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중형세단 ‘태풍의 눈’이 온다
박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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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은 알티마의 콘셉트다. 언뜻 평범해 보이는 중형세단이지만 짜릿함을 느끼며 흥분할 수 있는 차다. 닛산의 글로벌 슬로건은 '이노베이션 댓 익사이츠'(Innovation that Excites). 알티마에도 이런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흥분을 주기에 충분하다. ‘다이내믹 세단’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었다.
한국닛산은 지난 4월20일 5세대 알티마의 마이너체인지모델 시승행사를 열며 강원도 홍천 소노펠리체 승마클럽으로 기자들을 불러모았다. 장소를 이곳으로 정한 건 새로운 알티마의 아시아 최초 시승행사라는 상징성과 부드럽고 강한 힘을 보여주는 알티마의 특성이 승마와 어울린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날 시승은 서울춘천고속도로와 자동차 마니아의 성지로 불리는 유명산 와인딩로드로 구성된 왕복 128㎞의 구간에서 진행됐다. 짧지만 강렬한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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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 닛산 |
◆날렵하고 우아한 '패밀리룩'
새로운 알티마의 특징은 디자인 변화다. 디자인변경 전 알티마는 ‘직선’을 강조해 날렵함을 표현했지만 이번엔 부드럽게 흐르는 곡선으로 우아한 힘을 표현했다.
닛산은 최근 출시하는 차종에 ‘에너제틱 플로우’(Energetic Flow)라는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적용했다. 부메랑 타입 LED 시그니처 램프와 v-모션 그릴을 통해 공격적인 인상을 표현한 게 특징이다. ‘역동’을 강조하는 만큼 디자인부터 날렵함이 느껴지게 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출시된 대형세단 ‘맥시마’에서 이 디자인을 먼저 볼 수 있었고, 이번에 출시된 알티마도 같은 디자인 요소를 느낄 수 있다. ‘패밀리룩’을 입은 탓에 둘은 꽤 닮았다. 국내 출시예정인 대형 SUV 무라노도 같은 옷을 입고 출격을 대기 중이다.
올 뉴 알티마의 인테리어는 모범생 같다. 반짝이는 소재의 사용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은은히 풍기는 멋을 강조했다. 어디 하나 튀는 곳이 없다. 단순하지만 기능엔 지장이 없도록 디자인했다. 운전대를 쥐었을 때 느낌이 좋고 계기판도 잘 보인다. 수납공간도 넉넉히 마련해 탑승자를 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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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찬규 기자 |
◆’다이내믹세단’ 강조 이유 있었다
시승행사에 동원된 건 ‘2.5 SL 테크’ 트림으로 연료효율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배기량 2488cc의 가솔린 엔진(QR25DE)을 탑재해 최고출력 180마력(ps), 최대토크 24.5kg·m의 힘을 낸다. 이 차에 들어간 엔진은 압축비를 높이고 가변 용량 엔진오일펌프를 적용했다. 또 마찰을 줄이기 위해 실린더 헤드를 산화 코팅하고, 엔진 밸런서 마찰 감소에 신경 썼다. 또 액티브 그릴 셔터와 에어로커버를 적용해 공기저항도 줄였다. 이런 결과로 복합연비는 ℓ당 13.3㎞를 기록했다. 고속도로연비는 16.6㎞다.
차 내외부 저항이 줄어 달리기 실력도 좋아졌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8.682초가 걸린다. 기존엔 8.865초였다. 시속 40㎞에서 100㎞까지 도달하는 데 필요한 시간도 6.621초로 기존 7.026초보다 빨라졌다. 경쟁모델이 9.5초가 넘어서는 것과 비교하면 차의 성격을 느끼기에 충분한 숫자다.
하지만 단순히 빨라지는 데 그치지 않고 즐거워졌다. 차세대 엑스트로닉 CVT(무단변속기)가 적용돼 일반 자동변속기처럼 변속할 때마다 엔진회전수가 오르내리는 ‘스텝식 변속 패턴’을 느낄 수 있다. 수동변속 모드는 3.5SL모델에만 적용됐다.
하체도 꼼꼼하게 손본 덕에 승차감이 훨씬 고급스러워졌다. 서스펜션은 ‘ZF SACHS’(지에프 작스)사의 쇽업소버를 채용했고, 리어 스프링을 개선했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나 포장상태가 좋지 않은 국도를 지날 때도 크게 요동치지 않았다.
날렵한 코너링은 새로운 알티마의 장기 중 하나다. 전자 유압식 동력 조향장치(EHPS)는 이질감도 없고 묵직했다. 운전대를 이리저리 돌릴 때 무게감이 좋다.
닛산 차종 최초로 적용된 액티브 언더스티어 컨트롤도 핵심 중 하나다. 코너링 시 차가 바깥으로 밀려나는 언더스티어를 막아주며 안정적으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돕는 전자식 토크벡터링시스템이다. 코너링 시 코너 안쪽 앞바퀴에 제동을 걸며 바깥쪽 바퀴에 힘을 몰아주는 방식이다. 차가 회전할 때 뒷부분이 자연스럽게 바깥으로 흐르며 재빨리 따라붙는다. 운전이 즐겁다. 움직임이 예측되니 더 빠르고 즐겁게 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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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 닛산 |
◆안전품목도 경쟁력
첨단 안전품목을 두루 갖췄다는 건 큰 장점이다. 시승차는 2.5 SL 테크 트림으로 2.5ℓ 모델 중 최고급형이다. 앞차와 그 앞차까지 모니터링해 충돌을 예측·경고하는 전방충돌예측경고(PFCW), 앞차와 충돌이 감지되면 스스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피해를 줄여주는 전방 비상 브레이크(FEB), 교통상황에 맞춰 스스로 속도를 조절해주는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ICC), 사각지대 경고시스템(BSW), 후측방 경고시스템(RCTA) 등의 안전기능을 모두 담았다.
달리기 실력이 뛰어난 만큼 안전에 꼼꼼히 신경 쓴 점은 칭찬할 만하다. 보통은 안전을 강조하면서 위험요소를 지나치게 통제하기에 ‘재미’가 없어진다. 그렇지만 알티마는 모든 상황을 살피면서도 즐겁게 달리도록 ‘보조’하는 데 집중했다. 그만큼 더 즐겁고 편안히 달릴 수 있다.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면서 ‘중형세단’이라는 콘셉트에도 충실한 차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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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기자
자본시장과 기업을 취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