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통합시대] KB, '유니버설 뱅킹'으로 도약한다
이남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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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이 숙원과제를 마무리했다. 현대증권 인수를 통해 비은행계열을 강화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한 것. KB금융은 현대증권과 통합을 마무리하면 총자산 380조원의 명실상부한 리딩뱅크로 우뚝서게 된다. 또 글로벌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길에 한발 다가설 수 있는 물꼬도 텄다.
KB금융이 바라는 미래는 ‘한국형 유니버설뱅킹’으로의 도약이다. 유니버설뱅킹은 KB국민은행과 KB증권의 자산관리플랫폼을 하나의 조직으로 묶어 KB금융의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KB형 WM(자산관리)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KB국민은행 창구에선 현대증권 상품을 판매하고 현대증권을 통해 KB자산운용 상품을 교차 판매하는 등 계열사 간 시너지 수익을 낸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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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 /사진제공=KB금융그룹 |
KB금융이 롤모델로 삼은 BoA(은행)-메릴린치(증권)그룹도 WM모델의 형태를 띤다. BoA는 2009년 메릴린치를 인수한 후 WM과 CIB(기업투자금융)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했다.
WM분야에선 증권의 투자 포트폴리오 역량을 활용해 그룹의 WM고객 투자 및 자산관리를 증권에서 총괄하고 ‘그룹의 하우스 뷰’(House View)를 정립했다. CIB분야에선 증권 인수를 통해 기존 은행의 강점영역이었던 DCM(채권발행시장) 영역을 강화했고 부족했던 글로벌 ECM(주식발행시장) 등을 확대했다.
KB금융은 WM모델 구축을 위해 현대자산운용을 계열사로 편입했다. KB자산운용과 현대자산운용은 장점을 살리기 위해 투트랙체제를 유지하면서 그룹 내 시너지를 도모할 전망이다. 올 1분기 KB자산운용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7.71%이며 직원 1인당 생산성에서 선두를 달렸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이번 현대증권의 자회사 편입을 계기로 국민의 자산증식과 기업의 성장을 지원해 우리 경제의 혈맥이 되고 금융산업 발전의 새로운 토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은행·증권, 펀드 동시판매 협업 본격화
KB금융은 총자산이 늘어나는 만큼 수익이 뒷받침될 수 있도록 계열사의 연계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자산이 많은 회사의 경우 수익이 늘지 않으면 총자산순이익률(ROA)이 낮아지기 때문에 현대증권 인수를 계기로 은행과 증권간 협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일 KB국민은행은 현대증권과 첫 공동영업인 연계계좌 ‘에이블 스타’(able star)를 선보였다. 에이블 스타는 KB금융으로 편입된 현대증권이 새롭게 출시하는 수수료 할인서비스다. KB국민은행에 방문한 고객이 현대증권 연계계좌를 개설할 경우 낮은 주식매매 수수료율(0.015%, HTS기준)이 적용된다.
에이블 스타는 KB국민은행과 현대증권의 영업점 매칭을 통한 공동영업·마케팅 등 협업활동의 일환으로 KB국민은행의 전국 지점망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윤 회장은 은행과 증권사의 협업을 강조하는 의미에서 에이블 스타의 첫 고객이 됐다.
또 KB국민은행은 우수펀드인 ‘롬바드 오디에 펀드 3종’을 KB투자증권, 현대증권에서 동시에 판매키로 했다. 롬바드 오디에 펀드 3종은 기존 은행에서 판매하던 상품인 ‘KB 롬바드 오디에 글로벌 전환사채펀드’, ‘KB 롬바드 오디에 유럽 셀렉션펀드’와 이번에 출시한 ‘KB 롬바드 오디에 골든에이지펀드’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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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직원과 소통 간담회하는 윤종규 KB금융 회장. /사진제공=KB금융그룹 |
윤 회장은 “차별화된 상품과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KB형 WM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펀드상품을 출시했다”며 “KB금융계열사 간 시너지를 활용한 금융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 국민의 자산증식에 기여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B증권 내부통합 강조, 윤 회장 팔 걷어
‘현대+KB투자증권’인 통합증권사 KB증권의 통합작업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현대증권은 IB부문 중 ECM,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에 강점이 있고 KB투자증권은 DCM 및 구조화금융 부문에 강점이 있어 상호보완적이다.
KB금융은 현대증권이 보유한 95개 점포를 기반으로 현재 17개인 은행-증권 복합점포를 늘릴 계획이다. 앞서 KB투자증권은 복합점포 등 은행과 증권의 협업모델을 통해 은행에 유입된 고객 자산규모가 3월 말 기준 4조4000억원으로 증가해 시너지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윤 회장은 KB증권의 화학적 결합을 위해 직접 현대증권 직원을 만나는 등 소통경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5일 윤 회장은 현대증권 사옥에서 ‘KB금융그룹 CEO와의 대화’를 통해 직원 40명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윤 회장은 직원들과 저녁을 먹으며 앞으로 경영방향을 얘기했고 직원의 개인사에도 관심을 보였다. 참석한 직원들과 파이팅을 외치거나 일일이 손을 맞잡고 작별인사를 나누는 등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윤 회장은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열린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고 행사에 참여한 현대증권 직원은 “KB금융의 가족이 됐음을 실감할 수 있었던 뜻 깊고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KB증권의 사명은 KB금융의 브랜드 정체성을 고려했으나 현대증권이 사용 중인 하위브랜드 ‘에이블’(able)을 유지하기로 했다. 현대증권의 기존 이미지를 이어가고 새로운 KB증권의 기업이미지통합(CI)과 브랜드이미지통합(BI) 작업에 착수해 비전, 시너지, 기업문화 등의 이미지 통일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KB금융 관계자는 “KB증권 연내 출범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며 “통합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어 이르면 11월쯤에도 통합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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