년 5월18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원아시아 인터내셔널, GCI 아시아, 럭세스 인터내셔널 등 페이퍼컴퍼니 3개사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3개 회사 모두 1달러짜리 주식 1주만을 발행한 전형적인 페이퍼컴퍼니로 주식은 모두 재헌씨 소유로 밝혀졌다. 주소지 역시 3개사 모두 유출 문서의 출처인 파나마 법률 회사 모색폰세카의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지점에 있는 빌딩이다. 재헌씨가 2013년 5월24일 이사직을 넘기고 사퇴한 시기도 조세 피난처에 대한 논란이 일어난 때다.

이 회사가 재헌씨의 누나 노소영씨의 남편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연관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뉴스타파는 "2010년 설립돼 대부분의 매출이 SK에서 발생한 '인크로스' 홍콩 법인의 대표가 재헌씨이기 때문"이라며 "인크로스가 자사보다 규모가 큰 SK 계열사를 합병하는 등 SK의 지원으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뉴스타파는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된 다른 국내 인사들 명단 역시 차례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태우 전 대통령 장남 재헌씨. /자료사진=뉴스1
노태우 전 대통령 장남 재헌씨. /자료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