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다바오 시장이 사실상 당선을 확정지었다. /자료=두테르테 시장 페이스북 캡처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다바오 시장이 사실상 당선을 확정지었다. /자료=두테르테 시장 페이스북 캡처

필리핀 대선에서 현지의 ‘도널드 트럼프’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71) 다바오 시장이 사실상 승리했다.

AFP통신은 필리핀 민간 선거감시단체 ‘책임 있는 투표를 위한 교구사제평의회’(PPCRV)를 인용해 지난 9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의 개표가 10일 오전 88% 정도 진행된 가운데 두테르테 시장이 득표율 38.6%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누엘 로하스 내무장관이 득표율 23.12%로 2위, 그레이스 포 상원의원이 21.76%로 3위를 기록하고 있어 두테르테 시장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두테르테 시장은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자 “유권자들의 통치 위임을 극히 겸손하게 받아들인다”며 “깨어 있는 시간뿐 아니라 잠자고 있는 시간에도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시장은 강경한 원칙주의자로 이름이 나 있다. 선거전략 중 핵심인 치안 정책으로 범죄와 부패,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필리핀 유권자들한테서 큰 호응을 얻었다.

또 독설과 막말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자식들이 마약 문제에 연관돼 있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질문에 “죽여버리겠다”고 답한 적도 있다.


변호사 출신인 두테르테는 과거에도 “범죄자 10만 명을 처형한 뒤 마닐라만에 던져 물고기가 살찌게 할 것”이라며 지지자들에게 자신이 당선되면 장례 사업을 해보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번 필리핀 선거는 대선과 함께 총선, 지방선거 등 3대 선거가 일제히 치러져 대통령과 부통령, 상·하원의원, 주지사 등을 선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