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류 바람이 거세다. 1990년대 후반 드라마, 영화, 음악 등 한국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태동한 한류 열풍이 이젠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면서 신한류 열풍으로 이어졌다. 특히 뷰티, 패션, 푸드 등을 중심으로 부는 새로운 한류 바람은 침체에 빠진 한국경제에도 활력소라는 평가다. 발빠른 기업은 이미 독자적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세계 곳곳에서 한류를 알리며 막대한 수익을 창출한다. ‘K 브랜드’를 이끄는 한류기업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아모레퍼시픽 대표 브랜드 설화수. /사진=뉴시스 DB
아모레퍼시픽 대표 브랜드 설화수. /사진=뉴시스 DB

◆아모레퍼시픽, ‘아시안 뷰티’ 글로벌 전파자

아모레퍼시픽그룹은 90년대 초부터 글로벌브랜드 전략을 추구하며 중국과 프랑스에 공장을 설립, 현지 생산시설을 마련했다. 이를 기반으로 2000년대에 들어 본격적인 글로벌 중흥기를 맞았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 미국, 프랑스를 3대 축으로 사업역량을 집중했으며 앞으로는 아직 진출하지 않은 새로운 권역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최근 글로벌사업 성과를 살펴보면 목표 전망이 밝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글로벌사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44.4% 증가한 1조2573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해외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아시아시장에 5대 글로벌챔피언 브랜드(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에뛰드)를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매출도 52%에 달하는 급성장을 거뒀다. 북미시장에서도 지역 및 유통채널을 확장해 전년 대비 매출이 39% 증가한 고성장을 달성했다.

올해도 글로벌사업 확산은 계속된다.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5.7% 증가한 40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아모레퍼시픽은 5대 글로벌 챔피언브랜드를 중심으로 글로벌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차세대 글로벌브랜드의 사업기반 조성을 통해 글로벌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시아시장 성장세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선진시장에서도 입지를 점차 강화할 계획”이라며 “이와 함께 빠르게 성장하는 인구 1000만명 이상의 메가시티를 중심으로 사업을 강화하고 신시장 개척 및 탐색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으로 간 이랜드 자연별곡. /사진제공=이랜드그룹
중국으로 간 이랜드 자연별곡. /사진제공=이랜드그룹

◆이랜드, ‘패션·유통·푸드’로 사업 다각화

1994년 중국시장에 진출한 이랜드그룹은 헌터, 이랜드, 스코필드 등 패션브랜드를 중심으로 세계 최대 소비시장 중국을 공략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지난해 해외매출액은 2조6500억원, 중국 내 매장수는 7700개(총 45개 브랜드)에 이른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 공급과잉에 따른 소비패턴 변화 등으로 패션사업의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이에 이랜드는 유통·푸드사업 진출을 통해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이랜드에 따르면 지난 1월 상하이 창낭지구에 오픈한 도심형 아울렛 팍슨뉴코아몰을 시작으로 올해 상하이와 베이징 등 중국 주요도시에 10개의 유통점을 낼 예정이다. 또한 2020년까지 중국을 포함한 중화권 전역에 쇼핑몰 100여개를 만들 계획이다.


이랜드 중국 진출의 선봉장이었던 패션부문에서도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은 SPA(제조·유통 일괄형)를 바탕으로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SPA의 격전지로 꼽히는 중국에선 이미 스파오 20개, 미쏘 12개, 후아유 76개, 슈펜 2개점 등의 SPA 매장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동남아시아시장 진출의 교두보 확보를 위해 말레이시아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쿠알라룸푸르에 스파오, 미쏘, 후아유 매장을 열었으며 지난달에는 슈펜 매장도 오픈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SPA는 신성장동력으로 강화하는 부문”이라며 “말레이시아에 진출하며 중국, 대만, 홍콩 등 중화권을 중심으로 진행하던 해외사업을 동남아 전역으로 확장할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나아가 이랜드 한식 뷔페 자연별곡(쯔란비에구)의 해외진출을 통한 ‘K 푸드’ 붐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 상하이에 처음 진출한 자연별곡은 하루 평균 1000여명의 고객이 찾는 명소로 자리를 잡으며 진출 100일 만에 매출 20억원을 돌파했다.


파리바게뜨 미국 뉴욕 맨해튼 52번가점. /사진제공=SPC그룹
파리바게뜨 미국 뉴욕 맨해튼 52번가점. /사진제공=SPC그룹

◆SPC, ‘파리바게뜨’ 글로벌브랜드로 도약

1945년 창립한 이후 제빵 분야에 70년 이상 매진한 SPC그룹은 1997년 파리바게뜨로 국내 베이커리업계 1위에 오른 후 공세적인 전략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파리바게뜨는 2004년 9월 중국 상하이에 점포를 열며 해외시장 진출 포문을 열었다. 이후 꾸준히 진출 국가와 점포를 늘려 현재는 중국,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프랑스 등에 총 215개 점포를 열고 한국 베이커리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리고 있다.

특히 중국에선 2012년 8월 100호점 개점을 돌파하며 브랜드인지도와 운영시스템이 현지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았음을 증명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파리바게뜨는 중국에서 명성점, AAA 브랜드, 10대 브랜드, 5성급 브랜드, 베이징올림픽 공급상, 네티즌 선정 인기 브랜드 등 전문가와 소비자가 손꼽는 브랜드로 매년 선정되며 중국 각 지역의 많은 개발상들이 가장 선호하는 입점 파트너로서 대우를 받는다”며 “중국 주요도시의 중심상권과 고급 주택가를 집중 공략해 고급 베이커리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는 2002년 현지 법인을 설립한 후 철저한 시장조사와 현지 트렌드 분석을 거쳐 2005년 10월 LA 한인타운에 1호점을 열었다. 현재는 캘리포니아와 뉴욕을 중심으로 46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2020년까 미국 전역에 매장을 350개로 늘릴 계획이다.

특히 2014년 7월에는 국내 최초로 빵의 본고장인 프랑스 파리에 진출하며 향후 유럽과 범프랑스 문화권 국가에 진출할 계기를 마련했다.

SPC 관계자는 “70여년간 쌓아온 제빵 전문성과 26년간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며 축적한 유럽식 제빵기술 및 베이커리 운영 노하우, 연간 500억원에 이르는 적극적인 R&D(연구개발) 투자 등이 어우러져 이뤄낸 결실”이라며 “고급화·다양화·현지화라는 글로벌 핵심전략을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글로벌 무대에 진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4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