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현장에 붙어있는 추모 메세지. /사진=뉴시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현장에 붙어있는 추모 메세지. /사진=뉴시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서울메트로의 불합리한 계약관행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청년이 소속된 '은성PSD'는 원청인 서울메트로가 민간업체에 맡긴 하청을 다시 하청(재하청)받아 관리 업무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메트로는 스크린도어의 광고권과 유지·보수업무를 모두 민간업체 '유진메트로컴'에 맡겼다. 그런데 '유진메트로컴'은 유지·보수업무를 다시 하청을 줘 은성PSD가 5년전부터 지하철 1~4호선의 승강장 안전문 정비·관리업무를 맡게 된 것이다.


이같은 복잡한 재하청 구조는 불합리한 운영구조로 이어졌다. 은성PSD는 서울메트로 퇴직자들이 설립한 업체로 퇴직자들이 이 업체로 이동해 높은 대우를 받는 관행이 생겼다. 이 때문에 정작 업무에 필요한 인력은 고용해주지 않으면서 ‘낙하산 인사’로 온 서울메트로 임직원들의 복리만 챙겨주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8월 강남역 스크린도어 정비 직원의 사망사고가 일어나고 나서도 2인1조 근무원칙이 지켜질 수 없었던 것도 이같은 구조적 문제가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동일인물이 다른 장소에서 동시간대에 수리한 것으로 근무기록에 기재돼 2인1조 근무수칙을 조작했다는 의혹까지 나온 상태다.


이에 대해 서울메트로는 "2인1조 근무수칙을 유지하기 위해 어려운 재정 여건에서 가능한 인력증원을 해줬지만 근무상황 등에 따라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등과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대책을 수립해 드러난 문제점들을 보완하겠다"고 밝히며 원론적인 해명만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